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팽팽했던 이재명 성남구단주의 기자회견

성남(경기)=김우종 기자 / 입력 : 2014.12.02 14:52 / 조회 : 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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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이재명 구단주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회부와 관련해 2일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사진=김우종 기자



'왕조 시대, 노비 문서, 전면전 선언, 선전 포고'

기자회견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재명 구단주는 2일 오전 성남시청 율동관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징계 회부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로 스포츠 사상 초유의 구단주 징계 회부와 관련한 기자회견.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30여개의 의자가 모두 찼다. 일부 기자들은 자리가 없어 바닥에 털퍼덕 주저앉아 타이핑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구단주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부당한 징계 시도 행위에 대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사상 최초의 구단주 징계 시도를 성남 FC와 100만 성남 시민에 대한 선전 포고로 받아들인다. 연맹과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구단주는 기자 회견 내내 강경한 어조로 발언을 이어나갔다. 기자들과 이재명 구단주의 날선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 구단주는 한 기자의 다소 긴 질문에 "왜 이렇게 감정적이에요. (제 글을 다시) 읽어 보세요. 글이 써진 이후에는 이미 제 손을 떠난 겁니다. 그 뒤 글 쓴 사람의 의도를 해석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이어 이 구단주는 "'나라의 부정부패를 논하고, 질서가 없어 엉망이다'이라고 말하는 것이 잘못입니까. '과거 승부 조작으로 (체육계가) 피해를 본 게 있다'는 말이 틀린 말입니까"라고 다소 강경한 어조로 되물으면서 "어떤 기자는 아무 관계도 없어 보이는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안)의 이야기까지 곁들여 기사를 썼다"고 언론을 향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또 이 구단주는 "많은 분들이 참석해 감사한다"고 말하면서도 한 매체의 기자 실명을 언급한 뒤 그 기자의 추가 질문은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일부 기자들로부터 뜻 모를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이 구단주는 "일부 언론에서 열심히 쓰면서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해당 언론이) 축구연맹을 매우 크게 사랑하는지는 모르겠다. 저의 징계 회부에 있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제 추측일 뿐이다. 각자 알아서 판단하면 될 것"이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 구단주는 징계가 확정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재심 절차가 있으니 그 절차를 밟겠다. 만약 또 재심에서도 심판 비평 금지 조항과 관련해 똑같은 해석이 나올 경우, 그것을 고치기 위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 어떻게 경기장을 벗어나면서, 또 경기 직후가 아닌 수년이 지난 뒤 한 말에 대해서도 적용을 할 수 있는가. 끝까지 갈 것이다. 벌금이 나와도 내지 않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구단주는 "현 제도에서는 구단이 언론을 통해 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전부 위반이다. 불만이 있으면 조용히 연맹에 제소를 해야 한다. 오로지 연맹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이것은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이다. 부정적 발언이나 표현도 해서는 안 된다. 인상도 쓰면 안 된다. 이는 부정적 표현이기 때문이다"라면서 "심해도 너무 심하다. 무슨 왕조시대 노비문서인가. 법률가 입장에서 말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두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 하지만 장소와 시기 등과 상관없이 언제나 무제한의 범위로 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구단주는 '경기 전날 SNS에 적은 글로 판정에 압박을 받지 않았을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그게 더 황당하다. 언제 우리 팀에 유리하게 해 달라고 말했나. 과거에 억울하게 생각하는 것, 부당한 사례 등을 꺼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다"며 "'부정부패하면 나라 망하지 않느냐', '승부조작 때문에 체육계 혼나지 않았냐'. 공정하게 하자고 말한 것일 뿐이다. '훔치지 말고 착하게 살자'고 말하는 게 선동인가. '원칙대로 정상적으로 하자'고 말하는 게 왜 나쁜가. 또 거기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뭔가. 제대로 하면 아무 문제없다. 판정이 영향을 받으니 가만히 있어라? 우리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다. 70~100억 사업이다. 왜 가만히 있는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그것이 제 의무다"고 강하게 말했다.

끝으로 그는 "경기 전날 선수들이 책임감을 느꼈을까. 부담을 느꼈을까. 둘은 다르다고 본다. 경기를 하루 앞두고 선수들과 저녁을 같이 했다. 진짜 힘내자고 말했다. 선수들의 분위기도 좋았다"며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부담을 느껴 엉터리로 뛰었나? 올 시즌 리그 경기 중 가장 열심히 뛰었다. 경기를 보신 분은 아실 것이다. 이상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겠다"고 말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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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성남FC 구단주가 미리 준비한 게시물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한편 앞서 이재명 구단주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남은 올 시즌 FA컵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하지만 2부 리그로 떨어질 위기에 놓였다. 상상하기조차 싫은 끔찍한 미래다. 이 어처구니없는 일이 왜 현실이 됐을까. 바로 잘못된 경기 운영 때문이다"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성남이 고의적 오심으로 세 차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빽 없고 힘없는 성남 시민 구단이 당한 설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재명 구단주가 언급한 경기는 8월 17일 부산전(2-4 패), 9월 20일 제주전(1-1 무), 10월 26일 울산전(3-4 패)까지 총 3경기였다.

이재명 구단주의 발언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지난 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도 대응에 나섰다. 연맹은 이날 정기이사회를 열고 오심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이재명 성남 구단주에 대해 징계를 논의했다. 연맹은 경기 규칙 '제3장 36조 5항(심판 판정에 대해 공식 인터뷰나 대중에게 공개될 수 있는 경로를 통한 언급을 금지한다)'을 징계 회부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자 이 구단주는 "상벌위 회부를 납득할 수 없다. 상벌위 회부는 건전한 비평을 통해 오류를 시정할 기회를 봉쇄하고 프로축구 발전을 가로막는 반민주적인 폭거이자 범할 수 없는 '성역'을 설정한 시대착오적 조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날 성남시청에서 징계 회부 관련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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