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체인지업]포수와 심판의 미묘한 관계.. 강민호-조인성은 어떨까?

장윤호 스타뉴스 대표 / 입력 : 2014.06.16 14:33 / 조회 : 9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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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와 한화 이글스 포수 조인성. /사진=OSEN




롯데 구단이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포수 강민호(29)와 지난 해 11월13일 4년간 총액 75억원(계약금 35억원, 연봉 10억원)에 계약했을 때 과연 어떤 점들을 고려했을까? 강민호는 투수를 포함해 전 포지션에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그만큼 포수로서의 최고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올 시즌도 최하위권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는 지난 6일 SK에서 베테랑 포수 조인성(39)을 트레이드 해왔다. 후배 포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해주고 젊은 투수들을 안정감 있게 리드해주기를 바라면서 유망주들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최고의 포수가 되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들이 많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들조차 간과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다. 심판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포수의 역할(Catcher As Umpire's Ally)이다.

과연 롯데 구단이 강민호와 계약할 때, 한화가 조인성을 영입할 때 포수의 심판과의 관계에 대해 연구를 해봤을지 궁금하다. 사실 이 부분은 감독들에게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감독과 심판 간의 관계가 미묘하게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16일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샌프란시스코전에서 샌프란시스코 브루스 보치 감독이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퇴장을 당했다. 1사 1루 기회, 볼카운트 원볼 투스트라이크에서 페레즈가 아웃코스 약간 높은 공에 스트라이크 콜을 받고 서서 삼진을 당하자 덕아웃에서 판정 불만을 쏟아내더니 참지 못하고 그라운드로 나와 구심에게 항의를 한 것이다. 콜로라도 투수는 우완 호킨스였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샌프란시스코는 홈에서 콜로라도에 3경기 연속 역전패(4-7, 4-5, 7-8)를 당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브루스 보치 감독의 심판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고 급기야 폭발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과 메이저리그 심판들의 관계가 어떤지 알기가 어려워 평가하기가 쉽지는 않다.

물론 심판들은 포수 혹은 감독, 구단과의 ‘관계(?)’에 의해 판정이 바뀌는 일은 절대 없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그렇지 않을 것으로 모두가 믿는다. 그러나 야구 선수 출신으로 학연 지연 등에 얽혀 있는 한국 야구계의 특성은 전문 심판학교에서 양성되는 메이저리그 시스템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좋은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특히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에 걸치는 투구(borderline pitch, 보더라인 피치)’에 대해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 내기 위해서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아래의 설명은 포수가 심판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내용들이다.

- 심판의 권위를 존중하라(respect the umpire's authority). 목소리를 높이거나 논쟁을 벌이지 말라. 그리고 혹시 심판이 볼 판정에 실수를 한 것으로 판단하더라도 그를 쳐다 보거나 하는 행동으로 무안하게 느끼도록 하지 말라. 볼을 투수에게 신속하게 던져 주지 않고, 마치 심판에게 질문이라도 하듯이 오래 쥐고 있는 것도 역시 심판을 당황하게 만드는 일이다.

- 명백하게 볼이 들어왔을 때는 포수가 미트의 움직임을 통해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만드는 ‘프레임(frame)’ 동작을 절대 하지 말라. 볼을 받아서 가능하면 빨리 투수에게 되던져 주기 바란다.(프레임은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살짝 볼이 빠졌을 때 포수가 그 공을 잡으면서 마치 스트라이크 존 테두리-에 걸친 것처럼 잡아내는 미트 동작을 말하는 것이다. 포수가 심판을 착각하게 하거나, 심하게 말하면 속이는 방법이다.)

- 포수는 심판에게 자신이 어떻게 하면 투수가 던지는 볼(pitch)을 심판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가를 물어보라. 예를 들면 심판에게 “혹시 내가 불쑥불쑥 일어나서 당신의 시야를 방해하는가? 낮은 볼(low pitch, 로우 피치)을 내가 미트를 위에서 아래로 덮으면서 잡아주는 것이 보기에 편한가, 아니면 볼을 밑에서 잡는 것이 좋은가? 내 가 볼을 스트라이크 존 밖에서 잡았는가?” 등을 물어보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 그라운드 바닥에 처박혀 들어오는 볼일 때 블로킹을 제대로 해서 심판을 보호하라. 만약 에 심판이 파울 팁(foul tip)에 맞을 경우 포수는 일부러라도 마운드에 올라가줌으로써 심판이 통증을 털어낼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명심할 것은 심판들도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긍정적인 대화를 좋아하기 마련이고 대치하며 부딪히는 것보다는 서로 격려하며 돕는 것을 희망하게 된다. 야구 게임을 치르면서 서로 의견이 달라 문제가 되는 것은 4개나 5개 정도의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는 볼인 ‘보더라인 피치(borderline pitch)’가 스트라이크 콜을 받느냐, 아니냐이다. 사람들은 실수를 한다. 심판들도 때로는 실수를 저지른다. 좋은 포수는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투구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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