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용 감독, 탕웨이 결혼 축하에 "죄송합니다"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4.07.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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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김태용 감독에게서 바다 건너 중국에서 문자가 왔다. 탕웨이와 결혼에 "부럽고 축하한다"고 연락했더니 "그렇게 됐네요. 축하해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답이 왔다.


"축하보다 부러움이 더 큽니다. 사실"이라고 재차 연락했더니 "죄송합니다"라는 답이 왔다. 죄송해야 마땅하다. 이 땅의 탕웨이 팬들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겼으니.

한국영화 감독 큰형 격인 이현승 감독은 "내가 탕웨이와 말을 섞은 한국 최초 감독인데 허탈하구만. 축하한다. 태용아"라고 했다. 점잖은 영화평론가 정성일마저 "탕웨이 결혼소식을 듣자 나도 모르게 보름 전에 스쳐 지나가듯이 우연히 만나 김태용 감독과 악수를 나눈 내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라고 했다.

김태용 감독과 절친한 변영주 감독은 "제수씨가 탕웨이가 될 줄은 몰랐다"며 "이제 남자 감독들의 꿈은 더 이상 봉준호가 아니라 김태용"이라며 키득 댔다. 누군가는 "영화감독 꿈을 포기하지 말아야 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내가 T-드래곤(태용)보다 잘 생겼는데"라며 절규 했다. 여신과 결혼했으니 '노팅힐'이런가, 현빈을 내버려두고 김태용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느니, 다 부질없다.


2012년 11월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 열애설이 처음으로 불거졌을 때도 대략 비슷한 반응들이었다. 그날 하루 종일 연락이 두절됐던 김태용 감독에게 늦은 저녁 전화가 왔더랬다. "강의 중이었는데 너무 많은 연락이 와서 미처 답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해"라고 했었다.

이제야 밝히지만 그는 조심스러워했다. 결혼에 아픔을 겪은 지 얼마 안됐기에 정신적인 여유도 별로 없었다. 두 사람의 인연을 되돌아볼 수는 있어도, 두 사람의 사랑을 되돌아보는 건 부질없다. 굳이 김태용 감독이 결혼 발표에 2013년 10월 탕웨이가 한국에 광고 촬영 왔을 때부터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밝힌 것도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탕웨이 마음을 사로잡은 김태용 감독의 마성을 설명하는 것도 부질없다. 탕웨이의 매력을 소개하는 게 차라리 빠르다. 2007년 '색,계'로 탕웨이가 한국을 찾았을 때 그녀와 처음으로 마주했다. '색,계'가 첫 영화였지만 탕웨이는 달랐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인터뷰 동안 앞에 있는 사람을 숭배자로 만들었다.

시간이 흘러 흘렀다. 탕웨이는 중국에서 '색,계'로 매국노 취급을 받아 영화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랬던 탕웨이에게 탈출구가 '만추'였으니 인연이란 소중하다.

2010년 '만추' 개봉을 앞두고 탕웨이와 다시 만났다. 짧은 기자간담회 도중 한 남자 기자가 "'만추'에서 어떤 대사가 가장 좋았나"라고 물었다. 돌연 탕웨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그 기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하면서 "하이. 나이스 투 미츄. 아임 애나"라고 했다. '만추' 속 명장면이다. 그 남자 기자는 그 질문을 한 덕에 탕웨이와 악수를 하는 호사를 누렸다. 다른 남자 기자들은 "내가 그 질문을 했어야 하는데"라며 땅을 쳤다. 다 부질 없다.

한국 관객, 한국 기자, 한국 영화인, 한국 팬은 탕웨이를 사랑했다. 외국 배우 최초로 백상예술대상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영화기자협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외국 배우 최초로 사회를 맡은 것도 탕웨이에 대한 남다른 사랑 때문이었다. 중국에서도 탕웨이가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걸 의아해 할 정도였다.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과 한국영화 작업을 또 하려 했었다. 웹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신과 함께'에 출연하려 했었다. 김태용 감독 뿐 아니다. 많은 한국영화 감독들이 탕웨이와 작업을 하고 싶어 했다. 그 만큼 탕웨이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 이쯤되면 김태용 감독이 마성의 남자라는 걸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될 만하다.

김태용 감독은 결혼에 대한 확신을 탕웨이와 서로 한 뒤 1일 오후 소속사 영화사 봄에 결혼 발표를 해달라는 부탁을 전했다. 그는 2일 오전 중국으로 탕웨이 가족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하기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지인들에게 결혼소식을 알렸다.

김태용 감독에게 "여신과 결혼하니 이제 신계로 올랐군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그는 그 문자엔 답을 하지 않았다.

김태용 감독은 죄송해야 마땅하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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