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딛고 나타난 김구라..더 반가웠던 이유

김현록 기자,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4.12.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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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 / 사진=201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화면 캡처


지난 29일 밤 방송된 2014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 2부, 김구라의 참석은 의외였다.

김구라는 유재석 박명수 김수로 서경석과 함께 시청자 후보로 선정되는 대상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 그러나 1부에서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난 18일 공황장애 증세로 녹화를 중단하고 치료와 함께 휴식에 들어간 지 11일째. 이날 비록 '썰전' 녹화에 복귀했으나 "생방송 시상식은 다른 문제"라며 소속사 관계자도 쉽사리 참석 여부를 밝히지 못했다. 1부에선 김구라 얼굴이 그려진 모형이 그를 대신하던 차였다.


그러나 그는 수염이 자라난 까칠해진 모습으로 2부에 나타나 자리를 지켰다. 공황장애 소식이 알려진 후 첫 공식석상이었다. 그는 걱정했던 시청자를 향해 "혼자 유난떨어 죄송스럽다"며 "자업자득이다. 건강하지 못한 모습 보여드려 죄송하다. 가정이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사과했다. 이 와중에도 위트를 잊지 않았다. 그는 "칩거 후 나타난 정치인처럼 수염을 길러 봤는데 제 뜻 대로 되지 않았다"며 "세상 일이 내 뜻대로 안된다"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여 되려 웃음을 자아냈다. 역시 프로다웠다.

이번 공황장애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한 김구라를 보며 많은 이들이 예능인의 프로다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했다. 대표 중견 예능인인 이경규도 공황장애를 고백한 바 있다. 위트 넘치는 모습으로 프로그램에서 악역을 자처하며 웃음을 안기는 '멘탈 강한' 두 예능인의 마음 아픈 소식은 이들이 얼마나 프로답게 카메라 앞에 서 왔는지를 실감케 했다.

공황장애 증세가 나아졌다며 굳이 회복되지 않은 얼굴로 생방송 카메라 앞에 앉아 즉석 인터뷰에 응한 김구라의 모습이 또한 그랬다. 쉽지 않은 자리였겠지만 그는 기꺼이 나타나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웃음까지 안겼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여러 우여곡절 속에 그나마 작은 깨달음이 있다면 항상 겸손하고, 하지만 방송은 제 효용가치에 맞게 제 식대로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라는 마지막 특별상 수상소감이었다. 그건 공황장애 이후 혹여 날카롭고 시원한 그의 언변이 달라지지는 않을까 우려했던 시청자들을 향한 김구라 식의 답변이었다. 그는 역시 믿음직한 방송인이요, 프로페셔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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