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MLB산책] 강정호·추신수..'가을야구' 가능성은?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5.06.19 07:32 / 조회 : 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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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왼쪽)와 추신수./AFPBBNews=뉴스1


강정호와 추신수, 두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속해 있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텍사스 레인저스가 올해 상당히 흡사한 시즌의 진행 패턴을 보이며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양팀이 모두 초반 부진한 출발을 딛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이 두 팀이 끝까지 피 말리는 레이스에서 살아남아 두 코리안 빅리거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18일(한국시간) 경기까지 피츠버그는 시즌 38승27패(승률 0.585)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선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43승22패, 승률 0.662)에 5게임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텍사스 레인저스는 36승30패(승률 0.545)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선두 휴스턴 애스트로스(38승28패, 승률 0.582)에 2.5게임차로 2위다. 두 팀 모두 소속 디비전에선 2위고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선 1위다.

흥미로운 것은 양팀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성적의 흐름에서 유사한 점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피츠버그는 시즌 초반 타선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지난달 21일까지 18승22패(승률 0.450)의 부진으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으나 이후 23일부터 29일까지 7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고 이후 현재까지 20승5패(승률 0.800)의 맹렬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에 또 다시 7연승을 터뜨리는가 하면 투수진이 3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텍사스도 패턴이 비슷하다, 지난달 20일까지 16승23패(승률 .410)로 바닥을 헤매던 텍사스는 이후 21일부터 27일까지 7연승을 달리면서 역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고 이후 현재까지 20승7패(승률 0.741)의 뜨거운 상승세를 기록하며 단숨에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복귀했다. 이번 주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LA 다저스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고 특히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마저 꺾는 등 기세가 만만치 않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들 두 팀이 시즌 초반 하위권에서 벗어나 도약을 시작한 5월중에 강정호와 추신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강정호는 4월 중에 주로 벤치멤버로 기용되면서 7안타(2루타 2개)로 6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나 5월 들면서 본격적으로 레귤러 멤버 위치로 올라서며 5월 한 달간 홈런 3방과 2루타 5개를 포함, 25안타로 11타점을 쓸어담으며 피츠버그의 핵심타자로 발돋움했다. 아직까지도 시즌 초반의 부진을 떨치지 못한 지난해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를 완전히 추월한 강정호는 3루와 숏을 오가며 수비에서도 메이저리그 평균이상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최근에는 4번타자로 기용될 만큼 팀내 입지가 커졌다. 여기에 팀의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강정호는 팀의 복덩이로 피츠버그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추신수의 경우는 4월과 5월의 차이가 그야말로 드라마틱할 정도로 엄청나다. 4월은 추신수에게 너무도 잔인했다. 꾸준하게 출전하고도 4월 한 달간 단 5안타 5타점에 그쳐 파트타임 선수였던 강정호(7안타 6타점)보다도 못한 성적을 올렸다. 타율이 1할에도 못미치는 0.096으로 역대 최악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달력이 5월로 넘어가면서 갑자기 깨어났다. 5월 시작과 함께 14게임 연속안타를 이어가는 등 5월 한 달간 홈런 6방 포함, 36안타로 18타점을 쓸어담으며 3할에 육박하는 타율(0.298)을 기록하며 팀의 반등세를 주도했다. 6월 들어 그 기세가 한풀 꺾인 것 같은 보이지만 그래도 한 달 반 전만해도 1할선을 밑돌았던 타율이 이젠 0.240으로 많이 회복됐다.

그렇다면 피츠버그와 텍사스는 최근의 상승세를 끝까지 살려 포스트시즌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까. 양팀이 반등을 시작한 이후 흐름을 살펴보면 가능성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넘어야할 관문을 적지 않게 남아있다.

우선 피츠버그의 경우는 시즌 초반 극도로 부진했던 타선이 이젠 리그 중위권까지 올라선 가운데 투수진이 변함없이 맹위를 떨치고 있어 시즌 끝까지 플레이오프 레이스에 남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피츠버그 투수진은 현재 팀 방어율 2.7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위다. 3위인 LA 다저스(3.30)보다 무려 0.57이나 낮다. 피안타율 0.237은 내셔널리그 1위다. 선발투수의 퀼리티 스타트 수는 43회로 메이저리그 1위이며 불펜 방어율 2.53은 메이저리그 3위, 내셔널리그 2위다. 그야말로 철벽 마운드다.

문제는 피츠버그의 경쟁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피츠버그보다 승률이 높은 팀은 두 팀 밖에 없는데 그 중 하나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있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내내 꾸준하게 6할대 승률을 이어오며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승률 6할대 팀으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피츠버그는 마지막 25게임에서 20승을 올리는 맹위에도 불구, 아직도 세인트루이스에 5게임차나 뒤져 있다. 아무리 잘 해도 한게임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더구나 세인트루이스가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비롯, 맷 애덤스, 랜스 린, 맷 할러데이 등이 계속 부상자명단에 오르면서도 전혀 흔들리는 기색없이 계속 이기고 있는 것을 보면 놀라울 정도다.

더구나 같은 디비전에서 추격하고 있는 시카고 컵스(35승28패)의 기세도 쉽게 꺾일 분위기가 아니다. 피츠버그가 최근 한달여동안의 승률 8할의 맹렬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선두 카디널스와의 격차를 별로 좁히지 못했을 뿐 아니라 컵스와 리드도 아직 2게임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번 시즌의 레이스가 얼마나 빡빡할지를 말해준다. 더구나 컵스외에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35승32패), 초호화 선발진의 워싱턴 내셔널스(34승32패) 등도 각자의 디비전은 물론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피츠버그의 잠재적인 위협으로 남아 있다. 피츠버그로선 지금의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텍사스의 경우는 외부경쟁보다도 현재 잘해주고 있는 선수들이 계속 끝까지 활약을 이어가 줄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사실 텍사스의 문제는 너무 많은 주력선수들이 부상자명단에 올라있다는 것이다. 이미 에이스 다르빗슈와 데릭 홀랜드, 납탈리 페레스 등이 전열에서 이탈했고 스프링캠프 도중 시즌이 끝난 주릭슨 프로파 외에 최근엔 에이드리언 벨트레, 조시 해밀턴, 로스 올렌도프, 들라노 드쉴즈 등이 DL에 올랐다. 물론 루키 선발투수 치치 곤잘레스와 또 다른 루키 거포 조이 갤로 등 이들을 대체한 젊은 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고 초반 부진했던 추신수의 회복세와 팀내 타격에서 거의 전 부문 1위에 올라있는 프린스 필더의 활약이 겹치면서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시즌 내내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이어가리라고 기대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들이 흔들릴 경우 과연 뒤를 받쳐줄 선수층이 충분하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외부상황은 텍사스에 희망적이다. 깜짝 선두를 달리던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6월들어 7연패를 당하며 휘청했다가 최근 4연승으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텍사스는 이미 2.5게임차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휴스턴이 과연 끝까지 초반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의 다른 팀들이나 와일드카드 레이스에 있던 경쟁팀들도 각각 자체적으로 큰 문제점들을 안고 있어 앞으로 맹렬히 치고나갈 팀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경쟁구도를 생각한다면 텍사스로선 현재 분위기만 계속 살려가도 희망이 있다. 문제는 현재 팀의 상승세를 앞으로 3개월 이상 더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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