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어, 배터리다'에서 만능엔터테이너로(인터뷰)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로 연기 도전..가수 홍진영 인터뷰

김미화 기자 / 입력 : 2012.05.29 16:24 / 조회 : 1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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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시청률 20%를 넘는 월화드라마 부동의 1위 '빛과 그림자'에서 밤무대 가수 지혜 역을 맡은 실제 가수 홍진영을 만났다.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 하는 인터뷰라 그런지 처음엔 다소 긴장한 모습. 그러나 '빛그림'에서 사투리 연기를 칭찬하자마자 나름의 고충과 함께 연기자 홍진영으로서 하나씩 이야기를 털어놨다.

◆ "항상 '배터리다'라고 하던 팬들..이제 '빛그림'으로 알아봐"

이미 베테랑 가수, 그러나 아직 연기자로서는 초보인 홍진영. 무대위에서 노래 부르는 것과 연기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노래 부를 때랑 연기할 때랑은 많이 달라요. 노래는 정말 많은 사람 앞에서 하니까 괜찮은데 연기는 스태프 몇몇 앞에서 하다보니까 더 떨려요."


수백 수천 명 관중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보다 몇 명의 스태프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더 떨린다는 홍진영. 그만큼 아직은 연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재밌다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래도 좋은 점은 예전에는 저를 보면 무조건 '어, 배터리다! 그랬어요. 그런데 '빛과 그림자'에 나오고 난 뒤로는 '빛그림'에 나오는 가수다 이런 식으로 알아봐 주는 분들이 생겼어요. 연기를 하니까 많은 분들이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기도 하고요."

홍진영은 '사랑의 배터리'라는 곡으로 얼굴을 알려 대중에게 친숙하다. 그런데 '빛과그림자'를 본 지인들은 홍진영에게 전화를 걸어 "드라마에 나오는 사람이 너 맞느냐"고 많이 물어봤다고 한다. 비밀은 바로 '앞머리.'

"나도 변신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기에 도전했어요. 어떻게 변화를 줘볼까 하고 앞머리를 붙였는데 앞머리를 붙인 이후로 성형설까지 생겼더라고요. 나이가 어려보인다고 얘기도 많이 해서 진짜로 앞머리를 자를까 고민도 하고 있어요."

홍진영은 '빛그림'에 출연해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극에 재미를 불어넣고 있다. 어쩜 그렇게 사투리 연기를 잘할까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광주출신이다. 그러나 홍진영의 '사투리 연기'에는 나름의 고충도 있다.

"제가 광주 출신이긴하지만 '빛그림'에서 제가 드라마에서 쓰는 사투리는 그보다 훨씬 밑에 지방(?)의 사투리라 좀 달라요. 광주는 사투리가 그렇게 심하지 않거든요. 극중 쓰는 말 중에 '지가요' 이런 말투는 사실 원래는 잘 안써요. 그래서 초반에는 전라도 출신이면서 사투리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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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 "가수니까 NG낸다는 소리 듣기 싫어.. 지금껏 NG없이 연기"

홍진영은 '빛과그림자'에서 밤무대에 올라 나미 등 70·80년대의 인기곡을 열창해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가수가 드라마에서 가수역할을 맡아 시너지 효과를 얻은 것.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연기는 더 편해요. 드라마에서 부를 노래는 곡목이 하루 전날 혹은 몇 시간 전에 나오거든요. 다른 배우라면 급하게 외우느라 힘들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가수로서 해왔던 게 있으니까 노래도 금방 외우고 촬영 들어가면 바로 부르고 그래요."

홍진영은 자랑스럽게, 그리고 부끄럽게 이 한마디를 꺼냈다.

"저는 '빛그림'에 투입된 후로 한번도 NG를 낸 적이 없어요. 촬영 끝나면 우리끼리 '우리 진짜 짱이다' 막 이렇게 얘기해요."

진짜 NG를 한번도 안 냈냐고 거듭 물었다. 코믹한 캐릭터로 극중 혜빈(나르샤 분)과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연기한 홍진영이 한번도 NG를 내지 않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가수가 연기를 하면 '노래나 부르지 왜 연기하냐' 이런 식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수라는 타이틀 때문에 연기할 때 더 신경 쓰이는 것이 있기 때문에 많은 노력 을 해요. 가수니까 자꾸 NG 낸다는 소리 듣기 싫고 칭찬받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거죠. 제가 드라마에서 나오는 분량은 한 회에 오 분 정도 밖에 안되지만 그만큼 임팩트가 있고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이 찍는 분들과 합심해서 NG없이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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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 "악플도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홍진영은 '빛그림'에서 사투리애교로 극중 조태수(김뢰하 분)를 쩔쩔매게 만든다. 그런데 이 애교가 연기가 아니었다. 인터뷰 중에도 목소리, 그리고 손짓 속에 그 '애교'가 녹아 있다.

