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별점 토크] '넝쿨당', 만오천원의 행복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입력 : 2012.07.23 13:49
  • 글자크기조절
image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22일 시청률 37.6%를 기록하며 1위, 시청률 역시 넝쿨째 굴러 온 확실한 국민 드라마다.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이유야 너무나 많아 하나하나 일일이 콕 찝으려면 A4용지 몇 장이겠지만, 그 중에서 한 가지만 짚어보련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따뜻한 드라마


어제(22일) 방송에서는 장군이 엄마가 생선가게에서 갈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만 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비싸다며 깜짝 놀라면서 대신 오천 원짜리 고등어를 사는 장면이 나왔다. 그 동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주의 깊게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장군이네가 밥 먹는 장면을 보면 매번 찌개 한 개에 반찬 한 두 개가 전부였다. 그런 장군이네 형편에 한 끼로 이만 원짜리 갈치를 산다는 거, 당연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마침 그 때 장군이가 하교길에 엄마를 만나고, 엄마에게 전교 석차가 70등이나 오른 성적표를 보여준다. 이는 대본천재 장군이가 국사 시험범위를 대본화 시켜서 공부한 덕분에 이룬 쾌거였다. 엄마는 뛸 듯이 기뻐하며 고등어를 내려놓고 과감하게 이만 원짜리 갈치를 다시 달라고 한다. 이를 보던 생선가게 아줌마는 성적향상 축하턱으로 갈치를 만 오천 원에 주게 된다.

이야, 만 오천원의 행복이다, 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정말 훈훈함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장면 아닌가! 만 오천 원짜리 갈치 한 마리로 장군이네의 행복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이래서 좋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서민들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라는 게 원래 현실적인 이야기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솔직히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좋은 집, 학벌, 외모, 집안 등등의 스펙이 뛰어난 능력 있는 사람들, 얽히고설키기에 다소 억지스러운 관계를 담은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우리 옆집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잘 다루고 있다. 다른 드라마에서 보면 장군이네는 그야말로 관계를 위한 관계, 다시 말해서 주인공네를 뒷받침해주는 보조역할 정도였겠지만,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는 주인공네 못지않게 드라마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족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돈도 없고, 능력도 없고,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서민이지만, 그래도 가족끼리 서로 사랑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여주는 게 드라마 속 장군이네의 미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도는 성공적이다.

지금 어떤가!

경제는 불황인데 물가는 치솟고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 고리는 끊어질 줄 모르니 서민들은 살기 힘들어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때문에 서민들은 더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다. 큰 맘 먹고 한우 사러 갔다가 수 만원이 붙은 가격표를 보고 좀 더 저렴한 수입산 고기로 마음을 바꾸는 현실 아닌가.

이런 현실 속에서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장군이네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 사람들, 분명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행복이 큰 게 아니라 바로 저런 게 행복이지.’

장군이네는 이런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쏙쏙 전달해 준다는 얘기다. 그와 동시에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부터 힘차게, 열심히 살자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까지 함께 말이다.

보통 사람들의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센스 있게 잘 다룬 드라마. 그래서,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훈훈함, 따뜻함, 행복, 사랑 등의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넝쿨째 선사하는 아름다운 드라마다.

?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울다가도 웃게 만드는 신비한 재주가 있다.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이수연 방송작가>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