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베'PD "불편한 육아 현실과 웃음 조화 고민"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3.11.01 11:24 / 조회 :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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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오 마이 베이비' 속에 불편한 현실이 있다?


지난 1일 오후 첫 방송한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이하 '오마베')에서는 귀여운 스타 3세들과 아이들을 돌보는 조부모들의 모습이 가감 없이 그려지며 눈길을 모았다.

임현식의 외손자 김주환(5), 임하룡의 손녀 임소현(6), 아역배우 최로운(8), 다문화 가족인 데이빗(6) 이사벨(4)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저마다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벌써부터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날 아이들을 돌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저마다의 육아법으로 눈길을 사로잡았으며, 베테랑이라고는 하지만, 황혼에 접어든 체력으로 결코 쉽지 않은 육아의 고충을 고스란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오마베'는 현실의 문제를 프로그램 안으로 끌어 들였다는 점에서 다른 육아 예능과 차별화 된 매력을 보여줬다.


연출자 배성우 PD는 2일 스타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처음 촬영하면서 매 순간 재밌는 이야기와 불편한 현실을 어떤 비율로 가져가야 시청자들에게 잘 다가갈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최종 편집 분량을 보면서 과감하게 가야겠다. 우리 프로그램이 전달하려는 바를 위해서 데이빗네 가족의 이야기를 과감히 가지고 갔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장수부 김명자 부부가 손주인 데이빗과 이사벨을 돌보는 모습은 다른 가족들과는 사뭇 달랐다. 장수부 씨가 TV를 보고, 기체조를 하는 동안 김명자씨는 혼자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김명자 씨는 정신없는 두 아이들을 돌보고 학원에 데려다줬고, 남편의 심부름까지 해냈다. 김명자 씨는 "애들 키우고 나서 사람이 팍팍 늙어간다. 집안 모임도 못 간다. 왜 그렇게 늙었냐고 묻는다. 진짜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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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오 마이 베이비' 방송화면


배성우 PD는 "불편한 현실은 직시하기 힘들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변화가 온다"며 '오마베'가 단순히 웃음을 위한 예능을 추구하지 않음을 강조, "이런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처음엔 다소 보기 불편할 수 있다. 이를 유쾌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제작진의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 증가와 가부장적인 가정 현실이 상충하는 현대의 문제점을 예능에 녹여내는 것이 '오마베'만의 차별점. 또한 '오마베'가 정규 편성이 될 경우 프로그램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배 PD는 "정규 편성이 될 경우 시청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조금 시간을 가지고 봐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며 "불편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차곡차곡 진심을 전달하면 조금씩 편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오마베'가 현실에 바탕 해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마베'는 4%(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심야 시간대 첫 선을 보인 파일럿 프로그램으로서는 희망적인 수치라는 점과 시청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오마베'가 정규 편성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보란 기자 r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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