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거', 알고보면 여린 언니들의 발칙한 이야기 (종합)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4.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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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정호 인턴기자


산전수전 다 겪은 언니들의 발칙한 이야기, 뮤지컬 '쿠거'가 막을 올린다.

9일 오후 서울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뮤지컬 '쿠거'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에서는 '쿠거'의 주요장면 시연과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제목인 '쿠거'는 밤늦게까지 자신을 만족시켜줄 파트너를 찾아다니는 나이 든 여성을 칭하는 속어. 연하남을 선호하는 경제력을 갖춘 미혼 여성을 뜻한다. 뮤지컬 '쿠거'는 이러한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해 이들의 사랑과 우정, 행복에 대해 그린다.

결혼생활을 청산한 후 다시금 마음 뛰는 사랑을 찾는 릴리 역에는 박해미와 이선경이 더블캐스팅 됐다. 쿠거바를 운영하는 메리 마리 역에는 김희원이, 완벽한 커리어우먼 같지만 삶을 즐기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는 클래리티 역에는 최혁주와 김혜연이 캐스팅 됐다. 이주광과 조태일은 매력적인 연하남 벅과 멀티역을 소화한다.

이날 하이라이트 시연을 통해 공개된 '쿠거'는 성적 표현에 대한 묘사가 거침없다. 꽤 높은 수위의 대사와 가슴을 강조하는 동작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감추는 것이 없는 수위만큼이나 중년 여성들의 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와 사랑과 삶에 대한 고민도 가감 없이 담겼다. 대부분의 배우가 40대로 구성됐지만 이들이 내뿜는 에너지는 젊은 배우들 못지않았다. 시원한 보컬과 열정적인 연기는 짧은 시연이지만 배우들의 내공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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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정호 인턴기자


김선경은 "저는 아줌마가 나라의 기둥이라고 생각한다. 우울해하고 힘든 가정을 밝게 읶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꼭 연상연하가 주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자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해미는 "뮤지컬 '메노포즈'를 할 때는 중년이고 생각하지 않고 했었다. 갱년기를 다룬 이야기였는데 이제서야 갱년기가 왔다. '메노포즈'를 할 때는 갱년기를 몰랐다. '뭐야? 그렇게 땀을 흘리나?'하고 잘 이해하지 못하고 연기를 했다"며 "이제 갱년기가 오니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던가 하는 것들이 더 와 닿는다. 중년여성으로서 와 닿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쿠거'가 여성들에게 위로와 웃음이 될 수 있길 기원했다. 김선경은 "요즘 공연을 많이 봤는데 여성 관객들이 80% 이상이었다. 여성들도 자기의 삶을 원하는데 분출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것"이라며 "여자들에게는 장애요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공연을 보면 그런 우울증이 말끔히 해소될 것"이라며 "누구나 두근거림을 원하잖나. 나이가 들었다고 사랑을 품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성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품을 수 있는 사랑을 한다면 사는 맛도 나고 삶의 이유도 생기고 가치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작은 공연에서 너무 힘을 줘 이야기해서 죄송한데 우울해 하는 분들이 오셔서 미소를 담아 가시고 용기를 가지고 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쿠거'가 중년여성을 너머 모든 여성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오는 10일부터 7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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