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하녀들' 확인하기 전까지 편견은 금물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15.02.13 16:10 / 조회 : 3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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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하녀들' 포스터


방송과 영화의 차이는 뭘까? 방송은 텔레비전을 소유한 사람이면 누구나 전원만 켜면 시청할 수 있는 대중적인 매체다. 따뜻한 거실에서 편하게 누워서 리모컨만 있으면 시청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반면 영화를 관람하는 데에는 조건이 있다. 마치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하나?'를 따지는 육하원칙처럼, 누구랑 언제, 어느 극장에서 무슨 영화를 볼 것인가를 정해야하는 조건. '보려는 의지가 있는' 관람객들의 선택을 받기 때문에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뛰어나가는 일, 웬만해선 없다.

자, 서론이 길었다. 이리도 앞서 주저리주저리 했던 건, 방송은 남녀노소에게 좀 더 대중적이다 보니 소재면에서 영화에 비해 제약이 많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짚어보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자극적인 장면에 영화보다 심의가 까다롭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방송도 세부적으로 나뉜다. 공중파냐, 케이블이야, 종편채널이냐에 따라 선호 시청층이 다 다르기 때문에 채널별로 시청층에 따라 드라마 소재도 차이가 난다. 아무래도 시청층이 더 보편적인 공중파보다 종편 드라마가 좀 더 자극적인 소재들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그래서일까? JTBC 금토드라마 '하녀들'의 기획의도를 보는 순간, 셀링 포인트를 자극적인 것에 맞춘 듯했다.

'그 어떤 사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은밀하고 발칙한 세계. 궁중 야사와 남성중심의 시대극에 밀려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규방 여인들의 은밀한 삶과 담장 안에서 이루어지는 쫄깃한 리얼 야사를 본격적으로 다룬다.'

은밀, 발칙, 궁중 야사... 뭐 이런 몇 몇 단어 때문이었을까? 이런 단어만으로 자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건 좀 과한 반응일까? 하여튼 '하녀들'의 부재로 '조선연애사극'이 붙어서 더욱 '자극적인 시너지 효과'가 난 듯했다. 가볍고 자극적인 로맨스 소설 정도의 느낌이라고 할까? 아마도 시청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자극'과 '선정'을 택한 것 같은데,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굳.이. 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런데 희한하다. 실제 시청한 느낌은 기획의도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와 매칭이 안 되니 말이다. 물론 초반 다소 선정적인 장면들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야사에나 나올 법한 조선시대 노비들의 로맨스를 다룬 게 아니라, 묵직한 역사를 배경으로 누명을 쓴 한 집안의 몰락과 '신분'이라는 한계에 맞서는 청춘들의 삶을 다룬 드라마였다.

거기엔 인간에 대한 깊이가 담겨 있었다. '하녀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이 분노했던 갑질 논란의 땅콩회항도 생각나게 하며, 법으론 없어졌지만 실제적으론 아직도 존재하는 신분제도도 떠오르고, 가깝게는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이기심과 배려 없는 인간 군상들까지...한 마디로 인간의 존엄성이란 단어를 떠오르게 하는 드라마였다.

기획의도의 편견(?)이 풀리며, 그 험난한 운명을 어찌 헤쳐 나갈지 매번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실제 내용을 기획의도에 살짝이라도 내비쳤다면 나처럼 외면하는 시청자들은 없지 않았을까 싶은데, 대체 왜 그런 자극적인 셀링 포인트를 선택했을까 의문이 든다. 오히려 그 때문에 외면하는 시청자들도 꽤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것이 궁금하다.

'하녀들'을 보면서 깨달은 건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 편견은 금물! 그래서 제 별점은요~ ★★★☆ (3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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