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출=제한상영가?' 영등위 등급 분류 논란

안이슬 기자 / 입력 : 2013.03.13 09:28 / 조회 : 37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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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출하면 제한 상영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 기준에 대한 논란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최근 영화 '홀리모터스'를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심의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성기노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을 경우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할 수 있지만 제한상영관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개봉이 불가능하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지만 정작 국내 관객들은 온전한 영화를 볼 수 없게 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에 대한 논란은 몇 년 전부터 끊임없이 계속됐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퀴어라이온 상을 수상한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성기 노출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지만 정지영 감독의 '남영동 1985'는 성기가 보이는 장면이 있지만 15세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신체적 노출 등이 있으나 선정성 요소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자가당착'의 경우에는 선혈 묘사나 폭력적 묘사가 직접적이라는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풍자의 정도를 넘어섰고, 모욕적이며 폭력적이라는 이유다. 그 대상이 마네킹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제한상영가까지 받아야 하나 싶은 의문이 이어졌다. 두 차폐에 걸친 등급 분류 결정에서도 모두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자 김선 감독은 서울행정법원에 제한상영가 취소 행정소송을 청구하기도 했다.


영화 '줄탁동시'와 '죽어도 좋아'도 재편집 과정을 거쳐야했다. 성기 노출과 선정성이 문제였다. 노부부의 오럴섹스와 성기 노출, 7분간의 롱테이크 정사신이 문제였다. '줄탁동시'가 성기노출을 이유로 제한상영가를 받자 문화연대 등 단체들은 제한상영사의 불합리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도 인육을 먹는 장면 등 잔혹성으로 인해 제한상영가를 받았다. 세 차례에 걸친 재편집과 심의를 거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지난 해 개봉한 '무서운 이야기'에도 인육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것과 비교하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결정이다.

존 카메론 미첼 감독의 '숏버스'도 여지없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성상담사 소피아가 '숏버스'라는 언더그라운드 살롱에서 만난 다양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숏버스'는 성기노출은 물론 배우들의 집단 정사신이 담겨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의 등급분류결정취소 판결로 청소년 관람불가로 결정됐다.

'너무 밝히는 소녀 알마'는 사춘기 청소년의 성장담을 다뤘음에도 제한상영가로 분류됐다. 남자 아이가 주인공에게 성기를 보여주는 장면이 문제였다. 아직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설익은 감정을 표현한 장면이었지만 문제는 '성기'였다. 해당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개봉하긴 했지만 오히려 영화에 집중하고 있던 관객들에게는 흐름을 방해하는 부분이었다. 성기노출이 직접적인 분류 기준이 아니라고 밝힌 영등위의 입장과는 상반되는 처사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에 대한 불만은 영화계에서도 계속 되어왔다. 최근에는 관객들까지 나서 관객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등급 분류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누구를 위한 등급분류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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