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짝' LG, 베테랑 의존도 줄여야 산다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5.08.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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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 이병규, 이진영, 정성훈. /사진=LG트윈스 제공



사실상 실패한 시즌이다. 5월 3일 9위로 떨어진 뒤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10년 암흑기를 청산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모습은 사라졌다.


외국인선수 실패, 유망주 발굴 실패, 줄부상, 믿었던 선수들의 예상치 못한 부진 등 꼽자면 셀 수도 없을 만큼 이유가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난 2년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베테랑들의 활약 여부다.

2013년과 2014년에는 박용택과 이병규(9), 이진영, 정성훈 등 LG를 대표하는 베테랑 4인방이 상승세를 주도하며 이끌었는데 올해에는 그 역할을 전혀 못했다. 이들의 성적이 팀 성적과도 직결된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LG는 4인방의 맹활약으로 2013년과 2014년 기적의 드라마를 써냈지만 그 이후는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1974년생 이병규는 이미 한국나이로 42세고 박용택이 1979년생, 정성훈과 이진영은 1980년생이다. 2년간 불태운 이들이 주춤하자 LG는 아예 중심을 잃었다. 언제까지 이들이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박용택은 최근 3년 동안 가장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홈런은 2011년 15개 이후 가장 많은 13개를 치고 있지만 타율은 2할8푼8리로 2008년 2할5푼7리 이후 처음으로 3할을 밑돌고 있다. 영양가도 줄었다. 득점권 타율이 2할6푼8리로 숱한 기회를 날렸다. 2013년 3할2푼2리, 2014년 3할9푼8리에 비하면 심각하게 낮아졌다.

2013년 최고령 타격왕에 등극하며 LG 암흑기 청산의 선봉에 섰던 '적토마' 이병규는 아예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올해 35경기에 나서 72타수 16안타 타율 2할2푼2리에 그쳤고 5월 19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6월 말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고 있는데 타율은 2할5푼을 밑돌고 있다.

2013년 106경기서 3할2푼9리, 2014년 119경기서 3할2푼5리를 쳤던 이진영 역시 고전 중이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임팩트 넘치는 홈런이 몇 개 있을 뿐 예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역시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넘게 1군에서 빠져있었고 3할을 밑도는 타율에 득점권타율은 2할3푼5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 중 정성훈만이 유일하게 꾸준함을 유지하는 가운데 3명의 빈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진다.

물론 LG도 손 놓고 형님들만 바라본 건 아니다. 다만 이들의 뒤를 이을, 혹은 이들을 밀어낼 만한 선수 육성에 모조리 실패했을 뿐이다. 2013년에는 문선재와 김용의가 급부상했으나 2014년 자취를 감췄다. 2014년에는 채은성이 혜성처럼 등장했고 시즌 말미에는 최승준까지 등장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결과는 무엇인가. 겨울 내내 문선재, 김용의, 채은성에게 외야 훈련을 시켜놓고 외야수 임훈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오히려 3루수 유망주 양석환이 잠재력을 터뜨렸는데 외국인타자와 포지션이 겹쳐 마음 놓고 쓰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올 시즌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거포 최승준과 좌완 유망주 임지섭은 아직도 2군에 있다.

이렇게 젊은 선수들을 키우지 못하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뜯어 고치지 못한다면 내년에도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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