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임과 나눈 뒷이야기..동영상 공개 책임을 물으며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5.03.27 19:26 / 조회 : 27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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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임/사진=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많이 망설였다. 지난 4일 이태임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 대화를 그대로 옮길 수도 없고, 옮겨서도 안됐다. 최대한 가다듬어 기사화했다.

그 뒤로도 이태임과 관련한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졌다. '찌라시'를 사실처럼 묘사한 소설들이 난무했다. 단정하고, 단죄한 글들이 넘쳤다. 많이 망설였다. 그래도 이태임과 나눈 대화를 더 옮기진 않았다. 그녀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동정하고 연민할 일은 아니었다. 스스로에 대한 채점은 스스로가 하는 것이니. 그저 거짓과 소설이 끝없는 마녀사냥으로 이어지는 게 안타까웠다. 한편으론 죄스러웠다.

27일 기어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태임과 예원이 MBC '띠동갑 과외하기'에서 주고받은 대화가 담긴 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돼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맥락 없이 상황만을 담은 동영상은 또 다른 마녀사냥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많이 망설인 끝에 이태임과 나눈 대화와 당시 이태임이 처했던 많은 상황들의 맥락을 전한다.

이태임은 울고 있었다. 격앙돼 있었다. 곁에 있던 어머니가 몇 번이나 수화기를 뺏으려 했었다. 그 때마다 이태임은 울면서 "엄마는 왜 그래"라며 수화기를 되찾았다.

"저요, 정말 할 말이 많은데요"라며 힘겹게 입을 연 이태임은 "거짓말들과 말도 안 되는 내용들이 여기저기서 기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태임은 "욕은 정말 잘못했다. 하지만 참고 참은 게 폭발했다. '띠과외' 녹화를 했을 때 막 바다에서 나온 뒤였다. 너무 추워서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그 친구(예원)가 뭐라고 반말을 하더라"며 "너무 화가 나서 참고 참았던 게 폭발해서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임은 "평생 욕을 별로 해 본적이 없다. 그래도 욕은 잘못했다. 그렇지만 당시 내가 하지도 않은 말들이 진짜인 것처럼 기정사실화됐다. 너무 혼란스럽고 힘들다"고 토로했었다.

그 뒤로도 30여분 동안 이태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태임은 더러는 호소하고, 때로는 울먹이고, 한탄스러워했다. 그녀는 "세상이 자기 같은 사람 이야기는 믿으려 하지 않는다"며 "그냥 죽으라고 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

위로 아닌 위로를 했다.

사실 이태임은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촬영장에서 '따 아닌 따' 취급을 받고 있었다. 욕설 논란이 불거진 뒤 이곳저곳에서 이태임에게 불리한 이야기들이, 잔뜩 부풀려져 쏟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어느 촬영장에서든 못 되게 구는 사람들도 많았다. 적어도 이태임 입장에서는 그랬다. 사회성이 뛰어나지 못하니 오해와 편견이 더 쌓였다.

이태임은 몇몇 사람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눈으로 그렇게 사람을 무시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사람취급 하지 않고 모른 척한다며 흐느꼈다. 피해의식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태임에게 사람들의 차가운 눈은 그렇게 상처였다. 이태임이 예원의 눈에, 눈을 가리키며 흥분했던 건 그런 탓이다.

이태임은 '띠동갑 과외하기'에 누가 게스트로 오는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사람들의 차가운 눈이 무섭지만, 그래도 싫은 소리 제대로 안하고 열심히 했다고 했다. 자기 딴에는 열심히 했다고 했다.

잘잘못을 떠나 이태임이 토해내는 말을 들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는 사람이 주위에 그렇게 없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임은 욕설 파문이 불거지기 전 이미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왔다. 자신 뿐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엄청난 악플이 쏟아졌었다. 이태임은 "모두들 장난감 취급을 하고, 그냥 죽으라는 무언의 압박들이 느껴진다"며 "섹시스타는 그냥 막 짓밟아도 되는 줄 아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태임은 섹시스타로 주목받고, 영화 '황제를 위하여'에서 베드신을 찍고, 그 뒤로 쉼 없이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찍었다. 차가운 눈들 속에서 이태임은 점점 정신적으로 내몰렸다. 이태임은 SBS '내 마음은 반짝반짝'을 찍을 때 주위에 "내가 출연하면 시청률이 떨어 지나봐. 나 때문인가봐"라고 토로하곤 했었다. 그런 말들은 다시 그녀에게 "똑바로 해라" "잘해라" "정신차려라"라는 말로 되돌아가곤 했다.

상처가 쌓이고 쌓여 이태임은 병원 신세를 졌다. 바로 그런 때 '띠동갑 과외하기' 사건이 터졌다. 힘들다고 남에게 욕을 해서는 안 된다. 이태임도 "욕 한 건 정말 잘못했다"고 했다. 이태임은 예원에게 욕을 했다. 꼭 예원이라서 욕을 한 건 아닐 것이다. 이태임이 참고 참았다고 한 건 예원을 참고 참았다는 게 아니었다. 자신을 둘러싼, 자신에게 차가운 눈을 보낸, 많은 사람들을 참고 참았다고 한 것이었다.

동영상이 유출됐다. 많은 사람들이 돌려보고 잘잘못을 따지며 즐거워한다. MBC는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공영방송사로서 촬영분량이, 맥락 없는 내용이, 상처만 남길 영상을, 이처럼 퍼지게 만든 데 책임을 져야 한다. 동영상은 또 다른 마녀사냥을 만들었을 뿐이다.

이태임은 "아무도 내 말을 안 믿어준다"고 했다. 사람들이 눈으로 너무 기분 나쁘게 한다고 했다. 이태임이 바란 건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였던 것 같다. 차가운 바다에서 나왔을 때, 그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 낸 사람이 있었더라면, 그저 안타깝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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