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벨' 감독 "이렇게 논란 될줄 몰랐다" 세월호 특별법 촉구

부산=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10.0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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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비프힐 앞에서 정지영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과 세월호 부산대책위 회원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 전부터 뒤흔든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안해룡 감독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화인 모임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안해룡 감독은 3일 오후 3시30분 부산 해운대 비프힐 앞에서 열린 철저한 진상규명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촉구하는 영화인 1123인 선언 기자회견에서 외압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안해룡 감독은 "우리 영화가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 세월호의 진실이라는 실마리를 갖고 서로의 아픔을 상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계기로 안전한 나라가 되길 꿈꿨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세월호의 모든 것이 아닌 아주 작은 실마리에 불과하다. 그런 것들로부터 하나하나 짚어갈 때 세월호의 전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해룡 감독은 '내 마음은 지지 않는다' 등 재일교포 차별 문제와 위안부 할머니 등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다. 안 감독은 MBC 해직기자 출신으로 진도 팽목항에서 현장을 중계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와 세월호 사건 당시 다이빙벨 투입 논란 전말을 재구성해 사건을 둘러싼 여러 의문점을 짚어보는 '다이빙벨'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이빙벨'이 부산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상영을 반대하는 외압 논란이 일었다.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에 상영 반대 의사를 전달했으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족 대책위가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찾아 상영 반대 뜻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인 연대는 이런 움직임에 영화제의 독립을 훼손한다며 외압을 중단하라는 성명을 배포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영화제 경쟁부분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봉준호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부산시장이 잘 몰라서 실수한 듯"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부산영화제 측은 '다이빙벨'을 예정대로 상영한다는 입장이다.

'부러진 화살'을 연출하며 '천안함 프로젝트'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이빙벨' 상영 반대 움직임에 대해 날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정지영 감독은 "모든 영화에는 어느 정도 정치적인 면이 모두 들어 있다. 정치적인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게 아니라 모든 정치적인 영화가 상영돼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립을 지켜야 하는 영화제에서 '다이빙 벨'은 꼭 상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지영 감독, 안해룡 감독을 비롯해 '사랑이 이긴다' '부엉이의 눈'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 등 영화인들과 부산 지역 시민단체 20여명이 모였다.

기자회견에 모인 영화인들은 "끝까지 세월호 희생자 유족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훈 감독은 "우리 영화인들은 유가족과 함께 진상을 규명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1000여 명이지만 더 많은 분이 이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1123명이 동참한 이번 선언에는 박찬욱 감독, 김기덕 감독, 김병우 감독, 류승완 감독, 민규동 감독, 이창동 감독, 배우 곽도원, 김혜수, 김효진, 문성근, 박해일, 오지호, 정유미,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 청어람 최용배 대표, 명필름 심재명 대표, 영화사봄 오정완 대표 등 많은 영화인들이 동참했다.

이 선언은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부산영화제 기간 발행하는 데일리 1면과 19면에 집중 보도할 정도로 외신들의 관심도 컸다.

세월호 특별법 촉구에 나선 영화인들은 부산영화제 기간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리본달기 운동과 플래시몹, 1인 시위, 서명운동 등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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