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승승장구', 박수칠 때 떠났다(종합)

<화면캡쳐=KBS 2TV 승승장구>

KBS 2TV '김승우의 승승장구'(이하 '승승장구')가 3년간의 방송을 마무리하고 유종의 미를 거뒀다.


15일 오후 방송된 '승승장구'는 전 축구선수 안정환·이혜원부부 편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작별을 고했다.

이날 방송에서 안정환·이혜원부부는 각자 꽃다발을 들고 등장했다. 두 사람은 MC들에게 준비한 꽃을 건넸다. 안정환은 "그동안 즐거움을 주셨다"며 이유를 말했다.

그는 2년간 출연 고사한 이유에 대해 "안 없어 질 줄 알았다. 마지막이라고 해서 부랴부랴 나왔다"고 말했다.

3인의 MC들은 마지막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를 두는 것보다 평소처럼 유쾌하게 진행했다. 안정환의 힘들었던 성장기와 안정환·이혜원부부의 첫 만남, 2002년 월드컵 이후 활동 등 인생을 조명했다.


이날 토크가 마무리 된 뒤 김승우, 탁재훈, 이수근은 스튜디오에 옹기종기 모여 그동안을 회상했다.

이수근은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심수봉 선생님이었다"고 말했고 탁재훈은 "이수근씨가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2회에 걸쳐 오열했다"고 말했다.

MC들은 자신에게 '승승장구'란 어떤 의미인지란 질문에 답했다. 먼저 탁재훈은 "또 다른 인생이다. 제 인생말고 다른 분들이 살아온 인생을 편하게 들을 수 있어서 느껴보고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수근은 "예전에는 천방지축처럼 행동했는데 어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우는 "작은 학교와 같다"고 말했다.

MC들은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 뒤 스튜디오에서 제작진, 방청객과 아쉬운 인사를 했다. 이어 '이자리에 있었던 시간 그동안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는 문구가 등장하며 마무리 지었다.

'승승장구'는 이날 방송을 끝으로 3년간 이어온 여정을 마무리 했다. 그동안 게스트

만해도 총 156명, 몰래온 손님은 288명이다. 총합 444명이라는 엄청난 인원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승승장구'의 마지막이 아름다운 것은 '박수칠 때 떠난다'는 말처럼 프로그램이 정상궤도에 있을 때 종영을 맞이하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크다.

흔히 한 프로그램이 사라질 때 제기하는 시청률 부진도, 콘셉트 약발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제작진과 MC들은 화요일 예능프로그램 궤도 안정권에 접어든 뒤 웃으면서 떠나기로 협의를 해왔었다. 한창 잘 나갈 때 선택한 이들의 결정은 아쉬움을 남기기도 하지만 쉽지 않은 것임을 잘 알기에 더욱 빛났다.

그동안 집단적으로 토크 배틀을 벌이는 것과 달리 한 게스트를 밀착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은 '승승장구'의 큰 매력이었다.

매주 한 시청자가 나와 "시청자와 함께하는"이라고 시작할 때처럼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토크쇼로 자리 잡았다. 연예, 스포츠, 문화 명사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억지 감동을 쥐어짜는 신변잡기, 눈물을 호소하는 것도 없었다. 묵묵히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을 얘기하고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 '몰래온 손님'은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누가 출연할 지 궁금증을 키우게 하는 것도 '승승장구'만의 장점이었다.

3MC의 조합도 한 몫 했다. 처음 '승승장구'는 카리스마 배우로 유명한 김승우가 예능나들이에 나서는 것, 1인 게스트 토크쇼가 재등장한다는 점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초창기에는 김승우, 2PM 장우영, 소녀시대 태연, 배우 최화정, 김신영이었다. 53회부터 김성수 하차, 이수근이 합류했다. 88회에서 정재용 하차, 탁재훈이 합류하면서부터 지금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일련의 변화를 겪으면서 '승승장구'는 그야말로 '승승장구'를 했다. 현재 3인의 MC는 김승우의 중후함, 이수근의 적재적소, 탁재훈의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는 재미를 더했고 화요일 예능 강자로 우뚝 서게 했다.

한편 '승승장구' 후속으로 강호동, 정재형, 탁재훈, 용감한형제, 최강창민이 출연하는 새 예능 '달빛프린스'가 22일부터 매주 오후 11시15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