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첫사랑 앓던시절..순수·열정 향한 호출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9.1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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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tvN '응답하라 1997'>


첫사랑은 결국 이루어졌다.

18일 오후 11시 방송한 케이블 채널 tvN 주간드라마 '응답하라 1997'(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 최종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한 뒤 티격태격하는 성시원(정은지 분)과 윤윤제(서인국 분) 커플의 모습이 그려졌다.


회사 회식에서는 "술 잘 마시는 여자 좋게 생각한다"던 윤제는 역시 직장 동료들과 회식에서 맥주를 들이 키고 있는 시원 앞에 나타나 "여자친구가 술 마시고 다른 남자 앞에서 헤롱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며 '남의 여자'와 '내 여자'에 대한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시원과 연인 관계가 되자 여느 커플과 마찬가지로 가슴 설레는 연애도 있지만 소소한 일로 다툼도 잦았다. 로맨스를 기대하는 윤제와 여전히 쿨 한 시원의 모습이 대비돼 웃음을 자아냈다. 친구에서 연인이 된 두 사람의 어색하지만 풋풋한 연애가 시청자들에 달달함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지난 방송에서 예고된 대로 아이를 출산한 시원이 병원에서 남편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산모가 남편을 찾는다"는 의사의 말에 나란히 등장한 태웅(송종호 분)과 윤제(서인국 분) 형제 가운데 윤제가 앞으로 나서며 "제가 남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응답하라 1997'은 그간 30대가 돼 고교 동창회에 참석한 시원이 임신 사실과 더불어 "이 테이블에 지금의 내 남편이 있다"라는 말을 던지면서 추억 여행과 더불어 그녀의 남편감 찾기가 주된 시청 포인트가 돼 왔다.

극이 진행되면서 후보자는 동급생 친구인 윤제와 선생님이자 윤제의 형인 태웅 두 명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드라마는 매회 시청자들이 두 사람을 두고 남편이 누구인지 알듯 말듯 한 상황들을 연출하며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결국 이날 방송에서 그간 시청자들을의 호기심을 자극해 온 시원의 남편이 밝혀지면서 속 시원한 결과를 공개했다. 또한 자신의 집에 온 시원에게 "이만하면 신혼집으로 어떠냐"라며 프러포즈를 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윤제와 시원의 모습이 두 사람이 결혼에 골인하는 여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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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캡처=tvN '응답하라 1997'>


교수가 된 태웅은 조교들의 부탁으로 함께 동방신기 콘서트를 보러갔다가 과거 병원 입원 당시 자신을 치료해준 여의사(이주연 분)와 우연히 재회했다. 알고 보니 그녀는 동방신기 팬이었던 것. 두 사람도 이를 인연으로 결혼에 골인했다.

학창시절 준희를 향한 가슴앓이를 했던 준희(호야 분) 역시 동창회가 끝난 뒤 "나 약속 있다"라며 자신을 마중 나온 사람의 차에 올라타는 모습으로 새로운 인연을 만나 행복한 연애 중임을 암시했다.

태웅 커플을 위해 윤제와 결혼을 미루게 된 시원은 "서두를 마음도 없고 아직은 아이 생각이 없다"라며 개의치 않아 했지만 결국 속도위반으로 딸을 낳은 것이 밝혀져 반전을 선사했다. 시원의 임신은 이미 첫째를 출산한 뒤 둘째 아이였던 것. 또한 아이의 태명이 드라마 제목의 줄임말인 '응칠이'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동창들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고 결국 결혼에 골인한 시원과 윤제에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더니 너희들 정말 대단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첫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다시는 그 젊고 순수한 열정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악한 계산 없이 열정과 순수함만 가지고 덤비기 때문에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러나 그렇기에 첫 사랑은 내 인생에 가장 극적인 순간이며, 인생에 그 같은 대목하나 쯤 있다는 것이 기쁨"이라는 윤제의 내레이션이 마음을 울렸다.

이날 방송은 "첫 사랑이 이루어져도 결국 시간이 흘러 일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첫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생각한다. 누구도 일상이 돼버린 로맨스에 대해 얘기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윤제의 멘트 속에 티격태격 부부싸움을 하는 윤제와 시원의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드라마는 이뤄지든, 이뤄지지 못하든 결과에 관계없이 그 시절 첫 사랑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실수투성이에 모든 것이 불명확했던 청소년기도 마찬가지. '응답하라1997'은 최종회를 통해 이렇게 주인공들이 90년대 추억을 다시금 호출한 이유를 밝힌 셈.

'응답하라1997'은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됐던 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일명 '1세대 빠순이' 시원과 '순정훈남' 윤제, '에로지존' 학찬(은지원 분), '섬세남' 준희(호야 분) 등 개성만점 고등학생 여섯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복고드라마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일으키며 뜨거운 인기를 모았다.

특히 8주차 15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편이 평균시청률 4.17%, 최고시청률 5.52%를 기록, 8주 연속 케이블TV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등 기록으로도 인기를 입증했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지지 속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지상파 못잖은 인기로 케이블 드라마의 돌풍을 일으켰다. 서인국 정은지 호야 등 보석 같은 '연기돌'들을 발굴해 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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