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암살' 신드롬, 무명 여성독립운동가 조명④

[★리포트]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5.08.15 06:20 / 조회 : 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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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암살' 스틸컷


천만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암살'의 메시지가 스크린을 넘어 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와 일제 지배층을 암살하려고 뭉친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의 흥행으로 광복 70주년을 맞아 그동안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와 일제의 잔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조명 받지 못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암살'의 주요 등장인물 중 김구(김홍파 분)와 김원봉(조승우 분)을 제외하곤 모두 허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이들의 모티브가 된 독립운동가들이 누군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목을 받고 있는 인물들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이다. 이는 '암살'을 이끄는 안옥윤(전지현 분)의 활약과 무관하지 않다. 적들과 마주하는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총격전을 펼치는 상황에서조차 아름다운 전지현의 모습은 유관순 외에 알려진 바가 없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대표적인 인물이 남자현 지사다. 남자현은 안옥윤의 실제 모델로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남자현 지사는 서로군정서 등에서 활약한 여성 독립운동가로 일본 주요 인물들의 암살을 기획했던 인물. 1933년 일본 장교 부토 노부요시를 암살하려다 체포됐고, 옥중에서 단식으로 항쟁하다 석방됐지만 하얼빈에서 객사했다.

영화의 배경인 1933년에 암살단원으로 활동했다는 점, 적극적으로 항일 활동을 펼쳤다는 점에서 안옥윤의 모습과 닮았다. 또한 이북의 유관순으로 불리는 동풍신, 1호 여성 비행사인 권기옥 대한독립군 대령 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부터 23일까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야외 전시실에서는 '독립을 향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행진'이라는 타이틀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EBS '다큐프라임'은 지난 10일부터 역사 속에 묻힌 여성 독립운동가를 추적, 발굴해 선보이고 있다.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관심이 환기되면서 후손들의 처우나 사회적인 위상 확립 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뤄지고 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가난하다"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고, 독립운동가들의 후손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게 사회적인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보훈처에 따르면 현재 국가로부터 공적을 인정받은 받은 독립운동가는 약 1만3000명. 이중 국가로부터 지원금을 받는 독립운동가와 후손은 총 6066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독립운동가 본인과 후손의 생활 수준에 대한 어떤 통계도 갖고 있지 않아 현실을 자성하는 움직임도 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점점 희미해졌던 광복의 의미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외쳐 얻은 '독립'이라는 영광을 영화 '암살'이 새롭게 환기시키고 있다. '암살'의 1000만과 함께 형성된 사회적인 분위기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잘못된 부분들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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