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신세계' 돌풍..韓영화 2월 82.9% 점유율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3.03.06 07:35 / 조회 : 4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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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돌풍이 거세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월 총 관객수는 2182만 4359명. 한국영화 관객은 1809만6430명, 82.9%의 점유율이다. 이는 2006년 10월 85.3%를 기록한 이래 7년 만의 최고 수치이다.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역대 순위를 갈아치우고 있는데다 '베를린'이 700만명을 넘고, '신세계'가 300만명을 향해 질주하고 있기에 가능한 수치다.

지난해 한국영화가 1억 관객 시대를 연 이래 한국영화 전성시대가 열렸다. 영화계에선 올해 한국영화 2억 관객 시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그 만큼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의 사랑이 엄청나다.

한국영화 돌풍은 4050세대가 근원지다. 그동안 한국영화 주요관객층인 2030세대에 더해 4050세대가 본격적으로 극장 나들이에 나서면서 한국영화 관객이 대폭 늘었다.

4050세대는 지난해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 두 천만영화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극장을 찾기 시작했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한국영화 관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4050세대는 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절 청년기를 보내 한국영화에 익숙한데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싸게 여가활동을 하기 위해 극장을 찾고 있다. 물론 한국영화들이 2006년부터 시작된 침체기를 견뎌내면서 웰메이드 영화가 많이 탄생하면서 이런 성과가 가능했다. 볼 만한 한국영화가 늘어나고 새로운 관객층이 생기면서 한국영화 점유율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영화계에선 이처럼 한국영화 점유율이 크게 늘고 있는데 마냥 기뻐하고 있지는 않다. 8개월 남짓한 시기에 천만영화가 세 편이 탄생했지만 스태프는 배고프고, 제작사가 문을 닫고, 영화 마케터는 떠나고, 영화전문지마저 사라져간다며 자조서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영화 독주가 대기업이 틀어쥔 스크린독과점 체제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베를린'과 '7번방의 선물', '신세계' 세 영화가 전체 개봉작 중 스크린수와 상영회차를 70% 가량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지슬' '굿바이 홈런' 등 다양성영화들은 관객과 만날 기회조차 쉽지 않다. 외화도 마찬가지. '문라이즈 킹덤' '아무르' '더 헌트' 등은 상영 기회도 많지 않다.

스크린독과점과 교차상영 문제는 영진위가 지난해 7월 최소 1주일 이상 상영을 보장하고, 교차상영을 금지하는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 협약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가 없는 상황이다. 영화계에선 멀티플렉스에서 최소 10%는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도록 강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중견 영화제작자는 "멀티플렉스를 보유한 대기업 입장에선 다양성영화 상영을 강제하면 당장은 피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멀리 내다보면 영화 환경을 보다 풍성하게 해주기에 대기업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관객층인 4050세대를 다양한 영화들을 접하게 해 관객 취향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극장을 찾는 4050세대는 웃다가 울리는 이른바 힐링영화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 '레미제라블'과 '박수건달', 그리고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이 수혜를 톡톡히 본 영화들이다. 관객들의 취향을 무시할 순 없지만 이런 취향만 쫓다가는 자칫 웃고 울리는 영화들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다양성 영화를 수입하는 한 영화 관계자는 "90년대 예술영화 붐이 일었을 때 관객들이 4050세대로 접어들었다. 4050 세대의 영화 취향을 단정하지 말고 다양하게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3대 국정방향으로 꼽았다. 문화융성이란 문화산업 종사자들이 같이 행복해야 이뤄질 수 있는 법, 새 정부가 한국영화 전성시대에 발맞춰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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