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송하윤 "대본읽다 화들짝 노트북 덮었죠"(인터뷰)

최보란 기자 / 입력 : 2012.08.10 13:14 / 조회 : 1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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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하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같은 아파트 사는 할아버지가 '네가 8층사는 감자냐'하시더라고요."

이 말을 듣고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면, 당신은 SBS 드라마 '유령'의 애청자. '유령'에서 '쪼린 감자'라는 별명으로 사랑받은 배우 송하윤(26)이 은연중에 들려준 에피소드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은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함축한 듯하다.

"정말 놀랐어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께서 제 별명을 알고 계시다니. 집에 들어가서 엄마께 '5층 사는 할아버지가 날 알아 보셨어!'라고 얘기했죠."

'유령'은 국내 최초 사이버 수사극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어려운 소재로 인해 시청층이 한정돼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샀다. 그러나 실제사건이나 사회문제를 소재로 그 진상을 사이버 증거들을 통해 풀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나가며 인기를 모았다.

"어려울 수도 있는 소재지만 좋은 선배님들도 나오시고 내용도 재밌어서 무조건 한다고 했어요. 또 기자 역할을 어떻게 연기할지 처음에 걱정도 했는데, 최승연이라는 캐릭터 특성상 감독님이 모르면 그대로 보여주면 된다고. 뒤에 가면 적응되니까 느낌대로 표현하면 된다고 힘을 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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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하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쪼린감자'와 '미친소', 첫 만남은 서먹서먹...곁눈질만."

송하윤이 '쪼린 감자'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바로 극중 권혁주 형사(곽도원 분)와 티격태격 다툰 장면 때문. 두 사람은 '유령'에서 핑크빛 기류를 형성하며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 때때로 유쾌한 웃음을 주는 쉼표를 찍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곽도원 선배님과 러브라인이 조금 나와 있었어요. 첫 리딩할 땐 서먹서먹해서 '제 상배대우 시구나', '저 아이구나' 서로 곁눈질만 했죠. 처음 촬영할 땐 말도 서로 못했어요. 나이 차도 작지 않고. 근데 선배님이 먼저 대사도 맞춰보자고 해주시고 농담도 하시고 풀어주셨죠. 애드리브로 활력을 내 주시고 아이디어도 많이 내세요. 애교도 많고 정도 많고 마음이 따뜻하신 것 같아요. 특히 많이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미쪼(미친소+쪼린감자)커플'은 시청자 뿐 아니라 '유령' 스태프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송하윤은 "스태프들이 오히려 저보다 더 재밌어하고 좋아해 주셨어요. 이런 애드리브가 좋다거나 이런 설정을 해보라는 등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주시는 일이 많았어요"라고 웃으며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사이버수사대 못잖은 활약을 펼친 송하윤. 세강증권 내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는가하면 이를 통해 권혁주 형사가 사건 해결에 힌트를 얻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컴맹에 가깝다고.

"사실 컴퓨터를 하나도 못 해요. 대본 드라마 한 편 한편 볼 때마다 정말 공부를 많이 했어요. 사찰, 해킹 등 에피소드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죠. 3~4회 대본을 읽을 때 노트북을 켜놓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덮었어요. 노트북 카메라로 해킹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잘 모르는 대신 어려운 게 있으면 선배 연기자와 스태프들에 하 나 하 나 물어보면서 찍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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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하윤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김별, 송하윤...그리고 김미선'

최근 김별에서 송하윤으로 예명을 바꾼 그녀. 여름 햇빛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으로 배우로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담았다. 영화 '비상' 이후 잠깐의 공백기를 가진 뒤 돌아온 영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는 본명인 김미선으로 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나는 공무원이다'에선 감독님이 캐릭터 이름을 자유롭게 정해보자고 하셨는데 저는 못 정했다고 했어요. 이 역할에 어울리는 이름을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네 이름을 써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 '언제 작품 속에서 네 이름으로 살아보겠나'라고요. 그래서인지 더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이름이 좀 많죠? 하하."

'유령'을 찍으면서 사이버 정보와 현실 문제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송하윤, 영화 속에서 키보드를 연주해 눈길을 끌었다. 원래 피아노를 조금 칠 줄 안다는 그녀에게 음악에 대한 남다른 조예가 있는 게 아닌가 궁금했다. 알고 보니 음악보단 오랫동안 미술을 해왔다고.

"어릴 때 피아노를 조금 배웠어요. 최근엔 기타도 배우고 있었고요. 사실 그림을 많이 그렸어요. 어릴 때부터 미술을 해서. 평소에도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움직이는 편인데 그림도 많이 그리고 때론 친구와 합주실 가서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요. 연기와 그림 공부 사이에서 고민하다 대학 진학을 미뤘죠. 진짜 공부하고 싶은 게 생기면 그때 갈거예요."

'화차'와 '유령', '나는 공무원이다'까지 연이어 사랑받고 있는 송하윤. 2009년 영화 '비상' 이후 오랜만에 작품으로 돌아온 뒤 어쩐지 쌓아 둔 에너지를 발산하는 느낌이다. 그 동안 그녀에게는 변화가 있었다.

"예전엔 조급해 하는 마음도 많았어요. 그런데 쉬면서 생각도 하고 이것저것 쌓고 지내다 보니까 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아, 나는 이런 성격이 있는 아이구나. 이런 상황에는 이렇게 대처하는구나'하고. 정작 저 스스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표출해야 하는지 몰랐었는데, 그런 것을 느낀 후에는 연기하는 데도 한결 편해 진 것 같아요. 캐릭터와 나의 차이나 유사점을 분석하려 들지 않았어요.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 캐릭터엔 이렇게 맞춰서 해보자' 그렇게 한 게 이번 '유령'이었어요. "

이름을 바꾼 뒤 더욱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송하윤. 싱그러운 여름 햇빛 같은 그녀를 다음엔 어떤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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