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김수현과 '도둑들2' 찍는다면? OK"(인터뷰)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7.19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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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전지현을 오해했었나보다. 전지현은 톱스타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지만 대중과 소통이 부족했다. 알려진 사실보단 떠돌아다니는 풍문만 가득했다. 소속사를 옮기고, '도둑들'을 찍고, 결혼을 하고, '도둑들' 개봉을 앞둔 지금, 전지현은 새롭게 대중에 다가왔다.

25일 개봉하는 '도둑들'은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져 있는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털기 위해 한국과 홍콩 도둑 10명이 함께 작업을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전지현은 '도둑들'에서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 역을 맡았다. 영화가 공개된 뒤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 이후 10년만에 돌아왔다는 평들이 가득하다. 섹시하고 발랄하고 거침없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전지현은 돌아온 것일까? 원래 그랬던 것일까? 아니면 변한 것일까?

-기자시사회 이후 전지현의 귀환이라며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데.

▶영화 반응이 좋으니깐. 또 역할이 좋았으니깐. 촬영할 때 좋았던 게 고스란히 묻어 나온 것 같다.


-웨인 왕 감독의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찍고 '도둑들'을 한 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을 찍었다. 배우로서 제2의 전성기를 열 것 같았는데 돌연 결혼을 해서 의아했는데.

▶결혼은 때에 맞게 한 것이다. 일은 일이고. 일은 바쁜 게 좋다는 식이지, 일에 전부를 걸진 않는다. 예전에 드라마 '해피투게더'를 찍을 때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눈을 깜빡거리다가 잠에 빠져들 정도였으니깐. 단 하루 쉬었는데 오히려 패닉이 일더라. 쉬는 게 불안하고. 그 때 '내가 인생에 일을 너무 큰 의미로 두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어느 순간 일이 없으면 어쩌나, 인기가 떨어지면 어쩌나, 이러면서 내가 없어져 버릴 것 같더라. 그래서 일에 최선은 다하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으려 한다. 일은 일이고, 결혼은 결혼이니깐. 이제 와서 배우로서 새로운 걸 보여주려 하는 것도 없다. 다만 좋은 작품들을 계속 하게 되어서 감사할 뿐이다.

-예니콜 역은 연기도 연기지만 몸에서 우러나는 섹시함도 느껴져야 했는데.

▶이러면 섹시하겠지, 이런 생각은 안했다. 대사도 많았는데 처음에는 뭔가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최동훈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 순간 캐릭터가 몸에 맞는 것 같더라. 최동훈 감독님이 '나 이제 당신 알았어'라고 하는데 정말 좋았다. 나를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사람과 같이 작업을 한다는 게 정말 행복했다. 그러다가 캐릭터가 몸에 맞는 게 느껴지는 데 희열을 느꼈고.

-와이어 액션은 '블러드'로 단련이 됐기에 더 잘 소화했을 것 같은데.

▶물론이다. '블러드' 경험이 내게 자신감을 줬다. 자칭 액션배우라고 칭했다. 감독님한테도 액션배우니깐 걱정 말라고 했다. '블러드' 때는 하루 종일 와이어를 탔으니깐. 그런데 나중에 김윤석 선배가 와이어 액션을 한 것을 보니, 정말 와우.

-'도둑들'에서 전지현에게 열광하는 건 '엽기적인 그녀' 이후 오랜만에 그런 역할을 해서 그렇기도 한데. 그동안 안했던 것인가, 그런 역할이 없었던 것인가.

▶'엽기적인 그녀'를 하고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한국영화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영화들이 흥행부족으로 사람들에게 기억이 안된 것도 있고.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어쩌면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당연하다. 이번에 현장에서 한국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데뷔 15년 차인데 이번에 김수현과 키스신을 한 게 처음으로 키스신을 한 것이라는데.

▶그동안 했던 영화들이 판타지성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캐릭터가 현실적이라기보단 붕붕 떠있었고. 김수현은 타고났다는 느낌이 들더라. 현장에 다 선배들이고, 영화도 처음인데 끝까지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더라. 김수현은 나이에서 주는 싱그러움이 있고, 앞으로 폭발할 에너지가 속에 있는 것 같다. 연하인데도 기대고 싶고, 또 그러면서도 귀엽다.

