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중간결산] '다이빙벨' 논란 속 최고 수준 순항中①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10.06 06:30 / 조회 : 1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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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최부석 기자, 이기범 기자


지난 2일 개막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이용관 집행위원장 체제를 4년째 맞고 있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시작 전부터 유례없는 논란에 휘말렸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다이빙벨 투입을 둘러싸고 벌어진 논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놓고 19년 영화제 역사 속에 처음 겪는 상황에 처했다.

영화제 운영의 독립을 지켜줘야 했을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오히려 영화제에 '다이빙벨' 상영 취소 요청을 했는가 하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 대책위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찾아 상영 취소를 요청했다. 이에 영화인 연대가 부산시가 '다이빙벨' 취소 요청을 한 것은 영화제 운영의 독립을 훼손한 것이라며 반대성명을 배포하고, 영화제 초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인 봉준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부산시장이)잘 몰라서 실수한 듯"이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은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국내외 언론에서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부산영화제 측은 '다이빙벨' 공식상영을 하루 앞둔 5일 "19년 동안 외압에 의해 상영을 취소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예정대로 상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혀야 했다.


'다이빙벨'을 둘러싼 외압 논란은 뜨겁지만 영화제는 그와 별개로 순항하고 있다. 내실은 안정적이다. 영화제 4일차인 5일까지 티켓 판매는 약 17만 여장.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10% 가량 늘었다.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이 최고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영화제는 올해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를 시범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어린이 관객을 위해 마련된 씨네키즈 섹션은 단체예매가 이뤄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노출 드레스로 물의가 일곤 했던 개막식 레드카펫은 올해는 초청작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예년과 달라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영화제 초반 가장 관심이 뜨거운 영화는 단연 '다이빙벨'이다. 6일 첫 상영을 앞두고 일찌감치 예매가 마감됐다. 공개된 영화들 중에선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5일의 마중' '황금시대', 그리고 임권택 감독의 '화장'이 호응이 좋았다. 뉴커런츠에 초청된 '철원기행'은 스타탄생을 예감시키고 있으며, '꿈보다 해몽'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침묵의 시선'은 이번 부산영화제 초반 가장 시네필이 몰렸다. 인도네시아 군부 학살 문제를 조명한 '침묵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관객과의 대화 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인도에서 금기시된 동성애와 장애인의 성을 다룬 '내 생애 첫번째 마가리타'를 비롯해 이란 카말 타브리지 감독의 '아내의 무덤에서 무슨 일이', 일본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내일까지 5분전', 크메르 루즈가 정권을 잡았던 캄보디아에서 CIA 스파이로 누명을 써서 4년 동안 포로생활을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고백의 시간' 등이 영화제 초반을 달구고 있다.

정진우 감독의 회고전도 수많은 영화인들이 찾아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개막식 이튿날인 3일부터 5일까지 해운대의 낮과 밤은 연일 영화인들의 행사로 뜨거웠다. 최민식 박유천 김희애 등이 관객들의 열화 같은 호응 속에 오픈토크를 진행했으며, 걸스데이 등 인기가수들의 공연도 부산의 밤을 달궜다. CJ E&M과 롯데 엔터테인먼트, 쇼박스, NEW 등 메이저배급사들은 내년 라인업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김태용 감독과 결혼해 '탕새댁'으로 불리는 중국배우 탕웨이는 '황금시대'로 부산을 찾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논란으로 시작했지만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고 발굴하는 영화제 본령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중국회사가 대거 참여한 아시안필름마켓도 연일 해외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폐막식까지 제19회 부산영화제가 논란을 딛고 얼마나 순항할지, 언제나 그랬듯 부산영화제 결론은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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