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TV] '복면검사' 복면 쓴 주상욱이 주는 '대리만족'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5.06.1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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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복면검사' 방송화면 캡처


KBS 2TV 수목극 '복면검사'는 유쾌하지 않은 드라마다. 아니, 보고 있으면 불편하다. 그나마 '복면'이 있어 다행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복면검사'에서는 권력을 쥔 이들의 후안무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 드라마의 '악의 축' 조상택(전광렬 분)의 악행과 뻔뻔함이 극에 달했다. 선과 악의 선명한 대비였다.


조상택은 검사들과 술자리에서 과거 자신이 형사 시절 무고한 이를 간첩으로 몰고, 지능이 떨어지는 여성을 강간한 범인을 돈을 받고 풀어준 사실을 '농담'이라며 뻔뻔하게 털어 놓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은 장본인의 술자리 '농담'은 듣기 거북할 정도였다.

이 자리에는 부친이 간첩으로 몰렸던 하대철 검사(주상욱 분, 이 드라마의 복면 검사다)가 있었고, 하대철은 귀가하던 조상택을 쫓아가 복면을 쓰고 공격하기에 이르렀다.

'복면' 하대철은 조상택과 격투 끝에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지만, 조상택 딸(신지수 분)의 "아빠를 살려달라"는 간청과, 이 때 나타난 첫사랑이자 현 강남경찰서 형사팀당인 유민희(김선아 분)의 만류에 돌을 내려놓았다. (안할 거라는 건 알았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하대철이 조상택을 죽이기를 바랐을 것이다.)


조상택 악행의 또 다른 피해자 유민희. 그는 심신미약인 자신의 어머니가 강간을 당하고, 그 범인이 조상택 때문에 풀려난 것을 알고 분노하지만 조상택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당시 피해자가 "미친X이었다"고 말해 유민희를 격앙케 했다.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하고 화나게 만드는 것은 이런 조상택의 '믿는 구석'이었다. 그 '믿는 구석'은 바로 검사 등 국가권력이었다. 조상택이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당당한 이유다.

우리 법(法)은 법 절차가 아닌 사적 복수를 금하고 있다. '복면검사'에서도 하대철의 정체를 아는 서리나 검사(황선희 분)가 하대철에게 계속해 강조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과연 조상택으로 대변되는 악인들을 법으로만 처단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만든다. 법이 그 '악인'들 편이라면 더욱 그렇다.

현실에서 불가능하고, 단지 드라마적 상상에 그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복면을 쓴 주상욱을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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