-최동훈 감독이 '도둑들2'를 만들면 전지현과 김수현이 주연으로 하면 좋을 것이란 소리들이 많은데.

▶김수현과 '도둑들2'를 한다면 오케이다. 최동훈 감독이 하자면 뭐든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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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제작보고회에선 "'도둑들'에서 비주얼을 담당했다"고 했고, 기자간담회에선 "김혜수와 가슴 사이즈부터 상대가 안된다"고 했다. 과거와 많이 다른 모습인데. 독립을 했고, 나이도 들고, 결혼도 하고, 영화도 좋아서 달라졌는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데 이제야 드러내는 것인지.

▶결혼도 하고, 나이도 들고, 영화도 좋아서 그런 게 맞다. 어릴 적에는 아무래도 잘 모르니깐 조심스러웠다. 스스로 벽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데뷔 15년차니깐.

-완벽주의자인가. 건강을 위해 커피도 안마시고, 물만 먹어도 찌는 체질이라 끊임없이 몸을 관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전혀. 커피도 좋아하고. 물만 먹어도 찌는 게 아니라 많이 먹어서 찌는 것이다. 먹는 걸 좋아해서 요리도 잘한다.

-차기작 '베를린'에선 '도둑들'과 전혀 다른 캐릭터인데. 독일 북한 대사관 통역인데 다 하정우의 부인이기도 하고.

▶'도둑들'은 넘치는 캐릭터를 했는데 '베를린'에선 뭔가 안하는 것 같다. 숨기는 듯 하게 연기해야 했고. 처음엔 답답했는데 나중에 또 다른 즐거움이 생기더라. 북한 사투리를 쓰는 것도 재미있고.

-하정우와는 어땠나.

▶하정우는 정말 매력 있다. 편하게 연기하는 것 같은데 모니터를 보면 특히 전체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하지 싶다. 현장에서도 정말 재미있고. 그림을 그리면서 웃긴다. 배우로서 정말 부럽다.

-그동안 전지현에 대한 오해들은 닫혀 있어서 생긴 것이었다면 이제는 열어가는 느낌인데.

▶어릴 적에 이런저런 나에 대한 평가를 들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내 목표는 오래 하고 다작을 하는 것이었다. 다작은 결과적으로 잘 안됐지만. 나에 대한 평가도 '20대 여배우에 대한 평가를 뭘 그렇게 하나, 죽은 다음에 해도 늦지 않은데'라며 신경 쓰지 않았다.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때에 맞춰 살아가는 것 같고.

-'도둑들'은 나중에 어떤 영화로 기억될 것 같은가.

▶나 역시 동경하던 배우들, 스타들과 같이 작업을 한 것이었다. 하면서 다들 괜히 배우고, 괜히 스타라고 하는 게 아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반성도 하고, 자부심도 생겼다. 원톱, 투톱을 하다가 다른 사람의 그림자가 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카메라 안에서보다 카메라 밖에서 더욱 좋았다. 개봉을 안 해도 좋으니 이 배우들과 이 스태프들, 이 캐릭터로 계속 살고 싶었다. 뭘 해도 '도둑들'과 바꿀 생각은 없었다.

-'도둑들'과 '베를린' 모두 비중이 과거보단 크지 않는데.

▶이야기만 좋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비중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어릴 적엔 나만 봤다면 어느 순간 '여배우만 돋보여야 해' 이런 생각이 없어졌다. 외국에서 작품을 찍으면서 그런 경험을 하게 됐다. 거기선 난 그냥 신인이니깐. 한국에서처럼 여배우에 대한 특별한 대접이 없다. 처음에는 당황스럽다가도 그게 당연하니깐 특별한 대접은 없어도 되는 것이란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뭔가를 더 해낸 것 같고.

-해외에서 활동은 더 안하는 것인가.

▶지금은 해외에서 중국배우들이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고, 그쪽에서도 중국배우를 필요로 한다. 중국시장을 생각하니깐. 그 사이를 비집고 활동하려 하는데 아쉬움도 많다. 그래도 기회만 온다면 해보고 싶다. 기회도 쉽게 주어지는 게 아니니깐.

-남편에게 아침은 해주나.

▶아침은 주스만 갈아준다. 안 해 주려면 처음부터 안 해 줘야 한다.(웃음) 내가 먹는 걸 좋아해서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남편은 나한테 잘 져주고, 잘 해준다.

-2세 계획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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