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영 "거북이 탈퇴, 지이언니 들어주세요"(인터뷰)

KBS 2TV '내생애 마지막 오디션' 참가자 임선영 인터뷰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2.10.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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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늘 마음속에 상처로 남았었습니다."

혼성그룹 거북이의 1집 활동 당시 보컬 임선영(30)은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하 '내마오')에서 지난 2001년 거북이 활동시절 탈퇴한 이유에 대해 말하며 "폭행을 당했었다"고 밝혔었다. 그가 방송에서 그룹을 나와야 했던 사연을 밝힌 뒤 같은 여성 멤버였던 지이는 SNS를 통해 반박입장을 냈고 이후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임선영은 최근 스타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거북이 1집 활동 당시에 대해 털어놨다. 너무나 밝은 모습이었지만 10년 전 이야기를 다시 꺼낼 때 그는 차분하게 임하려고 했지만 속상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가 방송에서 말한 폭행이 거짓이라면 정말 소송 걸 문제에요. 그때는 카메라 있는 핸드폰이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회사에서도 관련 글들이 올라오면 바로 삭제했어요. 아무도 문제가 되는 걸 원치 않았었으니까요. 힘들었던 시기가 지금이었다면 바로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을 거예요."

그는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SNS등을 통해 올라오는 당시 코디, 매니저, 댄서들이라고 박히며 올라온 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당시 스태프들과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낸다며 스태프들은 자신을 위해 진실을 말할 준비가 되었다고 했다.


"스태프 분들은 저에게 있어서 큰 위로가 됐고 의지했어요. 제가 정말 나쁜 아이라면 그 분들이 지금까지도 저랑 연락을 하고 지내실까요? 저 아직까지도 코디, 매니저 분들이랑 의지하고 지냅니다. 어려운 시절 함께 했기에 지금까지 더 돈독한 사이가 됐고 그 분들도 당시 상황을 잘 알기에 도와주실 의향 있다고 하셨어요."

임선영은 원인이 된 10년 전 오디션 합격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지이와 함께 숙소생활을 1년 반 정도 했고 같은 방도 썼다고 말했다.

"노래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부모님께 어린나이에 헛바람으로 보일까봐 조용히 오디션을 보러 다녔고 기회가 왔어요. 부모님께서 허락해주셔서 합숙생활을 시작했어요. 물론 첫 한 달은 지이 언니와 같이 생활하면서도 서로가 잘 몰랐기에 좋은 기억도 있어요. 그런데 점점 심해졌죠. 첫 만남부터 그랬다면 바로 도망갔을지도 몰라요."

지금은 10대 초반의 아이돌 그룹이 많지만 임선영이 가요계 데뷔했던 나이 19살, 당시에는 어린나이에 속했다. 그는 그룹 내 따돌림에 대해 잘못했을 때는 윗사람들이 알려주고 혼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경험자로서 지금의 가수 후배들에게 해당되는 의미이기도 했다.

"저는 팀 간에는 마찰이 생길수도 있기에 서로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회에는 가수 뿐 만 아니라 학생, 직장인 등 나와 맞는 사람도 있고 아닌 이도 있는데 서로 노력해야죠. 한 사람만 참고 이해한다고 악화된 관계는 좋아지지 않아요."

그는 그룹 내 힘들었던 상황에서도 1집 활동을 소화한 것은 노래하고 싶은 열망과 가수라는 꿈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너무 참았던 탓일까. 어린 나이에 우울증이 찾아왔다.

"제가 한 번이라도 일정을 소화 안했는지, 사회적인 물의를 빚어 그룹에 엄청난 피해를 끼친 적 있는지 언니에게 묻고 싶습니다. 어렸지만 가수가 너무 하고 싶었기에 버틸 수 있었어요. 그러나 우울증이 왔죠. 힘들었지만 목숨을 끊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

임선영은 활동시절 가장 힘들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바로 자신의 부모님이 멤버, 회사식구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마련한 자리였다.

"언니는 저희 부모님과 할머니까지 친척들 모두가 모여 공연 보시러 오신 날 인사조차 하지 않았죠. 저희 팀 스태프들을 위해 저녁 사주시겠다고 식당까지 빌리신 부모님께 배가 아파서 안 먹을 거라며 차에서 내리는 것을 거부했어요. 언니 정말 아프셨다면 병원에 바로 치료받으러 가셨어야죠. 매니저 오빠가 언니한테 왜 먼저 출발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냐고 했을 때 휴게소에서 밥 먹고 있다고 할 때 할 말이 없었어요. 그 사실을 모르시는 부모님은 멤버들 배고플까봐 먹을 것을 가득 사주셨는데 그때 너무 괴로웠어요."

