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과 인디의 '행복한 만남'..장기하부터 국카스텐까지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6.07 14:22 / 조회 : 2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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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장미여관, 10센치ⓒMBC홈페이지, 장미여관 공식트위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밴드 국카스텐이 떴다. 한 방에. 지난 3일 방송된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2'에 새 가수로 투입된 국카스텐은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을 록으로 재해석, 당당히 A조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2003년 더컴(the C.O.M)'이란 3인조로 활동을 시작, 2008년 국카스텐이란 이름으로 첫 EP를 냈던 9년차 밴드에게 뒤늦게 찾아온 스타덤이다. 실력있는 인디 밴드가 뒤늦게 지상파 예능에서 제 무대를 만나 빛을 발했다. 만든 이들도, 보는 이들도 뿌듯한 무대였다.

실력과 열정을 갖췄으나 인지도가 낮고 자본력이며 홍보력이 부족한 인디 밴드가 대중의 조명을 받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가수2'의 국카스텐처럼 획기적인 계기가 필요하다.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은 그 기회의 장이 되곤 한다. 이미 몇 번의 행복한 만남들이 있었다.

포크 록, 모던 록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2008년 데뷔 싱글 '싸구려 커피'를 선보인 뒤 크게 조명을 받은 데는 TV가 큰 몫을 했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미미 시스터즈의 독특한 안무와 함께 선보인 '달이 차오른다, 가자'는 동영상 클립으로 이곳저곳에서 화제를 모았고, 화제를 모으면서 MBC '음악여행 라라라', KBS 2TV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1회부터 '장기하와 얼굴들'을 게스트로 섭외하면서 슬슬 발동을 걸었다.

낭만적이고도 힘있는 노래와 모범생 장기하와 미미 시스터즈가 무표정한 표정으로 양 팔을 쭉 뻗어 흔드는 기기묘묘한 댄스는 순식간에 떴고, 장기하는 인디씬의 서태지로까지 불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이후 장기하와 얼굴들은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의 단골 게스트가 됐고, MBC '무한도전'이 '싸구려 커피' 무대를 재현하며 인기행진에 힘을 더했다.

인디밴드 10센치 또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진가를 널리 알린 경우다. '아메∼ 아메∼ 아메∼ 아메∼'로 시작되는 그들의 히트곡 '아메리카노'가 발표 이후 잔잔히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2009년 4월 가내수공업 미니앨범을 내고 데뷔한 2인조 남성 듀오가 제대로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2011년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권정열 유철종 두 사람은 곧장 화제의 뮤지션이 됐다. 신인 인디 밴드가 '무한도전'에 출연한 자체가 화제였고, 하하와 호흡을 맞춰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등장하면서 폭발력을 더했다. 그들의 노래는 쭉 뻗는 보컬이 귀에 쏙 꽂혔고, 친근하고도 공감됐으며,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10센치는 인디신의 새 스타로 등극했고, 여세를 몰아 하지원과 커피 CF를 촬영하기까지 했다.

최근에는 KBS 2TV '톱밴드'를 통해 또 하나의 인디 스타가 탄생했다. 바로 '장미여관'이다. 밴드 서바이벌을 표방한 '톱밴드'는 그 자체가 열정적으로 활동 중인 밴드를 발굴해 선보이자는 기획이었고, 올해에는 널리 알려진 인디계의 거물들까지 대거 출연해 화제를 더했다. 그 와중에 첫 방송부터 대박을 터뜨린 이가 바로 5인조 밴드 '장미여관'이었다.

쿵작쿵작 보사노바 멜로디와 사투리 가사에 여인을 향한 노골적인 유혹을 담아낸 자작곡 '봉숙이'는 끈적끈적한 분위기와 빵 터지는 반전 가사로 엄한 심사위원과 심야의 시청자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으흐흐흐"하는 의미심장한 웃음과 아저씨 비주얼 세트까지 어우러졌다. '장미여관'과 '봉숙이'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2위를 다음날까지 장악했다.

물론 예능과 인디의 행복한 만남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국카스텐부터 장미여관까지, 이들 밴드는 꾸준한 활동으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이미 인디음악 팬들의 든든한 지지를 얻어왔다. TV 예능 프로그램의 속성상 '재미있는 음악', '꽂히는 음악'을 선호하는 경향도 보인다. 그러나 인디 음악을 즐겨듣지 않는 일반 대중음악 팬들에게까지 그 존재감을 알릴 수 있는 TV 예능은 여전한 기회의 무대다. 그 행복한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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