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황태자' 남태희, 돋보였던 그의 존재감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1.1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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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골을 기록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끈 남태희(가운데). /사진=뉴스1





'슈틸리케의 황태자' 남태희(24, 레크위야SC)가 자신을 선발로 기용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남태희는 13일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쿠웨이트와의 A조 조별예선 2차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36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뽑아내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1-0 승리를 거뒀던 오만전과 대거 달라진 라인업을 꺼내들었다. 이청용(27, 볼튼)과 김창수(30, 가시와 레이솔)가 오만전에서 각각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데다, 손흥민(23, 레버쿠젠)과 구자철(26, 마인츠), 골키퍼 김진현(28, 세레소 오사카)이 감기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또한 오만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조영철(26, 카타르SC)마저도 컨디션 저하로 인해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남태희는 이날 오만전에서 중거리슛을 통해 조영철의 득점에 기여한 구차절을 대신해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오만전에서 결장했지만, 지난 4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돌파로 이정협(24, 상무)의 A매치 첫 득점이자 쐐기골에 발판을 마련했던 남태희였기에 이날 쿠웨이트전에 그 누구보다도 많은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전반 초반까지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원톱으로 출전한 이근호(30, 엘 자이시SC)와의 호흡은 잘 맞지 않았고, 함께 이근호의 뒤를 받친 이명주(25, 알 아인), 김민우(25, 사간 도스)와의 패스도 유기적으로 전개하지 못했다. 답답한 플레이가 이어지면서 빈 공간에 들어가 있는 동료들에게 패스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는 등 시야마저 좁아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남태희는 남태희였다. 전반 36분. 남태희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차두리(35, FC서울)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쿠웨이트의 문전 앞에서 헤딩으로 연결시켜 한국에 선제골을 안겼다. 쿠웨이트의 수비진이 밀집된 상황이었지만, 남태희는 공이 떨어지는 지점을 정확히 포착해 골을 만들어냈다.

남태희의 선제골과 함께 한국은 주도권을 잡았고, 1-0의 리드 속에 전반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이어진 후반전. 남태희의 활약은 계속됐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중원부터 시작되는 쿠웨이트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수비부터 차근차근 공격으로 올라가는 빌드업은 끊임없이 상대의 미드필더진에 차단됐고, 쿠웨이트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에 맞는 등 동점골을 허용할 만한 위기가 계속해서 찾아왔다.

남태희는 계속된 위기 상황에서 한국 쪽 진영까지 내려와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데 힘을 보탰고, 후반 13분엔 차두리의 패스를 받은 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려내며 쿠웨이트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쿠웨이트의 맹공이 이어지며 실점위기는 계속됐지만, 남태희는 이근호와의 2대1패스를 통해 빈 공간을 침투하는 등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역습의 선봉으로 나섰다. 그리고 후반 20분엔 화려한 발재간을 통해 쿠웨이트의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파울을 얻어 직접 프리킥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서서히 한국 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게 만들었다.

이 프리킥 찬스 이후 한국은 김민우가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때려내는 등 후반 초반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남태희 역시 중원에서 연결되는 볼을 받아 잘 지켜내며 공격전개 작업을 펼치는 등 기회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결국 한국은 남태희의 선제골을 잘 지켜내며 1-0의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날 남태희는 결승골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몇 차례 무리한 돌파를 감행하거나 팀 동료들과의 유기적인 패싱 플레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다소 아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답답했던 한국 대표팀의 이날 경기에서도 단연 돋보인 한 명은 남태희라고 할 수 있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친 남태희가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인 호주전과 다가올 토너먼트 경기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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