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전지현 효과'에서 '어마어마한 쌍년'까지

[전형화의 비하인드 연예스토리]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2.07.12 12:06 / 조회 : 1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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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균 기자


한 때 '전지현 효과'란 말이 있었다. 전지현이 CF에 출연하면 그 작품 판매고가 껑충 뛴다고 해서 붙어진 말이다. 대표적인 게 네이버다. 다음에 뒤졌던 네이버는 전지현이 깃털 달린 모자를 쓰고 '난 네이버로 간다'고 하자 인지도가 껑충 뛰었다. 전지현을 스타덤에 만든 애니콜이야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전지현을 처음 만난 건 2003년 영화 '4인용 식탁' 때였다. 회사로 인터뷰하기 위해 들어온 전지현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다른 부서 회의가 있어서 해당 부장이 "이곳은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에요"라고 했더랬다. 전지현이 나가고 다른 부서원들이 "전지현인데요. 부장"이라고 하자 그제야 전지현이었음을 깨달은 해당 부장이 땅을 치고 후회했었다. 전지현 쫓아낸 부장이란 오명(?)도 뒤집어썼다.

그 만큼 전지현은 스타 중에 스타였다. 소속사의 철저한 보호 아래 만나기도 힘들었다. 그러니 오해도 많았다.

시간이 흘러 흘러 2008년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로 전지현과 만났다. 그 사이 전지현은 해외 활동에 전념했었다. '엽기적인 그녀'가 중국권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둬 해외에서 상당 시간을 보냈다.

인터뷰 도중 전지현에게 당시 떠돌던 풍문에 대해 작정하고 물었다. 휴대전화 감청 사건이 터지기 1년 전이었다. 전지현은 차분하게 듣더니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기자 명함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눈높이까지 명함을 올리더니 명함과 기자 얼굴을 번갈아 본 뒤 "연예계에는 참 여러 소문이 떠돈다. 말도 안 되는 것도 있고, 나도 놀랄 것들도 있다"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쪼르르 매니저에게 전화가 왔다.

강렬했다. 베일에 가려있던 전지현의 맨 얼굴을 살짝 엿본 느낌이었다. 전지현은 데뷔 때부터 소속사가 집 앞 슈퍼마켓까지 동행할 정도로 철저한 관리를 받았다. 건강하고 솔직하고 하나에 푹 빠지면 헤어나질 못한다는 성격이 알려지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 엄청나게 스스로를 관리한다는 둥 매일 새벽 6시 런닝머신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며 커피도 안 마신다는 둥 자기 자신에 엄격하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됐다. 그 만큼 구중궁궐에 갇혀 있었다.

2009년 전지현 휴대전화 감청사건을 단독으로 썼다. 그 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컸던 건 전지현이 비로소 대중 앞에 홀로 던져졌다는 것이다. 전지현이 소속사와 재계약을 할지 안할지가 연예계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다들 결별 수순을 예상했지만 전지현은 의리를 지켜 1년 재계약을 택했다.

홀로서기는 계속 됐다. 그해 개봉된 '블러드'는 최악이었다. 영화가 최악이라기보단 전지현이 놓여진 상황이 최악이었다. 누구도 그녀를 챙기기 않았다. 하다못해 무대인사를 하는 데 마이크도 가져다주지 않았다.

전지현은 웨인왕 감독의 '설화와 비밀의 부채'를 찍으러 중국으로 넘어갔다. 첫 기사를 쓰기도 했기에 중국 촬영현장 소식도 종종 들었다. 국내 개봉도 하지 않는 영화지만 '조이 럭 클럽' '스모크'의 웨인왕 감독 작품이라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새장 밖에 나온 새는 조심스럽게 날개짓을 시작했다.

'도둑들'을 찍기 전 전지현은 본의 아니게 계좌도용 사건에 휘말렸다. 홀로서기에 마지막 걸림돌이었다. 금융당국에 조사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관계자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마음고생을 딛고 전지현은 '도둑들' 촬영에 돌입했다.

'도둑들' 촬영을 마친 전지현은 배우로서 자립하겠다는 각오가 상당했다. 좋은 작품에 목말라 했고, 그래서 분량이 적은데도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을 차기작으로 택했다. 물론 전지현이 출연하면서 비중이 커지긴 했지만.

이 사이 전지현 결혼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전지현은 '베를린' 촬영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신혼여행을 미루고 결혼날짜를 앞당겼다. 배우로서 제2의 도전을 꿈꾼다는 전지현이었기에 돌연 결혼을 한 게 의아스럽기도 했지만 하나에 빠지면 몰입한다는 성격이라기에 납득도 됐다.

지난 10일 '도둑들'이 언론시사로 첫 선을 보였다. 벌써부터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 이후 10년만에 돌아왔다고 설레발이 가득하다. 그 만큼 사랑스럽고 톡톡 튀게 연기했다. 극 중 대사처럼 '어마어마한 쌍년'이 됐다.

홀로서기 이후 비로소 첫 결실을 봤다. 새장 밖으로 나온 새가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줄탁동시'란 한자성어가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병아리와 어미닭이 알껍질을 안팎에서 같이 쫀다는 뜻이다. 전지현에게 '도둑들'과 최동훈 감독은 어미닭이다. 전지현 홀로 알껍질을 깨려 했다면 온전히 세상에 나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전지현의 노력이 있었고, 음으로 양으로 그녀 곁에서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인 건 두말할 나위 없다.

10년만에 배우로서 '포텐셜'이 터진 전지현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전지현은 '베를린'에선 '도둑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앞으로 스타 전지현이 아닌 배우 전지현이 보여줄 게 많다는 뜻이다. 전지현의 날개짓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여담이지만 '도둑들'에서 전지현 배역은 예니콜이다. 원래 애니콜이었는데 삼성에서 항의해서 예니콜로 바꿨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 2편을 찍는다면 주인공은 전지현과 김수현이 아닐까라고 했다. 어디를 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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