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는 어떻게 역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나

밀도 있는 이야기, 배우들의 호연, 세련된 연출..대진운까지

김소연 기자 / 입력 : 2014.06.06 09:55 / 조회 : 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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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


'골든크로스'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연출 홍석구 이진서·제작 팬 엔터테인먼트) 16회는 10.1%의 전국일일시청률을 기록했다. 첫 방송부터 줄곧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10.7%로 두 프로그램 간 시청률 간극은 0.6% 포인트에 불과했다. MBC '개과천선'은 7.9%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최하위 성적을 기록했다.

첫 방송 시청률 5.7%.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골든크로스'는 어떻게 2배 가까이 시청률을 상승시키며 수목드라마 돌풍의 핵이 될 수 있었을까.

◆ 심장이 '쫀득', 반전 스토리

시청자들은 매회 반전을 거듭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를 꼽았다.


'골든크로스'는 대한민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비밀조직 골든크로스의 욕망으로 가족을 잃은 평범한 남자의 고군분투기를 담고 있다. 평범한 보통사람과 권력층의 싸움은 이미 많은 작품에서 다뤄진 내용이지만 '골든크로스'는 현실을 투영하는 사실적인 상황 묘사에 각 인물들이 주거니 받거니 예측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가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매회 영화 같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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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2TV '골든크로스' 영상 캡처


◆ 캐릭터와 혼연일체, 연기열전

배우들의 열연도 흥행 포인트로 꼽힌다.

김강우가 연기하는 강도윤은 선과 악, 이분법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이를 갈고, 몇몇 권력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냉혹한 현실에 분개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의인 캐릭터다. 강도윤은 서동하(정보석 분)가 자신의 여동생을 죽인 진범이라는 것을 알고 의도적으로 그의 딸 서이레(이시영 분)에게 접근하고, 일부러 서동하가 범인이란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 지난 16회 방송에서는 능글능글한 투자전문가 테리영으로 변신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처럼 완벽하게 양면을 오가는 캐릭터를 김강우는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악의 축으로 분리되는 정보석, 엄기준의 열연도 호평 받고 있다. 정보석이 맡은 서동하는 자신이 가장 잘났고, 자신이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사람을 2명이나 죽이고도 반성은커녕, 피해자인 강도윤에게 "너 때문에 나라 경제를 위해 일해야 하는 내가 사퇴했다"고 억울해 할 정도다. 이런 얄미운 인물은 정보석의 '미친' 연기력으로 더욱 입체적으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엄기준이 분한 마이클 장 역시 자신이 생각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모든 가치를 돈에 두고, 현직 국회의원마저 뜻에 거슬리면 살해해버릴 만큼 냉혹하다. 그럼에도 마이클 장에게 "멋있는 나쁜 놈이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엄기준의 공이 크다는 분석이다.

◆ 영화 같은 연출, 놓칠 수 없는 명장면

여기에 제작진의 세련된 연출까지 호응을 얻고 있다.

'골든크로스'는 거의 매회 추격신과 격투신이 등장한다. 초단위로 흘러가는 드라마 촬영 여건상 후반부로 갈수록 공들여 찍는 것이 쉽지 않지만, '골든크로스'는 매회 상당한 수준의 영상미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작품성에 대진운까지 겹치면서 입소문에 날개를 달았다.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MBC '개과천선'이 지난달 28일 브라질 월드컵 출정식 경기 '대한민국vs튀니지' 중계방송으로 결방되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지난 4일에도 6.4지방선거로 동시간대 방송되던 작품들이 줄줄이 결방되면서 나 홀로 방영돼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했다.

'골든크로스' 관계자는 작품의 흥행 배경으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내용과 배우들의 좋은 연기. 제작진들 간의 호흡을 시청자들도 재밌게 봐 주신 것 같다"며 작품성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김소연 기자 sue7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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