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최고문제작 '26년', 재미+의미 최대강점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11.23 09:20 / 조회 : 7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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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최대 문제작 '26년'이 마침내 공개됐다.


22일 오후 서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26년'(감독 조근현, 제작 청어람)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26년'은 광주 민주화 운동 유가족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다는 소재와 영화를 둘러싼 외압설로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때문에 이날 시사회에는 취재진을 비롯해 각 메이저 배급사 관계자 및 한국영화 제작자들이 대거 몰려 블록버스터 못지않은 관심을 나타냈다. '26년'이 그만큼 문제작으로 관심이 컸다는 반증이다.

강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26년'은 1980년 광주민주항쟁으로 인한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이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하기 위해 작전을 꾸미는 과정을 담은 영화. 진구, 한혜진, 배수빈, 2AM의 임슬옹, 이경영이 복수를 꿈꾸는 인물들을 연기했고 장광이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분했다.

‘26’년은 지난 2008년 만들어질 예정이었으나 제작을 앞두고 투자가 무산되어 4년 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영화사 청어람은 투자에 대한 외압을 극복하고자 예비 관객에게 투자를 받는 제작두레 방식으로 제작비를 모금했다.


'26년'은 강풀의 원작을 잘 따라가는 한편 극적인 완성도를 더했다. 5.18 당시 처절하게 아버지를 떠나보낸 건달(진구)과 어머니를 잃은 국가대표 사격선수(한혜진), 누나를 잃은 경찰(임슬옹), 그리고 당시 계엄군으로 시민에게 총구를 겨눴던 보안업체 회장(이경영), 그의 아들(배수빈)은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 출연한 장광은 최고의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캐릭터는 물론 인물들의 사연과 연재 당시 의견이 분분했던 결말까지 원작을 대부분 재현해 냈다.

'26년'은 빛을 보지 못할 뻔 했던 영화였다. 2008년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아중 류승범 등이 출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작 직전 돌연 투자자가 투자를 취소해 배경을 놓고 각종 외압설이 나돌았다.

그 뒤 무산될 뻔 했던 '26년'은 제작사 청어람이 꾸준히 제작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올해 다시 제작을 하기로 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제작비 마련이 쉽지 않자 제작사는 대기업 자본 대신 정치인펀드처럼 개인 투자자를 모으는 방식으로 전면돌파에 나섰다.'26년'은 7월부터 촬영에 들어가 시사회 전날까지 최종편집을 할 정도로 촉박한 일정을 밀어 붙였다.

'26년'은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잡은 게 강점이다.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미흡한 장면도 더러 있다. 절정에 오르다가 힘이 빠지고 다시 오르다가 끝나버린 듯한 아쉬움도 있다. 그러나 거친 질감이 주는 생동감은 그런 단점을 넘어 영화에 재미를 더한다. 서툴어도 무소처럼 질주하는 힘이 느껴진다.

‘26년’은 5.18 당시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대신 그 이후 인물들의 삶에 집중했다. 과거 광주의 이야기는 애니메이션으로 대신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돌또기가 참여했다. 이 장면은 애니메이션이라 아쉽다는 관객과 애니메이션이어서 볼 수 있었다는 관객으로 나뉠 것 같다.

아쉽다와 다행이다는 '26년'을 바라보는 두 가지 감정이다.

의미를 강조하는 사람들에겐 아쉬울 수 있겠지만 영화적인 재미를 바랐던 사람들에겐 다행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에 활기를 더한다. 특히 조폭을 연기한 진구는 뭍에 올려놔도 펄떡펄떡 뛰는 가물치 마냥 강렬함을 준다. 착한 여자 이미지가 가득했던 한혜진은 '26년'으로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임슬옹도 아이돌이 아닌 배우로서 활동이 기대된다.

'26년'은 영화가 끝난 뒤 11분 동안 길고 긴 크레딧이 올라간다. 제작두레에 참여한 영화 지지자라면 엔딩 크레딧에서 자신의 이름을 찾는 재미 또한 남다를 듯하다.

'26년'이 과연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26년'은 배급전쟁이 한창인 극장가에서 중소배급사 인벤트디가 배급을 맡았다. '26년'이 화제만 모으고 사라질지, 많은 관객이 호응할 수 있을지, 29일 관객과 만난다.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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