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퍼스, '킹스맨' 전부터 섹시했다고요②

[★리포트]록기자의 사심집합소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5.03.16 08:54 / 조회 : 1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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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프리미어에 참석한 콜린 퍼스 / 사진=AFP/BBNews, 뉴스1


500만을 향해가는 청불 히트작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를 두고 흔히 콜린 퍼스의 재발견이라고 한다. 중후하고도 섹시한 스파이로 분한 그는 007과는 맛이 다른 중년 섹시 가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인정할 건 인정하자. 분명 그는 '킹스맨' 이전부터 섹시했다. 한 눈에 알아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영국 시청자들은 무려 20년 전에 알아봤다.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남자 주인공 다아시 역을 맡은 콜린 퍼스는 당대 여심을 울린 섹시가이였다. 흠뻑 젖은 흰 셔츠를 입은 콜린 퍼스가 휘척휘척 리지를 향해 걸어가는 호수 장면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오죽하면 2006년 개봉한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새 다아시로 분한 매튜 백파든은 "당신도 젖은 셔츠를 입었나", "호수에 뛰어들었나"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받아야 했다. 이미 '미스터 다아시'의 현신이 된 콜린 퍼스의 잔상이 얼마나 강력했는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미스터 다아시' 콜린 퍼스의 매력을 실감했던 다른 영화가 '브리짓 존스의 일기'(2001)였다. 루돌프가 그려진 초록색 니트를 입는 패션센스로 르네 젤위거에게 무시당하는 '아저씨' 이미지였지만, 그는 여전한 로맨스의 화신이었다. "당신을 정말 좋아합니다, 있는 그대로(I like you very much, just as you are)"라는 그의의 대사는 아마 모든 여인들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듣고 싶은 말일 것이다. '훈남'이란 말이 그 때도 있었다면 콜린 퍼스가 이견 없는 넘버원 훈남 자리를 차지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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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미국 LA에서 열린 제 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콜린 퍼스 / 사진=AFP/BBNews, 뉴스1


나라 밖에서도 인기가 드높았지만, 중후한 영국 신사에 대한 자국민의 지지는 상상 이상이었다. 심지어 피어스 브로스넌이 2002년 '007 어나더데이'를 끝으로 시리즈에서 하차하고 새 제임스 본드를 물색하던 시기, 영국에서는 콜린 퍼스가 차기 007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잉글리쉬 페이션트'(1997)에서, '세익스피어 인 러브'(1999)에서 번번이 딴 남자에게 아내를 빼앗겼던 꽉 막힌 남자를 향한 영국인들의 눈먼 팬심이라니. 그러나 이 당황스런 설문 결과에 혀를 찼던 이들은 십 수 년 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를 보며 영국인들의 선견지명에 탄복하게 된다.

액션이라고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 1,2에서 휴 그랜트와 벌인, 차마 액션이라 부를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막싸움이 전부였던 1960년생 콜린 퍼스는 '킹스맨'에서 최고의 비밀 요원 해리 하트 역을 맡았다. 나이가 무색한 군더더기 없는 액션은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리게 한다. 액션보다 매력적인 건 콜린 퍼스를 통해 드러나는 영국 신사의 품격 그 자체다. 이름마저 의미심장한 '킹스맨'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한편 소외받은 청년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응원하며, 어느 순간에도 품위를 잃지 않는 모습은 강력한 액션 만큼이나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물론 187cm의 늘씬하고도 반듯한 몸을 타고 흐르는 슈트핏부터가 보는 이를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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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프리미어에 참석한 콜린 퍼스와 아내 리비아 기우기올리/ 사진=AFP/BBNews, 뉴스1


이 배우에게 계속 더 마음이 쓰이는 건 그가 스크린 밖에서도 멋진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추방 위기에 처한 콩고 난민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인권 운동에 힘썼고,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직접 친환경 상점을 운영하기도 했다. 1997년 이탈리아 출신 프로듀서 리비아 기우기올리와 결혼 이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물론 '킹스맨' 런던 프리미어까지 빠짐없이 아내와 대동하는 애처가다.

신사의 유머감각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콜린 퍼스는 자신이 처음 '다아시' 역을 맡았다는 사실을 들은 동생이 "다아시? 그거 섹시한 역 아니야?"라고 반문했다거나, 2011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던 당시 아들이 "집에서도 영향력이 없는데"라고 의아해했다는 고백을 서슴지 않는다. 그는 이 와중에도 "섹시하려고 애쓰지 말라. 섬뜩하다"고 따끔히 충고할 수 있는 배우이기도 하다. 영국인들이, 영화팬들이 어찌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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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영화대중문화 유닛 김현록 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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