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88억 공개, 거품 빼는 계기 되나

한동훈 기자 / 입력 : 2014.11.28 10:24 / 조회 : 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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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장원준 /사진=롯데 자이언츠



프로야구 FA의 '거품 논란'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그간 선수들의 몸값이 '과하다'는 의견은 줄곧 있었지만 이젠 구단들까지 대놓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신호탄은 롯데 자이언츠의 '88억 공개'였다.

우선협상기간 마지막 날이던 26일 밤, 롯데는 작심한 듯 보도자료를 뿌렸다. 장원준에게 88억, 김사율에게 13억, 박기혁에게 10억을 제시했지만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였다. '얼마나 롯데가 싫었으면 88억을 거절했을까'와 '장원준이 88억 만큼의 가치가 있느냐'였다. 거품 논란에 불이 붙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전략은 성공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 내 좌완 에이스를 놓쳤지만 비난받지 않았다. 도리어 '할 만큼 했다'는 평가였다.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면 팬들의 원성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뜩이나 이전 수뇌부가 저지른 CCTV 사건 탓에 여론도 좋지 않은데 내부 FA까지 놓치면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88억을 공개한 건 면피용으로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이 면피용 전략의 파급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거품 논란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롯데가 장원준을 놓쳤다는 사실 자체는 묻혀버리고 여론은 '88억'이라는 거액에 관심을 빼앗겼다. 장원준이 훌륭한 투수임에는 분명하지만 88억 만큼의 가치가 있냐는 것이었다.

일본 리그 통산 90승 66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한 나루세 요시히사(29)도 올해 3년 총액 6억 엔(약 57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장원준의 통산 기록은 85승 77패 평균자책점 4.18이다.

이는 선수들의 몸값을 올려놓은 장본인인 구단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50억 60억은 우습게 써왔으면서 90억 100억이 되자 머뭇거리고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10승 투수에 88억은 좀 아니다. 그 돈이면 차라리 외국인선수 데려오는데 보태는 게 낫다"고 말했다.

정작 당사자인 장원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금액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만약 액수가 정말 상관이 없다면 모두가 수긍할 만한 가격에 도장을 찍을 용기가 있을까. 정말 그런 동화 같은 계약이 성사된다면 프로야구 FA시장의 거품을 조금이나마 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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