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종영 D-day 앞두고 돌아본 아쉬운 네가지

이경호 기자 / 입력 : 2012.07.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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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이민정의 로맨스가 종착역에 다다랐다. 두 사람의 아기자기하고 밀고 당기는 애틋한 로맨스의 결과가 24일 오후 밝혀진다.

공유와 이민정이 주연을 맡은 KBS 2TV 월화극 '빅'이 1회 방송분을 남겨뒀다. 매회 크고 작은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빅'이 어떤 결말을 이룰지 궁금하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에서는 길다란(이민정 분)이 윤재(공유 분)와 자신의 부모님 앞에서 KKJ(강경준 분)와의 사랑을 포기할 수 없다고 폭탄 고백했다. 이에 다란을 포기하려 했던 경준과의 사랑의 결실이 어떻게 만들어 질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종영을 앞둔 '빅'은 지난 6월 4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동시간대(오후 10시대) 월화극 경쟁에서 고군분투 했다. 하지만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 SBS 월화극 '추적자 THE CHASER'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동시간대 월화극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에 공유와 이민정 그리고 로맨틱 코미디의 대표 작가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의기투합은 아쉬움을 남겼다.

'빅'을 시청률로만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부터 아쉬운 점 네 가지가 있다.


◆공유, 女선생 이민정과 아슬아슬 로맨스

'빅'의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공유의 1인 2역 고군분투다.

공유는 극중 소아 청소년과 의사 서윤재 역을 맡았다. 서윤재는 외모부터 성격까지 한 마디로 엄친아였다. 물론 강경준(신원호 분)과 영혼이 바뀌기 전까지는 말이다. 교통사고로 윤재는 경준과 영혼이 바뀌면서 윤재의 몸에는 경준의 영혼이, 경준의 몸에는 윤재의 영혼이 들어갔다.

경준의 몸이 혼수상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한 가운데, 윤재의 몸에는 경준의 영혼이 들어갔다.

공유는 방송 3회부터 고등학생 경준으로 빙의해 어른이 아닌 10대 청소년으로 활약했다. 선생님인 다란의 비위를 살살 건드리며 화나게 하고, 로맨틱한 고백과 당돌한 키스로 한 여자의 마음을 흔들었다. 몸만 30대지 하는 짓은 영락없는 10대 청소년이다. 이후 다란과 로맨스를 펼쳐가기 시작했다. 선생님과 제자라는 아슬아슬한 로맨스였다.

공유의 로맨스가 아쉬운 점은 바로 여선생님과 이뤄졌다는 부분이다. 30대 남자의 외모에서 10대 고등학생의 로맨스는 판타지일 뿐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이라는 다소 불편한 진실도 공유의 고군분투를 안타깝게 했다. 극중 공유가 펼칠 수 있는 대사나 행동 등도 10대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고, 공유의 애틋한 로맨스는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었다.

출생의 비밀로 극적 반전을 이끌었던 것은 긴장감은 있었지만 로맨틱 코미디의 주요 맥락이 되지 않았다. 아슬아슬한 로맨스가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수지, 상큼발랄 '빅' 활력소...폭풍 아닌 산들바람

'빅'에서 가장 상큼발랄하고 활기찬 캐릭터는 바로 장마리(수지 분)이다.

경준과 결혼을 하겠다는 불타는 의지로 미국에서 건너온 마리다. 마리는 제 사랑을 이루기 위해 경준과 다란의 러브라인을 방해하며 두 사람의 관계를 이리저리 흔들어 놓았다.

마리는 이처럼 '빅'의 활력소였다. 마리 역의 수지가 올 상반기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보여준 첫사랑의 아이콘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빅'에 본격적으로 출연할 당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코믹과 살벌함 그리고 달콤함까지 고루 갖춘 매력적인 캐릭터다.

하지만 출연 분량이 기대와 달리 크지 않았다. 천방지축 캐릭터로 이리저리 뛰어다닐 뿐 제대로 된 한방이 없었다. 경준을 죽도록 따라다니기만 할 뿐 정작 실속은 차리지 못했다.

'빅'에서는 가장 활기찼던 수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윤재의 몸에 들어간 경준의 곁에서 다란과 감정적으로 격한 마찰을 일으키며 극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커다란 폭풍일 줄 알았지만 막상 맞닥뜨렸을 때는 미미했다.

◆신원호, 깊이 잠든 주인공이 아쉽다

방송 1,2회를 끝으로 침대에 누워 잠만 잤던 경준 역의 신원호다.

윤재와의 영혼이 바뀐 후 경준의 몸은 병원 침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윤재의 영혼을 가진 그가 깨어나면 다란과 경준 사이에서 적잖은 폭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종영 전 날까지 그는 묵묵부답이다.

'빅'의 1,2회를 통해 10대 고등학생의 풋풋한 매력을 발산해 안방극장 누나들의 관심을 받았던 신원호다. 하지만 한 번 잠든 그는 13회 방송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30대 영혼이 들어간 10대는 어떨까라는 궁금증만 불러일으키고 정작 보여준 거는 없었다. 간혹 마리의 상상신에 등장하긴 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없었다.

신원호가 '빅'의 마지막회에서는 과연 어떤 활약을 하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자매표 로코 맞았나?

드라마 '환상의 커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으로 로맨틱 코미디의 최고로 손꼽히는 홍자매(홍정은 홍미란)다.

홍자매는 그동안 판타적인 요소와 기존의 틀을 깬 로맨스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아왔다. 지난해 '최고의 사랑'을 통해 여러 유행어를 낳았다. 하지만 불과 1년 만에 홍자매표 로맨틱 코미디는 시들했다.

색다른 반전과 허를 찌르는 극중 캐릭터는 '빅'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성격도 외모도 전혀 다른 캐릭터는 강한 개성이 매력이었다. 늘 다투고 그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던 사랑이 '빅'에서는 없었다. 홍자매표 로맨틱 코미디가 맞을까 싶을 정도였다.

공유 이민정 수지 신원호 등 '빅'의 주인공 중 이민정의 캐릭터는 유약한 성격으로 동정심만 유발했다. 대개 홍자매표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주인공이었다. 판타지와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정말 모호함만을 낳은 '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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