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바이' 류진 "시완이 팬들이 '아빠'라 부른다"(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10.01 11:00 / 조회 : 8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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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진ⓒ이기범 기자


이 남자 망가져도 제대로 망가졌다.

큰 키에 훤칠한 외모로 '실장님' 단골 배우로 불리던 배우 류진이 연기 생활 16년 만에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를 벗고 완벽 변신했다. 그는 이름은 진행이지만 프로그램은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는 허당 아나운서 역을 맡아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종영을 앞둔 MBC 시트콤 '스탠바이'의 마지막 촬영이 끝난 다음날, 6개월 간 허당 아나운서 류진행 역을 맡아 새로운 연기 변신을 시도했던 배우 류진을 만났다.

◆ 스탠바이가 류진에게 남긴 것.."연기인생 한 단계 넘었어요"

류진은 '스탠바이'를 통해 처음으로 시트콤 연기에 도전했다. 류진은 앞서 KBS 2TV드라마 '국가가 부른다'에서 코믹연기를 선보인 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시청자에게 그는'실장님' 이미지를 가진 반듯한 배우였다. 그래서 '스탠바이'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신선하다 못해 신기했다.

"제 주위 많은 분들이 제가 시트콤을 한다고 했을 때 '도전'이라고 했지만 저는 시트콤과 드라마를 따로 놓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스탠바이'에서 연기할 때도 시트콤이라고 따로 구분 지어서 한 건 아녜요. 단지 캐릭터 자체는 제가 지금까지 했던 것과 너무 많이 달랐죠. 그래서 류진행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의 말대로 '스탠바이'의 류진행은 지금껏 배우 류진이 연기했던 배역과 너무 달랐다. 실수를 밥 먹듯이 하는 허당 아나운서일 뿐만 쫄쫄이에 꽃무늬 에어로빅 복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소화하는 '본격' 개그 캐릭터였다.

"지금껏 해왔던 역할과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 했다는 것이 저에겐 아주 큰 의미에요. 6개월 넘는 시간 류진행을 연기하며 잘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무엇보다 저는 제 연기폭이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한 단계를 넘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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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진ⓒ이기범 기자


◆류진에게 임시완은?.."매니저 해주고파"

인터뷰 전 날 '스탠바이' 마지막 촬영을 마쳤다는 류진에게 마지막 촬영 소감을 물었더니 극중 아들인 시완(임시완 분)의 얘기를 먼저 꺼냈다. 시완은 극중 류진행이 사랑하는 여자가 결혼식을 앞두고 사고로 죽자 데리고 와 키우는 아들. 마지막 촬영도 임시완과 함께 끝냈다는 류진은 인터뷰 내내 시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시완이와 저는 서로 애착이 많아요. 제가 시완이랑 함께 촬영하는게 많았는데요. 재밌는 에피소드들도 있었지만 죽은 엄마와 관련 된 얘기가 나오면 울컥할 때가 많았어요. 같이 촬영하는 젊은 친구들 다 좋은데 시완이에게는 특히 애착이 가더라구요."

'스탠바이'에서 시완을 향해 애틋한 아빠의 사랑을 보여준 류진은 실제로도 시완에 대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임시완의 팬들이 류진은 '아빠'라고 부를 정도라고 하니 그야말로 훈훈한 모습이다. 그에게 임시완에 대한 감정이 아빠 같은지 친구 같은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저도 시완이에 대한 감정이 아들 같은지 친구 같은지 생각해 봤어요. 제 감정은 매니저가 되고 싶은 감정이에요. 이건 아들 같은 감정에 더 가깝다고 해야 되나요? 저는 시완이가 드라마와 영화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싶다. 제가 시완이에게 우스개 소리로 '나중에 내가 너 봐줄까' 이런 말도 하거든요. 연기 부분에서는 모르는게 많으니까 큰형 같이 챙겨주고 싶어요."

류진은 인터뷰 내내 임시완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꼭 자식 자랑하는 부모마냥 즐거워했다. 그는 시트콤 촬영장이 아니라 밖에서 둘이 따로 만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시완이와 저는 사는 동네가 비슷해서 한강에서 만나서 커피도 마시곤 해요. 시완이가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서 저에게 많이 물어보곤 하거든요. 또 어른들에게도 잘해요. 저랑 16살 차이가 나는데 아주 친근하게 다가와요. 순수하기도 하고 실제로 얼굴을 가만히 보면 참 감싸주고 싶은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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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진ⓒ이기범 기자


◆ 남편이자 아빠 류진.."금요일마다 분리수거하는 남자"

극중 아들 임시완에게 무한애정을 나타낸 류진은 진짜 두 아들의 아버지다. 류진은 최근에 미모의 아내, 그리고 두 아들과 함께 여행가는 사진을 올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스탠바이'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 좋은 아버지였다.

"사실 저희 애들은 엄마보다 저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주로 애들과 함께 있으면서 혼내는 건 엄마고 저는 혼을 안 내니까요. 촬영하다가 집에 들어가면 딱 15분 동안은 너무 좋아서 정말 재밌게 잘 놀아줘요. 그러다가 대본 본다고 들어가면 애들이 아빠 찾으러 오죠. 그러면 애들한테 대사 쳐달라고 해서 같이 연습하곤 해요."

극중 류진행은 극진한 아빠였을 뿐 아니라 집안일에 각별히 애정을 드러냈다. 청소와 설거지에 집착하는 연기를 완벽히 선보이며 그는 '살림꾼'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게 됐다. 실제로도 그가 가정적인 남편인지 물었다.

"저는 집 사람한테는 가정적이라는 말을 못 들어요. 저는 집안일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집사람이 아이들 재우다가 잠들면 설거지를 하거나 금요일마다 하는 분리수거는 당연히 저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내는 그런 것보다 애정이 담긴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런 말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서 많이 못해줬는데 앞으로는 잘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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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진ⓒ이기범 기자


◆ 배우 류진, 앞으로의 도전.."제대로 된 악역 해보고파"

'스탠바이'를 통해 본인 스스로도 새로운 면을 발견한 것이 큰 수확이라는 류진. 그는 '스탠바이' 이후 예능프로그램의 출연을 수차례 제안 받았다고 밝혔다. 그를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이 예능프로그램도 어울리겠다고 추천했다고 한다.

"예능프로그램을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활동 폭을 넓혀서 나쁠 것 없고요. 그런데 무조건 예능 쪽으로 나가겠다는 건 아니에요. 예전부터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는 저만의 기준이 있거든요. 교양프로그램 느낌이 나는 그런 예능이면 저랑 맡을 거라고 생각해요."

코믹스러운 캐릭터로 예능프로그램 제안을 받았지만 결국 그가 고민하는 것은 다음 연기에서의 배역이었다. 그동안 6개월 이상 류진행이라는 캐릭터에 빠져 다시 '실장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는 류진.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털어놨다.

"앞으로 연기를 한다면 늘 해오던 실장님 역할 같은 것은 제게 메리트가 없을 것 같아요. 오히려 지금은 시트콤에서 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로맨틱 코미디를 하거나 아니면 반대로 되게 센 역할에 도전하는 것도 생각 중이에요. SBS '추적자'에 나왔던 것처럼 제대로 된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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