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이승윤·이시영, ★들은 왜 링위에 올랐을까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4.02.10 10:32 / 조회 : 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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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시계방향) 윤형빈, 이승윤, 이시영 / 사진=홍봉진, 임성균, 이기범 기자


연예인들이 링 위에 오르고 있다.


윤형빈은 지난 9일 오후 8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로드FC 14 대회 라이트급 매치에 출전하며 격투기선수로 화려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윤형빈은 이날 오후 11시께 펼쳐진 메인이벤트에 나서 일본의 타카야 츠쿠다와 대결을 펼쳤다. 윤형빈은 1라운드 초반에는 타카야 츠쿠다의 맹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경기 중반으로 갈수록 투혼을 발휘했다.

결코 물러서지 않고 타카야 츠쿠다의 틈을 찾던 윤형빈은 결국 라이트 훅으로 타카야 츠쿠다의 안면을 강타, 1라운드 4분19초 만에 KO 승을 거뒀다.

이 자리에는 '개그맨 파이터 1호' 이승윤도 있었다. 이승윤은 지난 2010년 10월 로드FC 대회에서 선전했지만 박종우 선수에게 TKO 패배를 당했었다.


비록 승리를 쟁취하지 못했지만 이승윤의 도전은 하나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다. 그의 도전이 있었기에 이날 윤형빈의 승리도 있었다. 또 격투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기에 윤형빈의 성과가 더욱 빛을 내게 한다.

윤형빈과 이승윤이 남자 개그맨으로서 격투기 선수 변신도 놀라운데, 여배우 이시영의 복싱 도전은 가히 파격적이었다.

이시영은 2010년 복싱을 시작해 제47회 신인 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지난해 4월 열린 제24회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회장배 전국복싱대회 및 제11회 전국 여자복싱대회 결승전 48kg급 경기에서 승리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 플라이급(51Kg) 경기에 출전해 준준결승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들이 링 위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의지가 약한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싶어서', '평소 동경했던 무대였기 때문에', '울분을 씻고자' 등 각자 다른 이유로 글러브를 꼈다.

이시영은 지난해 7월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처음에만 화려하고 끝까지 이룬 게 없었다. 심지어 집에 꽂혀있는 수많은 다이어리도 끝까지 꾸민 게 없더라.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코치님께 시합에 나가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시영은 또 한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 여배우로서 삶과 복싱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도 복싱을 계속 하는 이유에 대해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실 경기를 치르면 긴장도 되고 무서운데 승패에 상관없이 '내가 이 시간을 버텼다'. '세상에 무서운 일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놓으며 "또 하나의 꿈이 된 것 같다"며 복싱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승윤은 대회 출전 전에 취재진 앞에서 "격투기는 그간 제가 관심이 많았고 또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였다"며 "앞으로 정식 선수로 활동한다는 개념은 아니지만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저의 도전이다"고 말했다.

이승윤은 "어렸을 적부터 링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링에 한 번 서보고 싶었다"며 "대회가 열린다기에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격투기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윤형빈은 격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임수정 사건'을 언급해 시선을 모았다. 이는 여자격투기 선수 임수정이 일본의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남자 개그맨 세 명과 경기를 벌이다 전치 8주의 부상을 당한 사건이었다.

임수정은 지난 2011년 7월 일본 TBS의 한 예능에 출연했는데 개그맨들은 헤드기어를 착용했으나 임수정은 쓰지 않고 경기에 임했다. 이후 세 명 중 한 명은 프로급 럭비선수 출신으로 밝혀졌다. 체급 또한 30kg이상 차이 났다.

윤형빈은 이를 본 뒤 트위터에 "비열한 경기였다. 같은 개그맨끼리 3대 3으로 제대로 붙어보자"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한 해당 방송국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종합격투기 선수로 나설 것을 선언했다.

서로 다른 이유로 링 위에 오른 이들. 그 결과 또한 서로 다르지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 아름다운 도전만은 보는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최보란 기자 r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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