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닝 테이텀은 죽이고 이병헌은 살린 이유②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3.03.13 10:06 / 조회 : 8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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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2'의 이병헌


28일 개봉하는 '지.아이.조2'가 지난 8일 한국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다. 지난해 '맨 인 블랙3'이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인 사례가 있지만 이번엔 조금 달랐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지.아이.조2'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시사회를 연 건 오로지 이병헌 때문이었다. 한국 배우가 당당히 주역으로 등장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한국에서 처음 자기소개를 한 셈이다. 지난 11일에는 일본과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취재진이 한국으로 날아와 2번째로 영화를 봤다. 그 역시 두말할 것 없이 이병헌 때문이다.


내용을 보면 왜 할리우드가 이병헌을 그리 융숭히 대접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병헌은 1편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에 이어 2편에서도 하얀 옷과 복면이 트레이드 마크인 무술의 고수 스톰 쉐도우 역을 맡았다. 역할은 같지만 비중은 확 커졌다. 1편에서 '지.아이.조'의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에 불과했던 이병헌의 스톰 쉐도우는 2편에 이르러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중심적인 인물로 격상됐다.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 단적으로 그 위상이 확인된다. 이병헌의 이름은 브루스 윌리스, 드웨인 존슨 등에 이어 4번째로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영화가 끝난 직후 등장하는 짤막한 캐릭터 소개 장면에서는 가장 먼저 스톰 쉐도우 이병헌이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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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이.조2'의 채닝 테이텀


'지.아이.조2'가 새로운 주인공들을 받아들이면서 '지.아이.조' 1편의 주인공 듀크(채닝 테이텀)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다시피 한 점을 감안하면 이병헌의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1편에 이어 여전히 존재감을 발휘하는 캐릭터는 이병헌의 스톰 쉐도우와 그의 맞수 스네이크 아이즈 정도. 스네이크 아이즈가 내내 헬멧도 벗지 않은 채 대사 한마디 없이 무술로 일관하는 것과 달리 이병헌은 액션과 드라마를 소화하면서 매력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으로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아니다 싶으면 주인공이라도 속편에서 가차 없이 빼버리는 냉혹한 할리우드가 이병헌에 그토록 힘을 싣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2009년 개봉한 1편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은 북미에서 1억5000만 달러, 전세계적으로 약 3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해외, 특히 아시아에서의 성적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에서의 흥행 성적이 상당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270만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고, 이는 '지.아이.조' 1편이 북미 이외의 곳에서 거둔 최고 흥행 기록이었다. 할리우드는 이같은 아시아에서의 흥행이 상당 부분 이병헌 덕분이라고 본 듯하다.

실제로 이병헌은 한국은 물론 일본과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대표적 한류 스타 중 한 명이이다. 그 중에서도 박스오피스를 흔들 수 있는 흥행 파워를 지닌 거의 유일한 배우다. '뵨사마'이자 '광해' 1300만의 주역 아닌가.

'지.아이.조2'는 오는 28일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개봉한다. 일본 개봉은 5월이다. 미국과 한국의 관객 모두 달라진 이병헌의 입지를, 돋보이는 그의 존재감을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아이.조2'가 이번에도 이병헌 효과를 톡톡히 누릴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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