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에 목말랐던 '나가수2', 국카스텐이 일냈다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2.06.04 10:13 / 조회 : 27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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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는 인디밴드가 일냈다. 지난 3일 MBC '우리들의 일밤' '나는 가수다2'에 처음 등장한 국카스텐이다.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을 들고 나와 5번째 무대에 오른 국카스텐은 첫 등장에 6월의 가수 A조 경연 정상을 차지하며 파란을 예고했다.

순위만 야단난 게 아니다. 국카스텐 자체가 야단이 났다. 방송 직후부터 포털사이트 검색어를 휩쓸더니 최고 화제의 가수로 우뚝 섰다. 무엇보다 그들이 보여준 폭발적인 무대 탓이었다.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을 강렬한 록 사운드로 재해석한 국카스텐의 무대는 함께한 '나가수2' 가수들도 입을 벌리고 화면을 지켜볼 만큼 에너지가 넘쳤다. 보컬 하현우의 찌를 듯한 '마시자'가 방송이 한참 끝난 후까지 귀에서 멤돌 정도였다. 청중평가단도, TV앞 시청자들도 반응했다.

이들이 1위에 오르며 '나가수2'는 탄생 후 처음으로 극적인 순간을 맞았다. 백두산이 탈락할 때도, 박완규가 1위를 차지했을 때도 느낄 수 없었던 짜릿함이었다. 시청률도 국카스텐을 따라 움직였다. 이날 '나는 가수다2' 시청률은 5.9%. 그러나 국카스텐의 무대가 앙코르 방송되던 종료 직전 시청률은 10.9%까지 상승했다.

국카스텐으로서도, '나는 가수다2'도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는 하현우의 등을 두드리며 MC 박명수가 감격해 외쳤다. "하나 건졌다, 하나 건졌어!" "프로그램에서 스타가 나와야 돼요!" 스타탄생. 박명수가 잘 봤다.

'한 잔의 추억'이란 잘 알려진 명곡에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자유롭게 덧입힌 국카스텐의 무대는 친숙하면서도 화끈했다. 국카스텐의 팬들은 팬대로 그들을 '나가수'에서 본다며 감격스러워 했고, 그들을 잘 몰랐던 시청자들도 신나게 그 무대를 즐겼다. 전문가들도 만족스러워했다. 지난달 백두산이 맥없이 탈락하며 '밴드는 이대로 안되나' 자조했던 이들에게도 새 즐거움을 안겼다. 겁없는 막내의 반란. 보석의 발굴. 바로 '나는 가수다'가 노렸던 것이고, '나는 가수다'의 팬들이 바랐던 것이다.

국카스텐의 스타 탄생이 단숨에 벌어진 일은 아니다. 국카스텐은 하현우(기타, 보컬), 전규호(기타, 코러스), 이정길(드럼, 코러스), 김기범(베이스)으로 이뤄진 남성 4인조 밴드다. '국카스텐'이란 이름은 나무로 만든 만화경을 뜻하는 독일 고어라고. 4개 악기로 연주하는 아날로그의 방식의 음악으로 사이키델릭한 환상을 경험할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제야 집중 조명을 받고 있지만 '더컴(the C.O.M)'이란 3인조로 활동한 게 2003년, 국카스텐이란 이름으로 첫 EP를 낸 것이 2008년이니 이미 9년의 호흡을 맞췄다.

인디 음악계에서는 이미 거물로 평가받지만 고집스레 록음악만 9년을 하는 동안 어려움이 없었을 리 없다. 세 사람이 라면 한 봉지를 나눠먹고 반찬으로 먹으려 그 국물을 얼려놨다는 고생담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소금에 밥을 찍어 먹으며 다진 실력과 내공이 '나는 가수다2'라는 진검승부의 장에서 통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스타 탄생이 필수다. 톱 가수들의 진검 승부가 펼쳐지는 '나는 가수다'라고 다를 리 없다. 시즌1에서는 박정현과 김범수, 임재범, 김경호가 있었다. 가수들의 열창에도 도통 긴장감이 없던 '나는 가수다2'에 드디어 기다리던 괴물이 등장했다. 다음주엔 '소리의 마녀' 한영애가 온다. 다들 긴장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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