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추억 없다"는 성동일, 아들 준이가 깨우쳐준 부정

[김수진의 ★공감]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3.03.07 11:26 / 조회 : 2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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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살 때까지 아버지를 본 적이 없어요. 어머님 아버님이 헤어져서 저는 계속 혼자였어요. 저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어요. '아빠 아빠' 해본 적도 없고. 그러다보니까 어떻게 해서든지 내가 방법은 모르지만 내 자식들만큼은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겠다...이제는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는 됐지만 마음이나 방법론을 모르는 거죠. 내가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배우 성동일(45)의 고백이다. 성동일은 아들과 함께 MBC '일밤'의 '아빠 어디가' 코너에 출연중이다. 지난 1월6일 첫 방송 '춘천 품걸리' 편에서 성동일과 아들 성준(8)은 유일하게 손을 잡지 않고 걸어갔고, 둘이 있는 걸 더 어색해 하던 부자였다.

그럴 만도 했다. 성동일의 고백을 듣노라면. 무심한 아버지 그 자체였다. 여행준비를 하며 아들 준이에게 모자를 챙기라며 "머리에 그거(모자) 그거 챙겼어"라고 말하는 아버지였다. "난 굉장히 엄한 편이에요. 떼쓰는 걸 못보죠. 미안한 소리지만 내가 너무 무서워서 애가 경기를 할 정도일 때도 있었어요"라는 씁쓸한 고백도 털어 놓았다.

길을 걷던 준이가 고드름을 보고 걸음을 멈추자, 고드름을 따주면서 "방송이라서 따 주는 거야. 아빠 손 시려서 고드름 싫어하거든"이라며 머쓱해하고, 준이와 스킨십도 쑥스러워 할 정도였다. 준이 역시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첫 여행을 걱정했다. 하지만 준이는 어른스러웠다. 또래 아이들을 배려했고, 리더십도 발휘했다. "우리 아이가 소심해서.."라던 아버지 성동일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아들과 둘이 떠는 여행에서 성동일은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랑을 못 받고 컸는데 나에게 '아빠사랑해요'라고 말해주는 아들이 너무 고마웠다"는 첫 여행 이후로.


성동일의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윽박지르던 아버지의 모습에서 자상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준이를 대하는 태도는 한층 부드러워졌고, 없다시피 했던 부자간 대화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8살 아들에게 처음으로 아침식사도 차려줬고, 아들의 콧물도 닦아줬다.

아들 준이의 사랑은 사랑을 주는 방법을 몰랐던 성동일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는 '무지개'라는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라고 노래했다. 준이는 성동일이 아버지로부터 받지 못했던 사랑이라는 걸 알려준 아버지였다.

P.S 매주 어른스러운 준이를 보며 저 역시 어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성동일씨에게 윌리엄 워즈워스의 무지개라는 시를 보내드립니다.

내 마음은 뛰노라(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하늘의 무지개를 보노라면(A rainbow in the sky)

내 인생이 시작되었을 때도 그러했고(So was it when my life began)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노라(So is it now I am a man)

늙어서도 그러하길 바라노라(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아니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리라(Or let me die!)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내 하루하루가 자연에 상고함 속에 있기를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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