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물 뒤집어쓰기'가 세계를 휩쓴 까닭②

[★리포트]아이스버킷챌린지, 어디까지 왔니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4.08.30 19:00 / 조회 : 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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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아래로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나선 조인성, 유재석, 박경림과 박수홍, 정은지, 최민식 / 사진=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왜 떴을까.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달라진 기부문화를 대변하는 하나의 아이콘이 됐다. 미국 ALS협회가 무려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모으는 데 단 한 달이 걸렸다. 세계가 놀랐다.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하고 다음 주자 3명을 지목하는 아이스버킷챌린지는 과거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했던 '행운의 편지'를 연상시킨다. 선거철 마다 SNS를 장식하는 투표 인증 열풍을 떠오르게도 한다. 그러나 아이스버킷챌린지 기부 목적이 분명한 이벤트고,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며 유행 중이다.

왜일까.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의 P2P 기금모음 전문업체인 플렌티컨설팅 측은 아이스버킷챌린지 대유행의 이유로 몇 가지를 꼽았다. 첫째 쉽고 재미있으며, 둘째 납득이 가고 설득력이 있고, 셋째 사회적인 증거가 공유된다는 점이다.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를 기부하라는 아이스버킷챌린지의 지침은 따르기 쉽고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차가운 물을 뒤집어쓰라는 벌칙 아닌 벌칙은 재미삼아 하는 이들이 있다고 비판이 일 만큼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불러 모았다. 100달러, 통상 10만 원의 기부금 액수가 정해져있어 스타들이나 유명인사들이 흔쾌히 받아들였고, 평범한 시민들에게도 쉽게 퍼졌다. 물론 꼭 그만큼을 다 내야 할 필요도 없다.

기부금이 불치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 혹은 그 연구를 위해 쓰인다는 점을 처음부터 명시한 점도 많은 공감을 얻었다. 기부 목적, 기부금 용처가 명확하고, 많은 이들이 쉽게 동의할 수 있어 반감이 적었던 탓이다. 자선단체나 여러 창구를 거치지 않고 협회, 재단에 곧장 전달된다는 점 역시 신뢰를 더했다. 한 연예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스타나 유명인사의 사회적 참여가 정치색 논란으로 불거지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아이스버킷챌린지의 경우 논란의 여지가 없어 스타들이 더 가벼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소셜미디어의 파급력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가 미국을 넘어 한국에 전파된 것도 국경이 따로 없는 기부 활동이 된 데도 소셜 미디어의 파급력이 큰 몫을 했다. 동시에 기부를 하고 그 증거를 SNS를 통해 남긴다는 발상 자체도 많은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부채질했다. 세계의 네티즌들이 이슈와 정서를 넘어 기부와 실천까지도 SNS를 통해 공유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가 처음부터 루게릭병 환자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었음에도 'ALS아이스버킷챌린지'가 되어 루게릭병 환자를 위한 일로 정착된 데부터 루게릭 환자들과 관련 단체들의 적극적인 SNS 홍보 활동이 큰 몫을 했다.

여기에 다음 참가자를 공개적으로 지목하는 '반강제' 참여 독려는 SNS의 힘과 함께 수많은 스타들을 아이스버킷챌린지에 함께하게 했다. 셀리브리티 입장에서는 기부금도, 취지도 참여하기에 부담이 없었다. 이렇게 이뤄진 초대형 스타들, 거물 정재계 인사들의 아이스버킷챌린지는 화제성과 주목도를 일거에 높였다. 여기에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다수 언론매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점점 더 그 영향력과 파급력이 더해갔다. 승일희망재단 박성자 이사는 "미국도 한국도 일부러 섭외한 들 그런 스타들이 나설 수가 있는 일이겠나"라며 "많은 분들이 거절하지 않고 참여해주신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자선단체들 사이에서도 거대 화두로 떠올랐다. 많은 이들이 광고까지 동원한 각종 홍보, 기부활동 독려보다 강력한 파워를 발휘한 'SNS를 통한 재미있는 기부'를 또 어디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골몰하고 있다. 플렌티컨설팅 측은 "지난 몇 주간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업계 모든 것을 가려버렸다"며 "모든 사람들이 그들만의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원한다"고 미국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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