'치외법권' 투박한 B급 형사 코믹 액션의 아쉬움

[리뷰]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8.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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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치외법권' 포스터


경찰청에서 최고의 '또라이'로 불리는 두 경찰의 범인 검거작전. '치외법권'(감독 신동엽·제작 휴메니테라 픽쳐스)의 스토리는 이처럼 단순하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 역시 단순했다.

'치외법권'을 보면 그동안 흥행했던 여러 형사물이 보인다. 성격이 전혀 다른 개성 강한 두 형사가 팀을 이뤄 범인 소탕에 나서는 건 '투캅스' 시리즈와 같고, 돈과 권력을 무기로 손쉽게 범죄를 저지르는 특권층의 모습을 꼬집은 건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행진 중인 '베테랑'과 같다. 하지만 '치외법권'은 '투캅스', '베테랑'과는 전혀 다른 작품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놓고 본다면 더욱 그렇다.


'치외법권'은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힙합 멜로디와 랩핑에 맞춰 오프닝이 시작된다. 유쾌하지만 강렬하게 사회 부조리를 꼬집겠다는 '치외법권'의 목적성은 처음부터 숨김없이 드러난다.

이후 여자만 봤다하면 일단 들이대는 형사 조유민(최다니엘 분)과 형사보다 더 싸움을 잘하고 폭력적인 프로파일러 이정진(임창정 분)에 대한 소개가 이어진다. 그야말로 "뭐 이런 형사가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또라이 기질이 다분한 두 형사는 알고 보면 스펙만큼은 빵빵하다. 이정진은 미국 FBI에서 프로파일링 과정을 이수했고, 조유민은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지나치게 여자를 밝히고, 지나치게 폭력적인 두 사람에게 주어진 미션은 인신매매, 장기밀매, 사기 등 범죄 종합선물세트인 사이비 종교 극락교 교주 강성기(장광 분)를 잡는 것. 이정진과 조유민을 팀으로 묶은 왕팀장(이경영 분)은 "함정 수사를 해도 좋고, 사기를 쳐도 좋으니 강성기만 잡아오라"고 명령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매력적인 캐릭터, 귀가 솔직해지는 설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데리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아왔던 이정진과 조유민에게 강성기라는 미션은 분명 흥미를 끄는 목표였다. 그렇지만 강성기를 쫓는 과정에서 이정진은 프로파일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생각없이 그야말로 단순 무식하게 일에 덤벼든다. 잘 알고 지내던 도박꾼을 찾아가 "강성기 어딨냐"고 윽박을 지르고, 조유민이 과거 '썸'을 탔던 극락교 신도와 만났을 때에도 고함부터 지르면서 일을 그르친다.

재미를 주기 위한 설정이라고 하기엔 과도했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인공 이정진이 자칫 비호감으로 그려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조유민의 캐릭터 역시 부실하다. 잘나가는 카사노바라는 설정 역시 웃기기 위한 장치일 뿐 강성기를 검거하기 위해 이용되는 부분은 썸녀를 만날 때 정도다. 충분히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캐릭터가 단편적으로 그쳐버리고 만 것.

무엇보다 강성기를 검거하는 작전이 지나치게 허술하고 단순하다. 강성기라는 사이비 종교 교주를 검거하는데 팀은 단 2명뿐이다. 똘똘 뭉쳐 전략을 짜고, 강성기의 뒷조사를 해도 모자른 데 이정진과 조유민은 무턱대고 강성기의 주둔지만 찾아간다. 미국에서 범죄 심리를 배우고 경찰대학 수석이라는 스펙이 아쉬울 정도다.

단순한 전개 속에 캐릭터들의 입은 바빠진다. 모든 메시지를 대사로 전달하기 때문. 있는 자들의 악랄함, 그들을 심판하려는 의식 있는 사람들의 의지는 영상이 아닌 오디오로 전달이 된다.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영화가 힘을 잃고 실소가 터져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치외법권'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소재가 등장하는 영화다. 하지만 이들을 잇는 촘촘한 전개가 아쉬움을 남긴다. 15세 관람가.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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