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슈스케4' 김민준 "'노출 동영상' 반성합니다"(인터뷰)

문완식 기자 / 입력 : 2012.10.31 09:53 / 조회 : 178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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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사진=임성균 기자


"그렇다고...가수의 꿈을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치기 어린 젊은 날, 그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은 더 크다. 잘못은 분명 대가를 치러야하지만, 한 순간의 잘못으로 인생 전부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민준(30)도 그렇다.

김민준은 케이블채널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슈퍼스타K4'(이하 '슈스케4') 방송 초기 두 번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방 송된 육군 예선에서 잘 생긴 외모에 수준급 노래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노출 동영상'으로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당시 엠넷 측에서는 '동영상'의 진위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동영상 논란' 이후 슈퍼위크 무대에서 "고민도 하고 무섭기도 했다"라며 자신의 심경을 닮은 김범수의 '지나간다'를 열창했지만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했다. 지난 9 월 초 전역 후 이제는 '민간인'이 된 김민준을 만나 희망과 절망 그리고 다시 꾸는 가수의 꿈에 대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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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그리고 절망.."'노출 동영상' 인물 나 맞다"

지난 8월 24일. 군 전역 전 마지막 정기휴가를 나온 김민준은 오랜 친구인 가수 케이윌, 에이트 이현과 맥주를 마시며 '슈스케4' 방송을 기다렸다. 이미 자신의 합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날 방송 후 '김민준'이라는 이름은 주요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케이윌과 이현은 "이제 다시 네가 가수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며 축하해줬다. 10년간 갈망했던 '가수'라는 꿈이 눈앞에 다가온 듯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이날 방송 직후 각종 온라인 사이트 게시판에 '김민준 노출 동영상'이라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랐고, 그로 보이는 얼굴의 남성이 상체를 노출한 캡처 사진 등도 함께 게시됐다. 김민준은 그렇게 '노출 동영상'으로 또 다시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슈스케4' 방송 이후에는 불과 몇 시간이었지만 '노출 동영상'이 알려진 뒤에는 토요일 새벽부터 그 다음 주 월요일 오전까지 검색어 1위를 기록했다. '절망'이 그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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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사진=임성균 기자


김민준은 동영상의 진위 여부에 대해 "제가 맞다"라며 "제가 잘못한 게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 '동영상'이 공개되기 전까지 기억을 못하고 있었어요. 아마 20대 초반이었던 것 같은데 호기심에 저도 모르게 그만...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잘못한 일이고요."

'일'이 터지자 김민준에게 든 생각은 '내 인생은 이제 끝이구나'였다. 그리고 부모님과 친척들, 대학(건대 서양화과)재학시절 미술학원에서 가르쳤던 제자들이 얼굴도 떠올랐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건 미술을 포기할 정도로 음악이 좋았는데 그걸 못할까봐 힘들었다"라며 "10년 동안 꿈꿔왔던 일들이 이렇게 끝나는구나'란 생각에 절망했다"고 말했다.

"제가 굉장히 긍정적인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안 좋은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죽을까'."

김민준은 "그일 이후 슈퍼위크 무대에서 부담감이 컸다. 이미 그 때는 슈퍼위크를 통과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남은 무대에서 가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겠다는 것 뿐 이었다"라고 말했다.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이고 싶었기 때문에 슈퍼위크 무대에서 김범수의 '지나간다'를 불렀어요. '이 고통은 금방 끝난다'라는 내용의 가사가 있어요. 그 곡을 케이윌이 추천해줬습니다. '노출 동영상' 사건 후 마음을 추스르고 있었는데 그 노래를 듣자마자 눈물이 죽 흐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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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이 인터뷰에 앞서 대기하는 10분 동안 그린 그림. 미술을 전공한 그는 그림 실력이 남달랐다


◆절망 그러나 희망.."가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김민준은 1983년생으로 올해 서른 살이다. 늦은 나이에 가수의 꿈을 꾼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가 가수의 꿈을 꿈 건 10 년이 다 됐다. 스무 살 무렵부터 가수를 준비했다. 미대에 진학했지만 노래를 하고 싶어 중도에 그만뒀다. 친구인 케이윌과 에이트 이현은 그 때 만났다.

"21살 때부터 언더보컬로 공연에 쭉 참여했어요. 가수 데뷔를 위해 준비했지만 이런 저런 일들로 번번이 좌절됐죠. 그러다가 2010년 11월에 입대했습니다."

전역하면 서른 살.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김민준은 군대에서 자신의 다시 '가수'에 도전하게 될지 상상도 못했다. '슈스케'가 올해 첫 시작한 육군 오디션이 그에게 동아줄처럼 내려오기 전까지 말이다.

"지난 7월에 사단 체육관에서 '슈스케4' 오디션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때 병장이었는데 오디션 신청 마감 전날 동료가 신청서를 주면서 해보라고 추천했어요. '이거 하면 시간 잘 갈 거라'고 하면서요. "

이번 육군 오디션에서는 육군 전체에서 30여 팀이 뽑혔고 이중 14팀만 슈퍼위크에 진출했다. 현재 톱6에 올라있는 김정환 이 유일한 '생존자'다. 김정환은 김민준과 같은 군단 소속이다. 그의 선전을 기원하지만 '나도 저 자리에 설 수 있었을 텐데'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동영상 유포자를 경찰에 수사 의뢰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제가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저 하나 반성하면 되는 일"이라며 "동영상 유포를 한 사람도 제게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벌하기보다는 잘못을 한 제가 반성하고, 또 반성하면 될 일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준은 다시 가수의 꿈을 꾸고 있다. 비록 '슈스케4'를 통한 가수의 길은 좌절됐지만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가수라는 꿈을 이루려 한다. '슈스케4' 때도 사연이 공개됐었지만 이제는 하늘로 떠난 전 여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노래한 곡이다. 제목은 '유 메이크 미 스마일'(You make me smile). 11월 초 음원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등병 때 만들었던 노래에요. 지금은 하늘나라에 간 당시 여자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담았어요. 그 친구가 정말 헌신적이었거든요. 한 달에 두 번씩 꼭 제가 근무하던 포천까지 면회를 와줬어요. 옆에 있는 것만으로 저를 행복하게 해 줬던 친구예요. 나를 웃게 해줬고 또 나를 울게 해줬던 사람이죠."

그는 가수 활동 외 자신의 미적 재능을 살려 온라인쇼핑몰도 오픈한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쇼핑몰이 아니라 미술을 배웠던 자신이 디자인 한 옷 등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몰'이다. 가수 외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힘든 일을 겪었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저를 아는 모든 분들이 다 제 편이었다는 거예요. 누구하나 '왜 그랬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또 다시 꿈을 꾸고 있는 거죠. 인생이 힘들다고 슬퍼하지는 않으려고요. 어린 시절 실 수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게 다시 꿈을 꿀 기회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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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사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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