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막강 마운드' STL의 독주..깊어지는 PIT의 고민

장윤호 대표 / 입력 : 2015.08.14 07:21 / 조회 : 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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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와카. /AFPBBNews=뉴스1



3년 연속 와일드카드 피할 길이 없는 것일까

'해적군단'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태생적으로 줄을 잘못 선 핸디캡을 올해도 극복하기 힘들 것 같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경기까지 내셔널리그 전체에서 2위의 성적(65승46패)을 올리고 있고 리그 3위 팀인 LA 다저스(64승50패)엔 2.5게임차로 앞서있으나 정작 소속 디비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73승40패)에 무려 7게임차로 뒤진 2위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지난 11, 12일 벌어진 카디널스와의 3연전 첫 두 경기에서 연속으로 아쉬운 고배를 마신 피츠버그는 이로 인해 디비전 역전 우승 꿈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아무리 잘해도 격차 1게임을 좁히기가 힘든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3게임 맞대결에서 첫 두 게임을 내준 것은 정말 뼈가 저리게 아프다. 더구나 2차전은 메이저리그 다승공동선두인 에이스 게릿 콜이 나서고도 졌다. 아직 경기 수는 충분히 남아있지만 철통처럼 느껴지는 세인트루이스를 바라보면 이젠 별 수 없이 3년 연속 와일드카드에 만족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세인트루이스는 왜 이렇게 강할까. 지금 세인트루이스의 승률(0.646)을 162게임 시즌으로 환산하면 무려 시즌 105승을 거두는 엄청난 페이스다. 상대적으로 현재 승률 0.586인 피츠버그는 시즌 95승 페이스로 가고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맞붙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각각 정규시즌에 88승과 89승을 올린 것을 생각하면 피츠버그의 95승 페이스가 얼마나 뛰어난 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옆에 서면 무려 10게임차나 뒤져 초라해 보일 지경이다. 하필이면 그런 팀과 같은 지구에 속해있어 지구 우승을 하고도 남을 성적을 가지고 위험한 단판승부를 치러야 하는 와일드카드로 밀릴 처지가 된 것이 억울한 피츠버그다.

사실 세인트루이스의 라인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팀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1위를 독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12일 피츠버그와 2차전에 나선 라인업을 보면 타율이 0.290을 넘긴 선수가 루키 외야수 스티븐 피스코티, 딱 한 명밖에 없는데 그는 아직 빅리그 경험이 20경기에 불과한 풋내기다. 결국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라인업엔 3할 타자는커녕 2할9푼을 치는 선수도 한 명도 없다는 이야기다.

타율만이 아니다. 팀 내 타점 1위인 맷 카펜터(60타점)는 리그 전체로 하면 19위에 불과하다. 시즌 전체로 하면 90타점도 넘기기 힘든 페이스다. 더구나 그는 1번 타자다. 1번 타자가 타점에서 팀 내 1위라는 것은 뭔가 이상하다. 중심타선이 그만큼 별 볼일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도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세인트루이스는 올해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 주전 1루수 맷 애덤스, 3번타자 맷 할리데이 등이 장기간 부상으로 뛰지 못하고 있다. 애덤스와 할리데이 등이 빠진 타선 라인업을 보면 전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는 최고 팀이라는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피칭 스태프를 보면 생각이 달리진다. 에이스 웨인라이트가 빠졌지만 세인트루이스의 팀 방어율은 2.60으로 단연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다. 올해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마운드의 높이가 현재 수준으로 낮아진 지난 1969년 이후 3번째로 낮다. 1972년 볼티모어 오리올스(2.53)와 197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58)만이 올해 세인트루이스보다 낮은 팀 방어율을 기록했다. 선발진 방어율(2.78)과 불펜 방어율(2.24)이 모두 메이저리그 1위다.

이런 철벽 마운드는 지금까지 타선의 모자람을 완벽하게 보완해주고 있다. 카디널스는 올해 굉장히 많은 경기에서 1, 2점차의 피 말리는 승부를 하고 있는데 놀라운 피칭스태프 덕에 박빙의 승부에서 압도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은 철벽 불펜을 공격적으로 가동해 승수를 쌓아가며 피츠버그 등 경쟁 팀들에게 추격의 여지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세인트루이스 투수진을 살펴볼 때 가장 주목되는 특징은 상대팀의 주자가 나갔을 때 더욱 짠물피칭을 한다는 점이다. 다음 도표를 보면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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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도표를 보면 세인트루이스 투수들은 주자가 없을 때는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의 피안타율을 기록했지만 일단 주자만 나가면 완전히 특급 에이스급 투수들로 돌변함을 알 수 있다. 그냥 1위가 아니라 2위팀과 상당한 격차를 벌린 압도적 1위다. 특히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위험한 상황일수록 더 잘 던지고 있다.

위기에서 이렇게 잘 던진다면 실점이 적은 것이 당연하다. 카디널스는 올 시즌 총 324점을 내줘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2위인 뉴욕 메츠(397실점)보다 73점이나 적다. 이어 피츠버그(410실점),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이상 418실점), 캔자스시티(421실점), 휴스턴 애스트로스(424실점)가 3~7위를 달리고 있다. 모두 플레이오프를 향해 가는 팀들이다.

그렇다면 왜 주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차이가 이렇게 현격하게 나타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수비형 캐처로 손꼽히는 베테랑 야디에어 몰리나에게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승부의 고비에서 그의 빼어난 투수리드와 투구 선택이 피칭 스태프 전체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고 짐작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세인트루이스의 뛰어난 피칭이 피츠버그를 계속 와일드카드 쪽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와일드카드라도 플레이오프에 나가기만 하면 찬스는 있다. 바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는 NL 서부지구에서 다저스에 6게임차로 뒤져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나선 뒤 매디슨 범가너라는 걸출한 에이스의 신들린 역투를 타고 월드시리즈 정상까지 올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범가너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고의 투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피칭을 보였다.

그런데 그런 범가너의 첫 번째 제물이 바로 피츠버그였다. 와일드카드 단판승부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만난 피츠버그는 홈구장에서 범가너에게 속수무책으로 눌린 끝에 4안타로 영봉당하며 쓸쓸하게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그리고 바로 그 경기가 피츠버그에게 와일드카드의 위험성을 체험으로 가르쳤다. 와일드카드로 나갔다간 아무리 뛰어난 팀이라도 상대투수를 잘못 만나면 그대로 시즌이 끝난다는 사실이다.

지금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2위팀은 시카고 컵스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젊은 유망주들이 빠르게 크고 있는 컵스는 누구에게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더욱이 컵스에는 제이크 아리에타, 존 레스터, 제이슨 해멀, 카일 핸드릭스 등 만만치 않은 투수들이 여럿 있다. 특히 아리에타(13승6패, 방어율 2.38, 피안타율 0.206)는 언제라도 상대 타선을 셧다운 시킬 능력이 있는 투수다. 지난 4일 피츠버그를 상대로 7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 환상투로 승리를 챙긴 아리에타는 올해 피츠버그를 상대로 3게임에 나서 방어율 0.86을 기록 중이다.

외나무다리 승부에서 그를 만나는 것은 피츠버그로서 결코 원하는 바가 아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디비전 우승을 포기할 수 없지만 세인트루이스가 너무 잘해 도무지 추격의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시즌 95승을 향해 가고 있는 피츠버그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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