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시대' 송재림 "무술 대가? 저 몸치에요. 하하"(인터뷰)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의 모일화 역 송재림 인터뷰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4.04.1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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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재림 /사진=임성균 기자


웃는 얼굴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카리스마, 남자지만 우아함이 있는 배우가 있다. 바로 송재림(29)이다.

송재림은 지난 3일 종영한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이하 '감격시대')에서 단둥을 지배하는 조직의 우두머리 모일화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감격시대'에서 모일화는 소림무술의 달인이자 주인공 신정태(김현중 분)에게 무술을 전수한 스승이었다. 때로는 잔인한 면모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의협심도 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신정태 못지않게 모일화에 푹 빠졌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움찔하게 만드는 모일화 역의 송재림을 만났다. 약 4개월 동안 모일화로 살았던 송재림은 "모일화를 떠나보내게 되어 가슴이 먹먹하다"며 허공을 바라봤다.

"약 4개월 동안 모일화로 살았죠.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즐거움도 있었고,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아서 그런지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었어요. 마지막 촬영 후에 배우들끼리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는데, 함께 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워요."


송재림은 '감격시대'에 모일화로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밝혔다. 그간 쌓아온 이미지를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간 저에 대한 이미지는 과묵이었죠. 드라마 '해를 품은 달', '투윅스' 그리고 영화 '용의자'를 통해서 과묵한 이미지가 더 굳혀졌었죠. '감격시대'는 이런 이미지를 바꿀 수 있던 계기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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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재림 /사진=임성균 기자


'감격시대'는 방송 중 출연료 미지급(지연지급)으로 일부 촬영이 미뤄지며 논란이 됐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까지 기록했지만, 내부 문제로 시끌벅적 했다. 송재림에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감격시대'는 어떤 존재일까.

"안 좋은 일이 있어 굉장히 씁쓸했어요. 외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내부적인 문제가 있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감격시대'는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된 작품이었죠. 극중 맡은 모일화를 통해 연기에 대해 실험, 도전을 할 수 있었어요. "

송재림은 모일화를 연기하면서 스스로 움직여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고 했다. 대본에 충실하면서, 존재감이 있는 배우로 거듭났다.

"'투윅스', '해를 품은 달'에서 제가 맡은 캐릭터는 수동적이었어요. 그래서 변형하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모일화는 능동적이었고, 그 덕에 제가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구해서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많아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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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에서 모일화 역을 맡았던 송재림 /사진=레이앤모


'감격시대'에서 송재림 하면, 역시 소림 무술을 빼놓을 수 없다. 송재림이 극중 보여준 무술은 공격적이면서도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알고 보면 무섭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액션 연기는 보는 이들이 빠져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하하하. 사실 저 몸치에요. 대역 배우께서 힘 써주신 덕분에 시청자들께서 잘 봐주셨죠. 또 하나 편집이 잘 됐죠. 사실 액션 연기에 자신감은 없어요. 근데 감독님들은 제가 팔이 길어서 그런지 동작을 하면 우아하다고 하세요. 묘한 매력이 있다면 아마 그게 비결인 것 같아요."

"이제 액션 연기는 벗어나고 싶다"는 송재림은 다음 작품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감격시대'에서 신정태, 김성오, 윤현민 등 그와 호흡했던 배우들 대부분이 러브라인을 그렸으니, 그 마음 이해가 된다.

"다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여자친구도 없는데, 작품에서도 계속 혼자거나 남자 배우와 묘한 기류가 형성되니까 외로움만 커지네요."

송재림의 로맨틱 코미디. 그는 어떤 여배우와 로맨스를 그려내고 싶을까. 한참을 고민하더니 "착한 여배우"라고 말했다.

"착하다는 뜻이 성격이나 외모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저랑 호흡이 잘 맞고, 제가 상대방에게 잘 맞출 수 있는 배우라는 뜻이에요."

송재림은 '감격시대'를 통해 팬들도 늘어났다. 단, 여자보다는 남자가 늘어났다.

"어르신들이 '감격시대'를 많이 시청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남자 팬이 많으면 좋아요. 시청률에 힘이 되잖아요. 그런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려요. '감격시대' 모일화인데, 자꾸만 '야인시대' 모일화로 기억하시거든요."

'감격시대'에서 송재림이 맡은 모일화는 신정태에 버금가는 영웅이었다. 물론 단동의 영웅이다. 영웅, 송재림은 이 영웅에 대한 로망이 있을까.

"영웅은 남자들의 로망이죠. 저도 어릴 때 '우뢰매'를 봤고, 영웅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한 번 쯤은 드라마 또는 영화에서 영웅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영웅이라는 게 사실 질리지 않는 존재잖아요. 기회만 된다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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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재림 /사진=임성균 기자


송재림에게 '감격시대'를 촬영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묻자 "24회까지 할 줄 몰랐다"고 답했다. 4회 정도 분량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마지막 회까지 하게 됐다고.

"감독님과 미팅 후 시놉시스랑, 대본 일부가 전부였어요. 그래서 신정태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출연이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 때 '앞으로 모일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지?'라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어요. 사실, 이 캐릭터가 잔인한데 웃으면서 살기를 내뿜는 모일화를 만들려고 했죠. 그렇게 만들었고, 다행히도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죠."

송재림은 마지막 회 촬영 때 있던 에피소드를 말하면서 "김성오 형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이유는 김성오도 모르게 애드리브를 했고, 그 장면이 고스란히 방송됐기 때문이다.

"마지막 회에서 모일화와 정재화(김성오 분)가 아편을 옮겨 싣는 장면이 있었어요. 촬영하기 전에 두 사람 사이 이제 친해졌으니까, 그냥 넘기면 안 되겠다 싶었죠. 그래서 스타일리스트에게 제가 가지고 있던 옷을 뜯어서 복면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촬영 때 복면을 건넸죠. 그리고 아편을 옮겨 실을 때 두 번 촬영을 했는데, 한 번은 제가 뒷짐만 지고 있었어요. 모일화가 정재화를 부린다는 느낌으로요. 그 장면이 방송이 됐는데, 재미가 있었죠. 성오 형은 아직 모를 거예요."

송재림은 '감격시대'의 주인공 김현중을 본 소감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함께 작품을 했는데, 많이 친해지지 못했어요. 현중이도 낯을 가리고, 저도 낯을 가리더라고요. 마지막 촬영 때 전화번호를 교환했죠. 드라마 끝난 후에도 서로 연락하자고 했어요. 이제부터 친해져야죠. 그리고 현중이에 대해서는 '성격 좋은 배우'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제가 느낀 현중이도 그 말과 다르지 않아요. 눈망울이 커서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친구죠. 하하하"

송재림은 앞으로 배우로 살아야 하는 각오에 대해 "작품보다 연기"라고 말했다.

"지금은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작품의 감독님에게 선택을 받는 입장이에요. 누가 누구를 선택하느냐를 따지기보다 송재림이 어떤 캐릭터로, 전작과 어떻게 달라진 모습으로 연기를 할지 생각할게요."

이경호 기자 sk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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