임선영은 2집 앨범에 대해 발표직전까지 터틀맨과 통화를 했었다. 배신감을 느꼈지만 돌아오는 건 당사자도 모르는 학업문제 등 의외의 답이었다. 일부에서 말하는 솔로활동을 원해서도 아니었다. 솔로활동이 꿈이라면 곧바로 솔로앨범이 나왔겠지만 솔로앨범은 몇 년이 지난 뒤 나왔다.

"저 없이 2집 발표한 사실에 충격을 받아 공식 팬 카페에 글을 적었어요. 카페에는 제가 돈을 가지고 도망간 것처럼 반박 글과 노래를 못해서 잘렸다는 이야기들, 온통 짜인 글들이었어요. 만약 노래를 못했다면 애초에 오디션에는 불합격하지 않았을까요. 그때 알았어요. 표현을 제대로 안하면 이렇게 된다는 걸요. 저는 팀을 나오고 다시 노래 할 수 없을까봐, 잘 활동하는 그룹에 해가 될까봐 누군가 만들어놓은 거짓말을 쓸 수밖에 없었어요. 다수가 한 사람 바보 만드는 건 쉬운 일이었어요."

'내마오' 방송 후 인터넷에서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 거북이를 이용해서 다시 재기하려는 것이 아니냐, 고인을 왜 얘기 하냐는 반응이었다. 그는 더 이상의 진흙탕 싸움은 원치 않았고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에 말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계기로 다 털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이걸 이용해서 뜨고 싶냐 구요? 그랬다면 솔로 활동했을 때 진작 모든 얘기가 나왔겠죠. 정말 진흙탕 싸움은 원치 않아요. 저 역시 오빠 소식 듣고 많이 울었고 힘들었어요. 제 발로 장례식장, 안성 추모장 찾아갔고 그게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오빠를 정말 이용하고 싶다면 따로 자료를 배포하거나 기사에 활용할 사진이라도 남겼겠죠. 오빠를 공격하고 욕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데 언니는 아직도 예전처럼 부정만 하시네요. "

그는 고인이 된 터틀맨, 장례식장 사건에 대해서도 말했다. 고인은 임선영이 합류할 당시 지이와 마찰이 생기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두 사람이 5년 먼저 안 세월이 있기에 이해하려고 했다. 임선영과 지이는 고인의 장례식장에서 입장이 반대였다. 임선영은 자신을 힘들게 한 지이와 다시 얼굴을 마주하는 게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자신에게 '오빠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라고 말하는 데 놀랐다고 한다.

"언니는 장례식장에서도 입장이 참 달랐어요. 마치 제가 죄를 지어 사죄하러 간 것처럼 해서 고민 많이 했습니다. 제가 나간 원인이 왜 오빠라고 생각했을까요. 물론 사람이 살면서 좋을 때도 있고 다툴 때고 있어요. 오빠 역시 제가 좋을 때도, 미울 때도 있었겠죠. 그런데 저한테 욕설을 해대고 맞아도 싸다는 언니의 모습, 숙소에서 발로 찰 때 오빠가 말렸던 것도 기억에서 완전히 잊힌 건가 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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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동훈 기자


'내마오'는 도전자들이 직접 경연 곡을 준비하는 시스템이다. 임선영이 속한 5남매 팀 멤버들이 각자의 데뷔곡에 대해 말하던 중 사계가 나왔다. 임선영이 말한 것이 아닌 다른 멤버를 통해 적극 추천됐다. 거북이의 '사계'이지만, '노찾사'(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사계'라는 노래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건 아니고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노래만이 좋은 노래라고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에요. 계속 활동했다면 다른 노래를 통해 새로운 모습 보여 드렸을 거예요. '사계'는 저를 가수라는 이름으로 살게 해준 고마운 곡이에요. 동시에 아픈 기억도 떠오릅니다."

'내마오', 임선영에게 재기라는 기회를 준 프로그램이다. 무대가 너무 그리워 고심 끝에 직접 지원했다. 아픔을 겪은 가수들이 간절히 원했던 무대에 서서 노래한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했다.

