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에로를 입은 영화계..봉만대가 갑?③

[★리포트]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3.12.0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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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크린에는 주민등록증 없이는 볼 수 없는 청소년관람불가영화가 홍수였다.

저예산 영화 중 다수의 작품이 마케팅 면에서 이점을 보기 위해 18금 코드를 차용한 것도 한 원인이었고, 집에서 홀로 즐길 수 있는 IPTV시장이 성장한 것도 청불영화들이 쏟아지는데 한 몫을 했다.


엠블랙의 이준이 파격 정사신을 선보인 '배우는 배우다' 등 상업영화는 물론이고 고 장자연 사건을 그린 '노리개', 강신성일과 배슬기, 유태웅이 호흡을 맞춘 '야관문', 에로 영화 현장의 에피소드를 담은 '아티스트 봉만대' 등 소재와 장르도 다양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는 가수가 아닌 배우 이준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한순간 스타가 됐다가도 단번에 추락하는 연예계의 비정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이돌 최초의 파격 베드신을 소화한 용기도 돋보였다. 이준의 완벽한 몸매가 드러난 '배우는 배우다'의 정사신은 남성 관객보다 오히려 여성 관객들이 환호했다.

영화 '노리개'의 민지현은 실로 충격적인 정사신을 소화했다. 한 배우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정황을 설명하기 위해 목줄을 이용하는 등 과도한 설정의 베드신을 연출해 일각에서는 비판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어찌 됐든 '노리개'는 소규모 개봉에도 16만 9054명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고, IPTV 전체 순위에서도 상업영화를 제치고 36위에 올랐다.


2013년은 여러모로 봉만대 감독에게 의미 있는 해가 아닐까. 자칭 타칭 에로 거장 봉만대 감독의 '아티스트 봉만대'는 메이킹 필름형식을 빌려 에로 영화 촬영 현장의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담아 호평을 받았다. 단순히 야한 것이 에로가 아니라 아름다워야 한다는 봉만대 감독의 에로관이 듬뿍 담긴 마사지신은 남자 배우의 손길과 배우 성은의 표정만으로도 상상력을 자극했다. 영화에서 직접 감독 봉만대 역을 맡아 배우에도 도전한 봉만대 감독은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며 예능 대세로 떠오르기도 했다.

올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들은 주로 저예산영화가 많았던 만큼 신인 여배우들을 발굴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유지태가 연출한 '마이 라띠마'의 박지수, 강렬한 치정극 '짓'의 서은아가 바로 그 얼굴. 첫 영화에서 정사신을 감내한 두 배우는 나란히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에서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이 됐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화제를 모은 영화도 있다. 바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 노출 사고의 주인공 여민정이 출연한 '가자, 장미여관으로'다.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악덕 매니저의 횡포로 성접대와 폭력에 시달리는 여배우의 모습을 그린 영화. 여민정은 극 중 여배우의 성접대 현장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는 남자의 어린 여자친구로 등장한다.

당초 그다지 주목받는 작품은 아니었던 '가자, 장미여관으로'는 여민정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레드카펫 가슴 노출 사고로 인해 큰 화제를 모았다. '가자, 장미여관으로' 제작보고회에는 상업영화 버금가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고, 여민정은 가는 곳 마다 뜨거운 플래시세례를 받았다.

지난 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체가 훤히 드러나는 노출 드레스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렸던 배소은 주연의 '닥터'도 지난 6월 정식으로 개봉했다. 늘씬한 몸매의 배소은과 서건우의 베드신은 영화 초반부터 강렬했다. '닥터'는 이와 함께 잔혹한 수술과 살인 장면이 버무려져 파격적인 서사를 만들어냈다.

배슬기가 출연한 '야관문'은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화제를 몰고 다녔다. 49살 차이의 강신성일과 배슬기가 격정멜로의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수위와 내용에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뚜껑을 연 '야관문'에서 우려(?)했던 강신성일과 배슬기의 정사신은 없었다. 영화의 전개상 강신성일이 배슬기에게 욕망을 품게 되지만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한 강신성일에게 입으로 물을 먹여주는 것 외에는 두 사람의 직접적인 스킨십은 없었다.

직접적인 묘사가 없음에도 '야관문'에 대한 관심을 뜨거웠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공개되자마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은 물론이고 배우들의 인터뷰에서 한 마디 언급이 나올 때마다 이슈가 됐다. 여배우인 배슬기가 감당해야하는 부담을 컸지만 어쨌든 영화를 알리는 데는 더할 나위 없는 효과가 있었다.

해가 갈수록 파격을 더해가는 극장가. 내년에는 파격을 더할지, 다른 돌파구를 찾을 지 지켜볼 일이다.

안이슬 기자 drunken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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