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신 없는 '유령', 스토리와 소재로 승부하다①

[★리포트] 종영 '유령', 명품 수사물로 차별화하다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2.08.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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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SBS


드라마 '유령'의 스토리와 소재는 키스신 한 장면 없이도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9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유령'(극본 김은희·연출 김형식)은 사이버수사대 요원들의 다양한 사건 수사를 담은 색다른 드라마였다. '유령'에서 선보여진 독특하면서도 참신했던 소재와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던 극 설정 등을 통해 기존의 트렌디 드라마와는 확실히 차별화를 뒀다.

'유령'은 디도스 공격, 전산망 마비, 여배우 자살, 성접대 리스트, 정·재계 기밀문서 폭로 등 사회적 이슈로서 기억될 수 있었던 주요 사건들을 직접 수사하는 극 설정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

'유령'은 극중 인물들의 로맨스나 관계 설정 등의 비중을 철저히 줄인 채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키스신이나 로맨틱한 장면을 찾기가 힘들었던 만큼 '유령'의 색깔은 매우 뚜렷했다.


이러한 극 설정과 함께 '명품' 연기자들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주인공인 소지섭과 극 중반 이후 등장하면서 극을 이끌어나갔던 엄기준의 치열한 공방전은 빠른 전개와 극 몰입을 이끌었던 일등 공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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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드라마 '유령' 방송화면


◆ 성접대 리스트·디도스..현실 그린 소재에 시청자들은 주목했다

'유령'은 사이버수사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였다. 사이버수사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떠올리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전 드라마에서 '경찰 수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한 사이버 범죄를 수사하는 대원들의 모습들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또한 이들이 수사하는 사건들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아주 많이 유사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더욱 주목할 수 있었다.

첫 회부터 등장했던 여배우의 자살과 이에 연루됐었던 '성접대 리스트'는 시청자들에게 몇몇 실제 사건들을 떠올리게 할 만큼 매우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소재였다.

'유령'은 사건들이 펼쳐진 후 시민들이 자신의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최신 전가기기를 이용해 SNS를 확인하고, 공유하고, 확인하는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실제 모습을 그대로 투영했다. 이는 여배우 자살, 전산망 마비 등 주요 사건이 발생된 이후 그대로 보여졌다.

'유령'에서 선보였던 소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극중 디도스 공격과 해킹에 의한 전산망 마비 사건, 민간인 사찰 등의 민감한 소재도 함께 '유령'에서 그려졌다. 이 사건들 모두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주요 실제 사건들을 떠올릴 수 있는 주요 사건들이었다. 실제로 모 기업이 대규모 해킹에 의해 전산망이 마비되어 전력 공급이 차단되거나 예금 인출이 먹통이 되고, 몇몇 유력 정계 인사들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사건은 '유령'에서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떠올릴 수 있었던 일들이었다.

이렇듯 '유령'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드라마 속에서 그려내며 사이버수사대의 일상과 사건 과정, 해결 과정까지의 모든 것들을 보여줬다. 기존의 흥행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트렌디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유령'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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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드라마 '유령' 방송화면


◆ 소지섭·엄기준 두뇌대결, 긴장감 높여..다음 회가 궁금했다

소지섭과 엄기준, 이 두 남자가 그리는 치밀한 두뇌 대결은 극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소지섭은 '유령'에서 김우현과 박기영 두 역할을 모두 소화해내며 '유령'의 중심인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소지섭이 처음 맡은 역할인 김우현은 사이버수사팀의 주축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서 신효정 살인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던 중, '팬텀'이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그는 이어 사이버수사팀 멤버 중 일부가 이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수사를 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이후 박기영은 우현이 알아내지 못한 더 자세한 사실들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신효정과, 남상원 대표의 살인에 조현민(엄기준 분)이 개입한 사실을 알게 됐다.

엄기준의 연기력 또한 극의 몰입을 높였다. 세강그룹의 젊은 대표로서 냉철한 성격과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포커페이스'는 치밀한 악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후 '유령'의 극 전개는 박기영과 조현민의 '맞대결'이 중심을 이뤘다. 박기영은 쫓고, 조현민은 도망가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조현민은 결코 쉽게 잡히지 않았다.

극의 마지막까지도 조현민은 "나는 결코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태연한 모습을 취했지만, 끈질기게 쫓아간 박기영은 자신의 '히든카드'를 하나씩 꺼내면서 조현민을 압박했다. 결국 승자는 박기영의 몫이었다.

이후 신효정이 자수를 하면서 두려워했고, 신효정이 조현민의 아이를 가졌으며, 태아 사진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찍어 저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현민은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채 자신의 연인인 신효정처럼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소지섭과 엄기준이 벌인 끈질긴 싸움은 팽팽한 긴장감과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반전 설정 등으로 시청자들에게 다음 회를 더욱 기다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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