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신화, 상반기 '아이돌그룹 품격' 세웠다

[2012년 가요계 상반기 결산]

길혜성 기자 / 입력 : 2012.06.26 12:11 / 조회 : 8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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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스타뉴스


올 상반기 가요계를 이야기 할 때, 국내 최장수 아이돌그룹 신화의 컴백을 빼놓을 수 없다.

2012년이 되자마자 걸그룹 티아라는 '러비더비'로 가요계를 강타했고, 빅뱅 및 소녀시대의 첫 유닛 태티서 및 씨스타 원더걸스 f(x) 등은 신곡으로 최고의 주목을 이끌어내며 올 상반기 역시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의 중심을 알렸다.

톡톡 튀고 정열적인 요즘 인기 아이돌그룹들은 올 상반기 여러 무대를 통해 인기 뿐 아니라 실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다. 문득 오래 된 골동품을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푸근함과 안정감, 그리고 지금보다는 모든 게 열악했던 시절에 벌써부터 멋진 자태를 뽐냈다는 점에 대한 놀라움 등이다.

물론 이는 요즘 최고 인기 아이돌그룹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깔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가요팬들은 아이돌그룹의 단점을 꼬집을 때 "깊이가 없고 자극적인 것만 추구한다"란 지적을 하곤 한다. 요즘 인기 아이돌그룹엔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와중에 한 아이돌그룹이 올 상반기 등장, 아니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의 재등장은 '아이돌그룹=마냥 어린 아이들로 이뤄진 팀'이란 공식을 단숨에 깼다.

그럴 만도 했다. 데뷔 만 14년에 햇수로는 15년 차를 맞은 아이돌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이 대중들이 만난 대통령만 무려 3명일만큼, 이 아이돌그룹은 적지 않은 시간을 팬들과 함께 했다.

멤버 교체 없이 팀을 15년째 이끌어 당연히 국내 최장수 아이돌그룹이란 타이틀이 붙었고, 이는 이들에서 전통까지 느끼게 했다. 아이돌그룹계에 '품격'까지 가미 시키며 여러 면에서 아이돌그룹들을 결코 어리게만 볼 수 없게 만든 그 주인공은 바로 에릭 신혜성 김동완 이민우 전진 앤디의 '신화'다.

1998년 3월 데뷔한 신화는 데뷔 꼭 14년을 맞은 올 3월 새 음반과 대규모 공연으로 컴백을 알렸다. 지난 2008년 3월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가진 뒤 4년만의 가요계 복귀였다. 멤버들의 병역 이행이 4년 간 쉰 가장 큰 이유였다.

신화는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컴백과 동시에 2가지 큰 의미를 가요계에 던졌다.

일단 '데뷔 후 5년이면 해체'란 국내 아이돌그룹계의 징크스를 3배에 걸친 시절에도 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가요팬들에 진한 감동을 줬다. 이는 아이돌그룹도 돈과 인기 만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닌, 팬 및 가요 관계자들과의 의리역시 생각하며 오래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의 신화가 최고의 누리를 시절보다는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지 않지만, 안티 팬들 역시 대다수 사라진 점 또한 신화란 팀이 15년째 깨지지 않고 존재하며 준 팬들에 감동의 결과다.

신화는 컴백과 함께 후배 아이돌그룹의 롤모델 역시 됐다.

이렇게 오래 갈 수 있는 아이돌그룹 있다는 점, 그러기 위해서는 때론 멤버들끼리 거칠게 싸우지만 이후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한다는 점을 후배들에 자연스럽게 각인시켰다.

여기에 출발은 1등은 아닌 팀도 노력하고 오래가면 그 분야, 즉 아이돌그룹계의 최후 승자가 될 수 있는 점까지 보여줬다. 신화의 가요계 복귀 즈음 많은 후배 아이돌그룹들이 "신화 선배들처럼 오래 가고 싶다"고 말한 점에서도 신화의 컴백이 지닌 의미를 알 수 있다.

신화는 복귀 이후에는 또 다른 화두를 던졌다. 추억 팔기 그룹이 아닌 현재 진행형이란 그룹의 이미지를 심어줬다.

신화는 컴백 앨범인 10집 타이틀곡을 기존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일렉트로닉 장르의 '비너스'로 삼았다. 새로운 도전 속에 팬들에 그간의 '정'으로 호소하기 보다는, 신선함으로 다가서려 했다.

최고 인기 남자 아이돌그룹인 빅뱅의 미니 5집처럼 25만장(이하 가온차트 집계 기준) 이상 팔리지 않았지만, 음원 중심의 요즘 가요 시장에서도 7만장 정도는 거뜬히 판매되며 신화의 여전한 저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에서 연 아시아 컴백 투어 역시 가는 곳곳 마다 성황이다. 가요 한류 1세대의 위력을 선보인 셈이다.

올해 데뷔한 아이돌그룹은 신화와 14년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신화는 이들과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했고, 경쟁의 대상인 이 후배들에도 살갑게 다가갔다. 물론 대선배들과 후배들의 연결 고리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이처럼 15년 차 그룹 신화는 그래서 아이돌그룹계의 품격을 올 상반기 제대로 세웠다. 신화가가 있어 가요계가 든든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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