"저는 '내마오'를 통해 진심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첫 무대를 생각하면 설레고 눈물 날 만큼 간절해요. 인기라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기는 대중의 사랑과 관심의 증거니까요. 그러나 전 이 사실을 통해 뜨고 싶다는 생각 없을 뿐더러 출연도 안 했을 거예요."

그는 지나간 일을 싸우고 싶어서 얘기한 건 아니었다. 진실을 밝혀도 분명 욕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믿어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왜 탈퇴했는지 대해서는 말을 안 해도 된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고 응원한 팬들을 위해 좋은 노래와 밝은 모습으로 인사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 이상은 억울하게 누명쓰고 바보같이 당하고 혼자 울고 싶진 않아요.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 할 때 가장 행복해요. 이제 상처를 털어내고 새롭게 노래하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이 너무 행복해요. 5남매 팀원들과 공부하고 고민하는 것이 감사해요. 걱정 끼쳐드린 거 같아 죄송해요. 그만큼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

한편 거북이 1집 때 보컬로 활동했던 임선영은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 출연해 거북이 멤버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임선영은 "거북이에서 한창 잘 나갔는데 왜 나갔는가"란 질문에 임선영은 "어떤 팀이든 싸우지 않은 팀은 없다"며 "보컬이다 보니 관심이 쏟아졌고 그런 걸 (다른 멤버들이) 많이 질투했고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임선영은 이어 "생방송 전 음식점에서 주문을 하는데 숟가락이 날아오고 얼굴과 몸을 막 때렸다"며 "그때만 해도 제가 언니 오빠를 무조건 따르고 항상 말 잘 들어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임선영은 "그땐 너무 어려서 말을 못했다"며 "그런 상태에서 화장 다시하고 곧바로 무대에서 노래할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 이거구나'란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거북이 멤버 지이가 전 멤버 임선영의 폭행 및 강제 탈퇴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힘과 동시에 제작진에도 방송 자제를 부탁했다.

지이는 13일 낮 12시8분께 자신의 트위터에 "지인들에게 오는 전화를 받고 대충의 내용만 알고 글을 썼습니다"라며 "기사를 확인하니 할 말이 생기는군요. 제작진 분들께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사연의 방송은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또 다른 거북이 멤버인 저와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말이죠"란 글을 올렸다.

지이는 이어 "거짓이 진실이 되고 그것을 공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밌는 건 아니실테지요"라고 덧붙였다.

지이는 임선영에게도 장문의 글을 올렸다.

지이는 "임선영에게. 거북이 멤버들? 폭행? 얼굴이랑 몸을 막 때려? 강제탈퇴? 거북이 2집이 나오는 걸 몰랐다고? 가슴에 손을 얹고 거짓 하나 없다 말할 수 있는 거니? 알고 있을 텐데. 터틀맨 오빠 장례식장에 와서 네가 했던 말들. '언니 그땐 내가 미안했어' '나도 어렸어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다'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기억 안 나는 거니? 입은 나도 있단다. 이런 불명예를 안겨 줄 수 있는 거니?"라고 밝혔다.

지이는 "터틀맨 오빠는 인격적으로 부족한 사람 아니었고 내가 너에게 손댄 적 있다고? 강제 탈퇴는 아니지. 우리의 마지막을 기억 할 텐데? 장례식장에서도 다시 한 번 얘기 했잖아. 왜 그랬니. 이슈를 만들고 싶었어? 축하한다.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구나. 뭔가를 밟고 일어서는 건 도의가 아니야. 딛고 일어나야 하는 거지. 이미 돌아가신 오빠 ,활동도 안하고 있는 나. 밟아서 뭐하려고"라고 전했다.

지이는 "'사계'를...이런 노래는 취향이 아니라며 부르기 싫다고 하기 싫다고 하던 네 모습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다시 일어서려'사계'를 불렀더구나. 누구에게나 양면성은 존재하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론 네가 성공하더라도 마음한구석이 편하진 않을 꺼라 믿는다. 거북이를 하면서 힘들었는지. 아니면 거북이 팀에서 나가고 나서 우리가 잘되는걸 보는 게 힘들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지이는 이날 오전에도 "거북이 이름으로 살 길을 찾길 바라는 사람이 있는 듯 하네요. 하늘에서 보고 있는데 그러지 말지. 가고 싶은 길이 있으면 혼자 걸어 나가시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남 얘기를 하지 말고 자기 얘기를 해야지. 안타깝네요.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는지. 본인이 본인 입으로 가신 분을. 그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안했어야지. 그러면 안 되는 거지"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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