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밴드2' 트랜스픽션 "1위? 레이블 설립이 목표"(인터뷰)

KBS 2TV 밴드서바이벌 톱밴드2 4강 진출팀

김성희 기자 / 입력 : 2012.10.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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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전호진, 데빈,해랑, 오천기, 손동욱 ⓒ사진=이동훈기자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국민 응원가 '승리를 위하여'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노래다. 노래의 주인공은 바로 트랜스픽션(전호진(기타,35) 손동욱(베이스,34) 오천기(드럼,36) 해랑(보컬, 34) 데빈(기타,24))이다.

트랜스픽션은 홍대 인디신에서 활동하던 동갑내기들이 뭉쳐 지난 2002년 데뷔곡 '내게 돌아와'로 데뷔했다.


'꼼짝 못하게 하다'는 팀명답게 관객을 압도하는 강렬한 퍼포먼스와 보컬의 보이스로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다졌지만 KBS 2TV '밴드서바이벌 톱밴드2'(이하 '톱밴드2')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데뷔 10년차 관록의 밴드는 무대 위에서 강렬한 모습과 달리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인터뷰에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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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전호진, 데빈,해랑, 오천기, 손동욱 ⓒ사진=이동훈기자


◆ 초심을 되찾기 위한 도전


데뷔 10년차 밴드의 예선지원 소식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갈등과 고민을 겪었다. 일찍 탈락할 경우 그동안 쌓아온 것이 무너질 수 있었지만 매너리즘을 극복해야겠다는 것 하나로 뭉치게 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10년 정도 팀으로 활동하다보니 잘 될 때와 아닐 때를 다 겪었고 음악적인 목표를 잃어버려서 표류하게 됐어요. '톱밴드2'를 통해 밴드끼리 경쟁도 하다 보니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죠. 밴드 음악의 재미도 느끼고 행사나 방송출연도 옛날보다 2~3배 늘었어요."

방송기간 5개월 동안 총 9곡을 선보였다. 이들에게 충주는 특별한 공간으로 8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패자부활을 통해 8강전에 진출한 장소다.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충주에서 선보인 무대에요. 충주 탄금호 무대만의 열린 공간이 좋았어요. 패자부활전을 생각하면 제일 재밌었고 그만큼 압박도 심했어요."

김도균 코치와의 만남은 운명적이었다. 김도균 코치의 다른 팀들이 순차적으로 탈락하고 생존한 유일한 밴드이기에 함께한 시간도 많다. 트랜스픽션은 김도균 코치에 나무보다 큰 숲을 바라본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코치님의 제자사랑은 장난 아니세요. 경연진출보다 떨어지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는 것에 주력하셨어요. 어쩌면 트랜스픽션이라는 밴드의 큰 틀을 만들어주신 분이시죠. 사실 저희가 데뷔 년차가 있다 보니 겉멋도 많이 들었는데 다 배제시키고 기본에만 집중하고 충실하라고 조언해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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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전호진, 데빈,해랑, 오천기, 손동욱 ⓒ사진=이동훈기자


◆ 청심환까지 먹었던 생방송

대망의 첫 생방송 무대 조 그나 추첨에서 몽니, 장미여관, 악퉁과 같은 조였다. 실력과 화제성 모두 탄탄한 팀들 사이에서 마지막 순서였다. 선곡도 해외 유명밴드 첨바왐바의 'Tubthumping'(텁썸핑)이었다. 심적인 부담이 생겼을 법 하지만 트랜스픽션만의 경쾌한 느낌의 무대를 선보였다.

" 4팀 중에 저희가 생방송 경험이마 많을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경연이라는 무대 성격이 있다 보니 저절로 긴장됐죠. 청심환까지 먹었을 정도였어요. 저희만의 경연 전략은 너무 어렵고 진지한 스타일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고 대중과 좀 더 호흡하는 팀이 올라간다는 걸 알게 된 뒤 그것에 맞춰 준비했어요."

생방송이 되면서 5인의 심사위원이 발표됐다. 가수 장혜진, 시즌1 '톡식'을 우승하게 한 정원영, 기타리스트 김세황, 가수 김종서, 송홍섭이었다. 심사위원들은 각자 날카로운 심사를 했지만 김세황 심사위원은 거침없는 독설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김종서 선배님이나 김세황 선배님은 록음악을 직접 하셨던 분들이라 뭘 표현하고 싶은지를 아세요. 김세황 선배님 심사에 대해서는 선배님답다고 생각합니다. 장혜진 선배님과 정원영 선배님은 대중가요 쪽 전문이시다 보니 확실히 관점이 달랐고 송홍섭 선배님은 냉철하셨어요. 제작진이 배분을 잘 한 것 같아요."

트랜스픽션은 생방송 후, 검색어 사이트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톱밴드2'도 아니고 신곡 발표도 아닌 보컬 해랑의 혼혈논란과 가수 제노와의 열애설이었다. 혼혈논란에 대해서는 익숙해했지만 열애설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밝혔다.

"혼혈논란이야 워낙 많이 겪은 부분이었지만 열애설 기사가 더 황당했어요. 제노 경우는 가요 프로듀서를 하면서 친하게 지내게 됐죠. 제노가 가요계 인맥이 넓다보니 많이 도움도 됐죠. 해랑이가 제노에게 일본어를 배우면서 친해졌어요. 카페에서 공부하는 모습이 멀리서보면 연인으로 보였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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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위? 레이블 설립이 우선

'톱밴드2'는 유명 밴드들이 대거 출연하는 등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시청률에서는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트랜스픽션은 제작진의 노력으로 공중파에서 밴드들이 출연할 수 있다는 것임을 강조했다.

"'톱밴드'3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속마음은 재밌게 잘 하고 싶지만 방송 환경 자체에 적응이 안돼서 아쉬워요. 사실 촬영장이 예비군 훈련장 같아요. 워낙 밴드들이 개성 강해서 컨트롤이 안 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럼에도 연출자인 김광필PD님은 저희한테 부담을 안주시려고 하시고 잘해주셔서 감사해요."

이제 4강 무대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살아남을 경우 우승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됐다. 이기고 싶은 팀이 있는지 물어보니 그저 웃으며 밴드간의 신경전을 공개했다.

"같이 공연하다보니 다 친해요. 무대 위에서는 강해보이지만 다들 순하고 친하다보니 정보를 캐내기 위한 신경전도 재밌어요. 저희도 다른 팀 어떻게 하나 정찰하기도 해요. 8강까지 해보니 라이벌이기보다 함께하는 동료죠. 물론 이기고 싶지만 누가 1위를 하더라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어요."

우승하면 주어지는 특전은 상금 1억 원과 3천만 원 상당 의 최고급 악기, 활동 지원이다. 하고 싶은 것을 물으니 자신들만의 레이블을 설립하고 앨범을 발표하고 싶다고 했다.

"5명이서 상금으로 하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사실 상금보고 출전한 것이 아니라 그런가 봐요. 물질적인 것보다 공중파 방송에서 1위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동안 게임음악도 하고 다 해봤지만 저희 레이블이 없었어요."

트랜스픽션은 당분간 소속사 없이 경연에 집중할 예정이다. 경연이 끝나면 앨범준비와 오는 12월에 있을 '톱밴드' 콘서트에 주력한다. 자신들을 격려해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팬들에게 그저 감사해요. 싱글앨범을 빨리 내려고 노력 중입니다. 처음에는 8강 전후로 발표할 예정이었는데 지연됐습니다. 좋은 모습,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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