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SUN 재계약 '기습 발표'.. 동업자에 대한 배려는?

[기자수첩]

김우종 기자 / 입력 : 2014.10.20 14:48 / 조회 : 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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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축제 포스트시즌이 19일 시작됐다. /사진=OSEN



19일 마산야구장.

시즌 막판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2년 연속 진출한 LG. 1군 진입 후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NC. NC와 LG, 두 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시작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축제. 야구팬들은 지난 1년 간 기다렸던 가을 야구의 첫 경기를 들뜬 마음으로 지켜봤다.

경기도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LG는 1회초 NC 선발 이재학을 두들기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LG는 이병규(7번)의 적시 2타점 2루타와 이진영의 적시타를 묶어 3-0을 만들었다. 다급해진 김경문 감독은 1회 2사 1,2루 상황에서 이재학을 조기에 내리는 결단을 내렸다. 과감한 투수 교체. NC로서는 승부수였다.

하지만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이재학 이후 교체 투입된 웨버가 최경철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C는 2회 1점, 5회 1점을 뽑으며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는 이제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큰 뉴스'가 속보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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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선동렬 감독과의 2년 재계약 소식을 19일 발표했다. /사진=뉴스1



'선동열 감독 재계약'. KIA 타이거즈가 선동렬 감독과 재계약을 했다는 소식이었다. KIA 구단은 이날 오후 3시 39분을 기해 보도 자료를 배포한 뒤 "KIA 타이거즈는 19일 선동렬 감독과 2년 간 총액 10억6천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8천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속해서 KIA 구단은 선동렬 감독의 재계약 소감까지 전했다. 선동렬 감독은 "무엇보다 지난 3년 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신 많은 팬들에게 죄송하다. 재신임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백업 육성과 수비 강화 등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방송사 KBS도 선동렬 감독의 2년 재계약 소식을 자막을 통해 긴급하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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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플레이오프 1차전 중계방송사인 KBS가 경기 중 선동렬 감독의 2년 재계약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사진=KBS 중계 방송화면 캡쳐



그런데 과연 KIA가 이런 사실을 발표한 시점은 최선이었던 것일까. 타 팀을 향한 배려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이날은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프로야구의 축제. 야구팬과 야구인들은 물론, 많은 스포츠팬들의 시선이 쏠린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경기'였다. 대다수 야구팬과 야구인들의 시선이 마산구장 한 곳을 향해 있었다.

그런데 한창 뜨겁게 두 팀의 일전이 펼쳐지고 있던 바로 그 시각. KIA는 자신의 사령탑 재계약 소식을 기습적으로 발표해 버렸다. 오비이락이지만, KIA의 발표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 쏠린 시선을 분산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수많은 야구팬들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보다 오히려 선동렬 감독의 재계약 소식에 더 큰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욱 KIA의 발표 시점이 아쉽다. 두 팀의 경기가 종료된 이후, 어느 정도 경기의 여운이 가신 뒤 발표 시점을 잡았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야구 팬들도 1년 만에 열린 가을 축제 첫 경기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뒤,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않았을까.

시즌 종료 후 프로야구 감독들의 거취 문제는 '태풍의 눈'과 같다. '인기구단' KIA의 감독. 그것이 유임이든, 신임이든.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동반하는 것은 당연하다. KIA 구단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

스포츠 세계에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禮儀)'가 있다. 다른 선수들과 구단, 더 나아가 팬들을 위해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야구 경기 안에서 규칙과 불문율, 예의 등이 있듯이, 야구 외적으로도 서로 간 지켜야 할 매너가 존재한다.

한국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걸린 7차전 연장 12회말 2사 만루 풀카운트 상황인데, 한화의 신임 사령탑 선임 소식이 갑자기 전해진다면 축제 분위기가 어떻게 될까. 시선은 당연히 분산될 것이며, 축제 참가자들의 맥도 상당히 풀리지 않겠는가. 팬들은 야구 판에서도 선수 간, 구단 간의 '매너'와 사려 깊은 '배려'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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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기 전 공군의장대가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어 NC와 LG팬의 응원전이 펼쳐졌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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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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