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K·권혁우 "1위보다 값진 힙합에 대한 관심"(인터뷰)

엠넷 '쇼미더머니' 1위 영예

박영웅 기자 / 입력 : 2012.08.11 10:24 / 조회 : 16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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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우(왼쪽)와 더블K <사진제공=엠넷>


무대 위 핀 조명이 떨어지자 진심어린 두 남자의 고백이 펼쳐졌다. 힙합뮤지션 더블K가 또박또박 랩을 찍어 내뱉고, 신예 래퍼 권혁우(로꼬)가 진심을 둘러 담자 팬들의 감성도 움직였다. 이렇게 래퍼들의 치열한 경쟁은 감동의 드라마로 막을 내렸다.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엠넷 '쇼미더머니'가 택한 최종 우승자는 더블K와 권혁우. 두 사람은 지난 2개월간 펼쳐진 5라운드를 거쳐 1위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우승 직후 스타뉴스와 만난 두 사람은 "1위를 해서 기쁘지만, 그보다도 값진 건 힙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쇼미더머니'의 우승자 더블K, 권혁우를 만나 특별한 소감과 힙합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올해로 데뷔 9년차 래퍼인 더블K는 힙합 신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뮤지션. 마니아들 사이에선 독보적인 랩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번 '쇼미더머니'를 통해 확실히 얼굴을 알렸다. 우선, 동료 래퍼들을 제치고 우승한 소감부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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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K <사진제공=엠넷>



"태어나서 음악으로 1등한 건 처음이라 기쁩니다. 더 기쁜 건 저 뿐 만 아니라 출연한 모든 뮤지션들과 윈윈한 것이죠. 사실 1위에 대한 의미를 크게 두고 싶지는 않아요. 출연자들 모두가 우승자라 생각하고, 서로 좋은 성과를 거두게 돼 다행입니다."

유독 여성 팬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던 권혁우도 쑥스럽게 소감을 전했다. 그는 마치 꿈을 꾼 것 같다고 했다. "솔직히 결승에 올라갔을 때 스스로 이미 만족했어요. 무엇보다 제가 앞으로도 힙합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 같아 뿌듯하죠."

두 사람은 각자의 무대를 거치며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여 왔다.

더블K는 자신의 곡 '서울'을 부를 땐 특유의 속사포랩으로 강렬한 등장을 알렸고,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연극적인 요소를 더해 뮤지컬 같은 감동도 일궈냈다. 또 동료래퍼 도끼와 힙합 본연의 색깔을 냈고, 서태지의 친숙한 무대도 압권이었다.

"매번 색다른 무대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엔 대중과 타협하는 거라 느꼈는데 '타협이 아닌 조율'이란 MC스나이퍼의 말에 점점 생각이 바뀌었죠. 많은 사람들이 제 음악을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습니다."(더블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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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우 <사진제공=엠넷>


더블K는 가장 뿌듯했던 무대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를 꼽았다. 특유의 슬픈 멜로디가 가진 인생의 깊이에 힙합의 멋과 그루브의 무게감이 더해져 사랑과 이별, 슬픔, 그리고 기쁨 등 감정이 춤춘 공연이었다.

"힙합은 어린 친구들만 즐겨 듣는 음악이 아니란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고, 결국 주위 반응도 좋았죠. 아버지 친구들이 힙합은 좋은 음악이라고 칭찬해 주셨고, 할머니도 좋아해주셔서 너무 뿌듯했죠."

권혁우 역시 래퍼들과 합을 이루며 매번 무대 위 얼굴을 바꿨다. MC스나이퍼와 팀을 이뤘을 땐 특유의 부드러운 래핑에 강한 한 방을, 때로는 위트있는 가사와 제스처로 열정적인 무대를 꾸몄다. 물론 앳된 외모도 인기요인 중 하나였다.

현재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휴학 중인 권혁우는 래퍼로서 데뷔를 준비해 왔다. 그러다 '쇼미더머니'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됐고, 최강 래퍼들의 멘토링을 받기 위해 지원했다. 학창시절엔 가리온의 랩 강의를 들으며 래퍼로서의 꿈도 키운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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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K와 권혁우 <사진제공=엠넷>


"실제로 큰 도움이 됐어요. 최강 래퍼들의 진실된 조언을 들으면서 저 스스로 느끼는 게 많았죠. 앞으로 음악하면서 잊지 못할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쇼미더머니'에 출연하면서 생긴 변화에 대해서도 물었다. 권혁우는 "평소 전철을 타고 다니는 편인데, 모자를 거꾸로 쓰면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사한다"라고 웃으며 "다양한 무대를 접하면서 랩 스타일도 다양해 진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권혁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신예래퍼로 선정된 순간을 꼽았다. MC스나이퍼가 무대 직전 마이크를 건네줬을 때 희열을 아직 잊지 못한다고 했다. 2명 중 한 명만이 생존하는 신예 래퍼 대결에서 권혁우는 MC스나이퍼의 선택을 받았다.

더블K 역시 권혁우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다듬어 지지 않는 원석'이라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대중성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더블K는 "혁우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면이 많아서 훌륭한 래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면서 "지금은 아직 덜 다듬어진 상태지만 분명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래퍼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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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우와 더블K <사진제공=엠넷>


'쇼미더머니'는 래퍼들의 진솔한 힙합음악으로 가득 찼다. 젊은 세대의 공감대를 관통하는 솔직하면서도 세련된 노랫말,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중독성 있는 무대까지, 래퍼들의 젊은 음악은 명랑하면서도 깊은 내공을 뿜어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자 힙합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쇼미더머니'를 통해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해 볼 수 있었고, 가리온 등 선배 뮤지션들과 호흡하며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죠. 하지만 제 음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힙합을 즐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더블K)

권혁우는 이름 대신 '로꼬'란 예명을 꺼내들었다. "스패니쉬로 로꼬(Loco)는 '미친 놈'. 즉, 무대 위에서만큼은 모두를 미치게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자신감도 되찾았으니 로꼬의 힙합은 이제부터 시작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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