"저는 남자 여자 성별을 안 따지고 평소에도 애교를 많이 부려요. 제가 다니는 미용실에서도 늘 비법 좀 전수해 달라고 해요."

이런 애교의 원천은 어디일까 했더니 긍정적 마인드였다. 악플을 대하는 홍진영의 자세에 대해 들으니 그가 얼마나 긍정적인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저는 악플에 상처 받은 적 없어요. 악플을 즐기는 편이랄까요? 지금껏 들은 것 중 가장 기억나는 건 저한테 '마징가Z'라고 한 글이에요. 성형수술 많이 해서 인조인간, 로봇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쿨하게 제가 더 이뻐져서 그런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심한 욕도 많았지만 신경 안써요. 악플 다는 사람들은 일부러 사람한테 상처주려고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전 악플도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넘겨요."

이 긍정의 마인드는 연기 하는 중에도 빛을 발한다. 홍진영과 라이벌 구도를 이루는 혜빈역의 나르샤 역시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같은 가수끼리 연기 도전하기 때문에 상대방보다 조금 더 잘 나오기 위해 경쟁이 될 것 같기도 한데 홍진영은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나르샤 언니와는 초반에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라이벌 구도로 나갔지만 지금은 약간 변화가 생길 것 같아요. 지난 방송 때는 제가 나르샤 언니에게 스카프도 선물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거든요. 같이 촬영 할 때는 더 잘 나오려고 경쟁하기 보다는 우리가 나오는 장면이 어떻게 극에 재미를 줄까 고민해요. 우리가 나오는 장면은 시간적으로는 얼마 안되지만 극에 재미를 주는 감초 같은 장면이니까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지 그런 걸로 같이 얘기도 하고 손동작 같은 것도 맞춰서 같이 연기하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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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


◆ "만능엔터테이너 홍진영이라고 불러주세요"

홍진영은 원래 5월에 새 앨범을 낼 생각이었지만 '빛그림' 촬영 때문에 8월로 미뤘다. 8월에 음반활동은 물론, 계속 연기를 하겠다는 욕심도 가지고 있다.

"연기하는거 재밌어요. 처음에는 가수니까 연기 못한다, 가수니까 NG낸다 이런 소리 듣기 싫어서 열심히 했는데 열심히 하니까 점점 칭찬해 주시더라구요. 학창시절 이후로 별로 칭찬 받은 적이 없는데 '빛그림' 하면서 칭찬 많이 받았어요."

칭찬은 연기에 도전한 홍진영에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도전했는데 실제로 '잘한다'는 칭찬을 들으니 그는 신났다고 말했다.

"연기는 가수활동과 계속 병행하고 싶어요. 청순하거나 순정적인 역할보다 제 캐릭터를 살려서 악녀 역할이나 톡톡 튀는 발랄한 역할을 하고 싶어요."

청순한 역할을 마다하는 여배우가 있을까, 청순한 역할을 꺼리는 이유를 물어봤다.

"저도 청순할 수는 있어요. 사람은 꾸미니 나름이니깐요. 하지만 저는 연기도 자기 몸에 배어 있어야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심심한 역할보다는 발랄하면서 제 캐릭터에 맞는 역할을 맡아서 연기하고 싶어요."

홍진영은 연기에 욕심은 있지만 무작정 지르고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려는 '똑순이'였다.

"8월에 나올 새 노래는 신나는 곡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드라마에서 제 캐릭터에 맞게 연기한 것처럼 무대 위에서도 제 캐릭터를 살려 신나는 무대를 준비하려구요."

노래, 연기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는 홍진영. 그렇다면 가수 홍진영이라는 타이틀이 더 좋을까 아니면 배우 홍진영이라는 타이틀이 더 좋을까?

"저는 만능엔터테이너 홍진영이라고 불리고 싶어요. 제가 무대 위에 있을 때는 가수 홍진영으로 예쁘게 봐주시고 제가 배우 활동을 할 때는 배우 홍진영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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