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 더 세게 더 야하게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5.04.09 10:30 / 조회 :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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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Mnet


케이블TV, 더 세고 더 야해졌다.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금기시되던 파격적인 소재를 조금 더 적나라한 표현으로 담아내는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들이 최근 연이어 방송되고 있다. 2011년 한국에 상륙한 tvN 'SNL 코리아'를 비롯해 동거 라이프를 그리는 Mnet '더 러버', 동정남에게 생긴 초능력을 소재로 한 tvN '초인시대'까지 음담패설은 기본이요, 직접적인 묘사도 서슴지 않는다.

'SNL 코리아'는 '색드립'과 B급 코드의 장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즌6에서 등급이 15세 이상 시청가로 변경되며 전 편에 비해 조금은 수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방송은 욕설을 가리기 위한 '삐-'처리의 향연이다. 성인이라면 눈치로 알아들을 법한 교묘한 음담패설도 여전하다. 최근 열애를 공개한 안영미에게 "했냐, 안 했냐"를 묻고 이에 당황하며 "아직 안했습니다"라고 답하면 다시 "후배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했냐, 안 했냐"라고 받아치는 식이다.

동거 커플 네 쌍의 이야기를 다룬 '더 러버'는 첫 화부터 높은 수위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연인의 가슴에 손을 뻗고, 야광 콘돔을 이용해 어두운 방에서 물건을 찾는 등 성생활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웃음의 소재로 쓰인다. 유일한 남자 동거커플인 이재준과 타쿠야는 시종일관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고, 배경음악으로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OST가 깔린다. 다분히 의도를 둔 연출이다.

10일 첫 방송하는 '초인시대'는 설정부터가 허를 찌른다. '25살까지 동정을 유지하면 마법사가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현실이 되어 25살 생일에 동정남 세 명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는 것. 이들은 "해봤다"고 우기지만, 모텔 대실료가 얼마인지 묻는 질문에 터무니없는 값을 말해 '총각 인증'을 하고 만다.

주인공 유병재는 시간을 되돌려 자신에게 굴욕을 준 이들에게 시원한 욕설을 퍼붓고, 또 다른 초능력의 주인공인 김창환은 성적으로 흥분하는 순간 헐크처럼 변한다. 동물의 말을 알아듣게 된 이이경의 귀에는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개들의 찰진 욕설이 들려온다.

점점 더 파격적으로 변모해가는 케이블 방송, 심의에서의 문제는 없을까? '더 러버'의 김태은 PD는 "성인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선에 수위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심의 규정에 준수하는 선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더 러버' 제작진은 1화 방송 전 수차례 자체 심의를 거쳤다는 후문이다.

tvN '삼시세끼'와 '꽃보다 할배'처럼 착한 방송이 있지만 누군가는 자극적인 웃음을 원한다. 때로는 MSG가 가득 첨가된 음식이 당기기 마련이다. 한층 적나라해진 2015년 케이블 방송, 성인 시청자들의 입맛에 딱 맞는 지점을 찾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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