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상팔자'로 보는 아날로그 vs 디지털세대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2.11.16 11:05 / 조회 : 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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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무자식 상팔자 캡쳐>


JTBC 개국 1주년 특별기획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가 믿고 보는 배우, 제작진의 호흡과 소재로 시청자들에게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는 안소영(엄지원 분)이 미혼모가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안씨 집안 식구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를 통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대가 함께 등장하다보니 각 세대별 사랑법도 등장해 공감을 이끌어냈다.

안호식(이순재 분), 최금실(서우림 분) 부부다. 극중에서 나이 80이 넘은 두 사람은 정정한 건강과 금슬이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안호식의 가부장적인 모습, 끊임없는 잔소리로 시끄럽다.

힘든 시절 재래시장에서 40년간 해장국집을 하며 살아왔기에 근검절약 정신이 투철하다. 그렇다 보니 아내와 가족들에게 늘 사사건건 지적이다. 안호식이 호탕하고 급한 성격이라면 최금실은 반대다. 시비분쟁이 싫어 대체로 유하게 넘어간다.

지난 4일 방송된 4회 방송에서 등장한 떡 문제를 예로 들 수 있다. 안호식은 집에 들어와 최금실에게 "어이 떡집 딸. 찰떡 좀 해봐"라고 말한다. 최금실은 내일 하겠다고 하지만 안호식은 "내일 아침에 눈 못 뜨면 못 먹는 거 아니냐"고 답한다.

결국 최금실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손수 찰떡을 했고 남편에게 건네지만 안호식은 눈길도 안준다.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울화통이 치밀 수 있지만 무심한 성격의 남편의 특색을 잘 설명했다.

이 부부 뿐 만 아니라 세 아들 내외도 20년이 넘는 결혼생활을 영위했지만 각자 문제를 안고 있다. 늘 신혼 같은 막내 안희규(윤다훈 분), 신새롬(견미리 분) 부부를 제외하고 두 아들들은 자식문제, 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그 중에서도 안희명(송승환 분), 지유정(임예진 분) 부부가 가장 트러블 메이커다. 안희명은 섬세하면서도 쓸 때는 써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지유정은 어린 시절 고생만 했다보니 근검절약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철저하다.

두 사람은 매 회 소소한 것으로 늘 다툰다. 평생을 이렇게 살았다면 문제가 됐겠지만 안희명이 50대가 넘고 회사에서 퇴직하게 되자 불꽃 점화가 됐다. 늘 밖에서, 집에서 각각 지내던 사람들이 매일을 같이 있어야 한다면 없는 문제도 생길 터.

또한 아들 안대기(정준 분) 결혼하게 되면서 중간자가 없어진 것도 있다. 현실에서도 남편이 퇴직 후 갈등을 격는 부부들이 많다. 성격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물질적인 것도 크다. 이 부부를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

안호식을 비롯해 안희재, 안희명 부부는 투박한 사랑을 하고 있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마주하고 부대끼며 살았기에 우리네 가족 모습과 비슷하다. 이들과 비슷한 또래의 시청자라면 폭풍 공감을 할 것이고, 어린 시청자라면 부모님의 모습과 투영할 수 있다.

반면 부모들이 아날로그적인 모습이라면 '무자식 상팔자'에서 자식들의 사랑은 어떨까. 대표적으로 안소영, 안대기 부부를 통해 볼 수 있다.

안소영은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판사직을 맡았다. 반듯한 집안에서 자라나 똑 소리 나는 행동으로 만점 딸, 손녀였다. 그렇지만 하인철(이상우 분)을 만나 미혼모가 됐다.

뜻하지 않은 임신, 아이 아빠의 결혼소식 등 여러 여건상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없는 상황임에도 엄마가 되기로 했다. 한국에서 미혼모를 향한 보이지 않는 편견 등에 대해 일침을 가하며 당당하게 맞섰다. 개방적이면서 일과 아이를 다 챙기고 싶은 30대의 모습을 대표했다.

안대기, 강효주(김민경 분) 부부도 마찬가지다. 최근 KBS 2TV 주말연속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극본 박지은 연출 김형석)을 통해 '시월드'가 화제를 모았다. '무자식 상팔자'도 시월드를 그리고 있다.

유별난 지유정과 며느리 강효주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포착됐다. 지유정은 남편, 아들에게 순종하며 전업주부로 산 세월을 기억하고 며느리에게 행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강효주는 2012년을 살아가는 30대다.

그는 자기 할 말 다 하는 타입으로 아니다 싶을 때는 과감하게 반문을 제기한다. 기혼여성들이 자주 즐겨 찾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하소연을 하는 부분들도 많다.

보통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어머니가 맞벌이 하는 며느리에게 남편 아침상을 차려 먹이라고 해요', '시어머니가 예고도 없이 자식 집에 벌컥 오려고 하세요. 자식집이 내 집 이신 것 같아요' 등 제목처럼 두 사람의 대립은 현실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이처럼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아날로그 세대의 모습과, 디지털 세대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저마다 타당성과 사연이 있음을 골고루 나타내고 있어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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