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상팔자', 찰진 대사열전 "10분마다 명대사"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11.12 16:44 / 조회 : 9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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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무자식 상팔자' 방송캡처, 홈페이지>


김수현 작가의 '쫀쫀한' 대사 열전이 벌써 '무자식 상팔자' 시청자들을 중독시켰다.


지난달 27일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연출 정을영)는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PD가 다시 콤비를 이뤄 방송 전부터 시선을 집중시킨 가운데, 사회적인 일침 또는 가족애가 담긴 속사포 대사가 6회 만에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무자식 상팔자' 속 대사에는 때론 날카로운 사회비판을 담고 있으며 뭉클한 가족애와 절묘한 표현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10분 만에 명대사가 튀어 나온다"라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안호식(이순재 분)네 3형제 중 장남인 안희재(유동근 분) 판사 딸 소영(엄지원 분)이 미혼모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1회. 첫 방송부터 만삭의 소영을 발견한 숙모 신새롬(견미리 분)의 호들갑과 그에 차갑게 응대하는 소영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배가 왜 그러냐. 이거 핵폭탄 투하다. 대체 너 어떻게 하려고 이러냐. 이 지경까지 결혼 안 하고 뭐했냐. 남자는 어딨냐. 혼전임신 흔하다"라고 쉴 새 없이 다그치며 쫓아오는 새롬에 소영은 "남자는 죽었다. 혼자 낳아 키우겠다. 회사에는 사표 냈다"라며 맞받아치는 모습이 인물들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3일 방송된 3회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편견에 일침을 가하는 소영의 불꽃 독설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소영은 엄마 이지애(김해숙 분)를 향해 "무책임한 남자 만났거나 불장난 결과거나 남자가 죽었거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미혼모야. 좋아서 즐거워서가 아니라 차마 뱃속 아이 죽이는 짓 할 수 없어서 미혼모란 말야. 모두 미혼모 아닌 여자들보다 몇 갑절 열심히 죽도록 일해 아이 키워내. 사회적으로 백안시당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야"라며 미혼모를 향한 편견을 꼬집었다.

여기에 "네 애미 가르치지 마. 내가 지금 그 딴 공부하러 와 앉아 있는 줄 알아?"라는 말이 시청자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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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JTBC '무자식 상팔자' 홈페이지>


말발에서 뒤지지 않는 부부싸움도 주거니 받거니 듣고 있자면 누가 잘못했다 시청자도 따지기가 힘들다. 은퇴한 둘째 안희명(송승환 분)과 짠돌이 아내 지유정(임예진 분)의 말싸움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해 공감을 자아냈다.

형제들을 만나 "아내가 내가 1000엔짜리 돈까스도 못 먹게 하더라. 내가 평생 뼈 빠지게 일해서 그깟 돈까스 하나 못 사 먹느냐. 서럽더라"라며 눈시울을 붉히는 둘째 희명의 하소연에, 유정은 형님을 앉혀 놓고 "4박5일 나는 없는 사람 취급하더라. 가이드한테 붙어 온갖 재롱 다 떨더라. 정말 잔인하고 야비한 악질이다. 아들만 아니었으면 호텔 발코니에서 뛰어내렸을 것"이라고 토로해 어느 가정에나 있어봄직한 부부 갈등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또 안호식의 잔소리에 질린 최금실(서우림 분)이 마당 텃밭을 삽으로 파며 "나 죽거든 너희 아버지 잔소리에 골병들어 죽었다고 한 줄 써 달라"라고 말하는 장면은 김수현 표 통쾌 대사의 묘미를 느끼게 했다.

2회에선 결혼한 손자 대기(정준 분) 부부를 앞에 두고 "난 60년 해로했어. 엄청 오래인 것 같지? 길지 않다. 인생 낭비하지 마라. 그저 유쾌하고 콧노래 부르며 살아. 화내고 짜증내기엔 너무 아까운 시간이야. 못 마땅한 점 있어도 봐주고 참아주고"라고 덕담을 하다가도 디저트로 과일과 케이크를 같이 냈다고 일장 잔소리를 늘어놓아 웃음을 선사했다.

여기에 딸한테 수화기를 들고 "할아버지 디저트랑 과일 같이 냈다고. 길게 지당하신 말씀하시고"라고 웃으며 말하는 지애의 대사는 오랜 세월 잔소리쟁이 시아버지를 모시고 산 며느리의 여유를 단적으로 드러냈다.

또 결혼 전 자신을 반대한 시어머니 유정 앞에서 뒤끝을 드러낸 대기의 처 강효주(김민경 분)와, 그런 며느리에 "우리집 남자들 입 싸니까. 요령껏 어디 해봐"라고 받아치는 유정의 모습이 찬바람 부는 고부사이의 자존심 싸움을 예고했다.

어른세대들의 연륜이 묻어나는 대사와 더불어 젊은 세대들의 당차고 톡톡 튀는 언변까지 재미를 선사, 드라마는 다양한 연령대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지난 5회에서 안준기(이도영 분)가 일하는 카페 아르바이트생 오수미(손나은 분)의 실수로 눈에 고춧가루 스프레이다 들어가는 상황이 그려졌다. 오수미는 급한 마음에 준기를 따라 남자 화장실로 들어갔고, 화장실에 온 한 남성이 막말을 하자 "아저씨 고추 안 본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오수미는 안준기와 함께 대화를 할 때도 "남자들은 다 똑같다. 나중에는 호텔을 가자고 한다"고 거침없이 말하며 요즘 세대들의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대변해 눈길을 모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김수현 작가식 대사에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역시 김수현 작가님 대사가 찰져요", "김수현 드라마는 그냥 대사 하나하나가 예술", "김수현작가의 대사는 서로 핑퐁처럼 주고받는 묘미", "오랜만에 드라마에서 듣는 시원한 대사들", "배우들도 연기를 잘해서 대사가 입에 짝짝 붙는다" 등의 댓글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대사 열전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무자식 상팔자'는 6회에서 시청률 3.52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종편 드라마 역사를 새로 쓸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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